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9.20 (금)

  • 구름조금동두천 25.5℃
  • 흐림강릉 25.6℃
  • 구름많음서울 28.2℃
  • 흐림대전 27.4℃
  • 흐림대구 27.1℃
  • 구름많음울산 25.4℃
  • 흐림광주 26.8℃
  • 구름많음부산 28.4℃
  • 흐림고창 25.8℃
  • 제주 27.2℃
  • 구름많음강화 24.6℃
  • 흐림보은 24.6℃
  • 흐림금산 24.9℃
  • 흐림강진군 26.3℃
  • 구름많음경주시 24.9℃
  • 흐림거제 26.6℃
기상청 제공


재계


MBK "고려아연, 부채 35배 증가...최 회장 취임 후 재무건전성 악화"

 

[FETV=양대규 기자]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에 영풍과 손을 잡고 참전한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가 고려아연이 비정상적 기업 의사결정구조(거버넌스)로 무분별한 투자를 단행해 수익성과 재무건전성이 우려된다고 19일 주장했다.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은 이날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MBK파트너스 고려아연 공개매수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2019년 고려아연의 금융권 차입 부채는 410억원으로 사실상 없었는데 올해 6월 말 현재 1조4000억원에 이른다"며 부채가 35배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최윤범 회장 체제로 전환한 2022년 고려아연 부채 규모는 전년 대비 135% 늘었으며 연결 영업이익 마진율이 2019년 12%에서 지난해 6.8%로 하락했다고 MBK파트너스 측은 설명했다.

 

MBK파트너스는 악화한 재무 건전성으로 인해 순현금이 지속적으로 줄고 있어 올해 말에는 순부채로 전환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김광일 부회장은 "쉬운 말로 현금을 물 쓰듯 한 것"이라며 "예정된 투자 규모 등을 고려하면 올해 말에는 창사 이후 처음으로 순부채 포지션으로 바뀌게 된다"고 말했다.

 

MBK파트너스는 재무건전성 악화 배경 중 하나로 무분별한 투자를 지목했다. 최윤범 회장 주도로 수익성이 검증되지 않았거나 본업과 무관한 투자가 지속되고 있고, 여기에 제동을 걸 이사회가 작동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것.

 

MBK 파트너스 측은 이그니오의 경우 완전자본잠식인 기업에 매출액의 200배 금액을 투자했으며, SM엔터테인먼트는 사법 리스크가 있었고, 타이드스퀘어는 평가 손실 추정액이 790억원에 달한다고 비슷한 사례를 제시했다.

 

MBK파트너스는 트로이카 드라이브를 위한 향후 예상 투자 금액이 11조7000억원인데 이를 위한 자금 조달 방법이 차입 외에는 없다는 점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특히 일정 기간 수익성 확보가 어려운 신사업 투자가 지속될 경우 2029년 고려아연의 부채는 약 10조원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MBK파트너스는 고려아연의 의사결정구조를 제대로 세우겠다고 나서면서도 당장 최 회장을 해임할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김 부회장은 "2.2% 지분을 가진 분(최 회장)이 스스로를 오너라고 생각하고 여기 재산은 내가 결정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 맞지 않는다"면서 "공개매수 이후 이사회에 들어가 의혹들을 살펴보고 난 뒤 입장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MK파트너스는 이번 공개매수가 최대주주 지위에서 지분율을 높이기 위해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부회장은 "1대주주가 따로 있고 경영권이 누군가에 있는 회사에 적대적 인수합병을 하는 게 아니"라며 이번 공개매수는 작년 오스템임플란트와 비슷한 구조로 진행되는 바이아웃 딜이라고 전했다.

 

MBK파트너스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지난 4일 기준 최대주주 및 장씨 일가 지분(33.1%)과 최씨 일가 지분(15.5%), 자사주(2.4%)를 제외한 기타주주 48.8% 중 기관투자자 비중이 97.7%에 달한다.

 

김 부회장은 이들은 고려아연에 장기투자 해왔기 때문에 평균 취득단가가 45만원 아래며, 현재 공개매수가격 66만원은 기관 입장에선 충분히 매력적이라는 설명이다.

 

공개매수 실패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실패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며 "(최소 목표물량) 7% 정도면 해볼 만하다. 기관투자자 입장에선 보유 지분 일부만 파셔도 나쁘지 않다"고 답했다.

 

아울러 시장에서는 한화·현대차·LG화학 등 대기업 지분(18.4%)을 최씨 일가 우호세력(백기사)으로 분류하지만, MBK파트너스는 이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 부회장은 "대기업 그룹은 최 회장과 의결권을 공동 행사하는 우호 지분이 아니라고 생각하며 그것이 가능하지도 않다"며 "그랬다면 공시 위반"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