[FETV=권지현 기자] 은행권이 9월과 10월 잇달아 대규모 'K팝' 콘서트를 개최한다. 자신들의 고객만이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콘서트 티켓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해 젊은 고객을 늘리는 동시에 상생 메시지를 담은 차별화 전략으로 브랜딩 효과도 꾀하는 모습이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오는 28일과 29일 서울 난지한강공원 젊음의광장에서 '모이면 모일수록 선한 힘이 커지는 콘서트'(이하 우리 모모콘)를 연다. ▲볼빨간사춘기 ▲헤이즈 ▲성시경 ▲거미 ▲비 ▲박진영 등 국내 아티스트 19팀이 출연한다. 특히 올해 새롭게 우리금융의 모델이 된 라이즈(RIIZE)가 지난해 역시 우리금융 모델로서 콘서트에 자발적으로 참여한 아이유 바통을 이어 10·20세대를 공략한다. 

하나은행은 내달 5~6일 연세대학교 노천극장 야외무대에서 '하나플레이리스트 콘서트'를 연다. ▲10CM ▲더보이즈 ▲엄정화 ▲잔나비 등 8팀이 무대에 오른다. 하나플레이리스트 콘서트 티켓을 얻기 위해서는 모바일 앱 '하나원큐'를 통해 응모해야 하는데, 은행은 하나은행 계좌로 급여 입금, 하나카드 결제계좌 연결 등 미션에 참여하면 당첨 확률이 올라가도록 했다. 

올해 하나 플레이리스트 콘서트에서 단연 관심이 쏠렸던 것은 하나금융 광고모델 임영웅의 참석 여부였다. 은행은 올해 콘서트 출연진 목록에서 임영웅을 제외하는 대신, 내달 12일 열리는 '하나은행 자선축구대회'에 임영웅을 선수로 출격시키기로 했다. 

전북은행도 다음 달 8일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야외공연장에서 'JB카드 콘서트'를 연다. ▲코요태 ▲자이언티 등이 무대를 꾸밀 예정이다. 고객 참여 이벤트와 불꽃공연 등 다양한 행사도 준비돼 있다. 전북은행은 JB카드 콘서트를 지속적으로 개최해 지역 대표 공연 및 문화 행사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앞서 IBK기업은행은 지난 6월 '2024 입크(IBK)페스티벌'을 열고 ▲박재범 ▲다이나믹듀오 ▲로꼬 ▲이영지 등 국내 힙합 아티스트들을 불러모았으며, KB국민은행도 '리브(Liiv)콘서트'를 통해 ▲에스파 ▲싸이 ▲레드벨벳을 무대에 세웠다. 

은행권의 대형 콘서트 개최 배경에는 '고객 확보'가 자리해 있다. 지방은행까지 나서 대중 가수들을 섭외한 이유이기도 하다. 실제 전북은행은 JB카드 고객을 대상으로 전북은행 모바일웹, 쏙뱅크 앱 등을 이용해 JB카드 콘서트 티켓을 응모할 수 있도록 했다.

하나금융연구소 '대한민국 금융소비자 보고서 2024'에 따르면, 최근 1년 내 금융소비자 10명 중 4명이 새로운 은행과 거래를 시작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0명 중 1명은 앱 등 모바일 채널을 계기로 지난 1년 새 주거래은행을 변경했다. 

'사회공헌 은행' 이미지도 은행들이 콘서트를 개최하는 주된 이유 중 하나다. 우리은행은 올해 우리 모모콘에 저소득층 아이들을 위한 시·청각 수술 사업인 '우리루키(Look&Hear) 프로젝트'에 참여한 어린이들을 초청하기로 했다.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은 작년 우리 모모콘 피날레 무대에 아이유와 함께 깜짝 등장, 콘서트 무대에서 이례적으로 저소득층 아이들 지원 사업을 시작한다고 발표해 화제를 모았다. 콘서트 현장에서 기부 이벤트를 열기도 했다.

올해 모모콘을 준비한 우리금융 관계자는 "2024 콘서트는 관객들과 함께 선한 힘을 모아 새로운 선한 영향력을 만드는 특별한 자리"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