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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PC 패키지 게임 시장에 도전하는 엔씨소프트, 경쟁력 있을까

 

[FETV=석주원 기자] 경영 효율화와 게임 라인업 다변화를 통해 실적 개선에 나선 엔씨소프트가 이번에는 PC 패키지 게임 유통 서비스를 선보였다. 엔씨소프트의 크로스 플레이 플랫폼 ‘퍼플’의 확장을 통해 서비스되는 PC 패키지 게임 유통은 첫날부터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그 첫 파트너로 소니 인터랙티브 엔터테인먼트(이하 SIE)와 손을 잡고 SIE의 대표작인 ▲호라이즌 포비든 웨스트 ▲마블스 스파이더맨 리마스터 ▲마블스 스파이더맨 마일즈 모랄레스 ▲라쳇 앤 클랭크: 리프트 어파트를 론칭작으로 내세우며 나름 인상적인 시작도 알렸다.

 

엔씨소프트의 PC 패키지 시장 진출은 최근 시도되는 여러 도전들과 함께 변화를 모색한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도 있다. 하지만 시장의 여론은 마냥 우호적이지는 않다. 스팀(Steam)과 같은 거대 디지털 게임 유통 플랫폼이 버티고 있는 시장에서 퍼플만의 경쟁력을 갖출 수 있겠냐는 시각이다.

 

2003년 서비스를 시작한 밸브(Valve)의 스팀은 편리한 이용자 접근성과 파격적인 할인 정책 등을 내세워 PC게임 시장에서 압도적인 점유율을 구축했다. 2018년 게임 개발 엔진으로 유명한 에픽게임즈가 자체 스토어를 만들어 스팀에 도전장을 던지기도 했지만 결국 스팀의 아성을 넘지 못하고 명맥만 유지하고 있는 중이다. 일부 대형 게임사들도 자체 유통 플랫폼을 만들어 독점 콘텐츠를 제공하기도 했지만 지금은 대부분 스팀과 연동한 서비스로 선회했다.

 

국내에서는 스마일게이트의 스토브가 대표적인 디지털 게임 유통 플랫폼이다. 스토브는 스마일게이트가 직접 제작 유통하는 게임 외에도 별도의 스토어를 통해 다양한 게임들을 판매하고 있다. 다만, 스토브는 스팀과 직접적으로 경쟁하지는 않는다. 주로 서브컬처 게임이나 인디게임을 중심으로 제공하고 있으며 스팀에서 지원하지 않는 한글화 등 현지화를 통해 나름의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그렇다면 엔씨소프트 퍼플은 어떤 시장을 겨냥하고 있을까? 일단 당장의 라인업이 화려하긴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기존의 콘솔게임이나 PC게임 이용자들을 끌어들이기에 충분하지 않다. 서비스 오픈 기념 할인 행사도 진행하고 있지만 이 역시 다른 플랫폼의 할인 이벤트와 비교해 나은 점은 없다. 스토브가 서브컬처와 인디게임 그리고 현지화로 틈새 시장을 공략한 것처럼 퍼플 역시 차별화된 경쟁력을 찾아야 한다.

 

 

먼저 생각해 볼 수 있는 건 독점 콘텐츠와 현지화다. 독점 콘텐츠는 이용자를 해당 플랫폼으로 유입시킬 수 있는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다. 하지만 그 정도의 파괴력을 가진 게임이라면 독점을 위해 투자해야 할 비용도 만만치 않을 것이다. 현지화는 조금 더 현실적이다. 요즘은 많은 게임들이 한글을 기본 언어로 제공하고 있지만 여전히 한글을 지원하지 않는 게임도 많다. 이러한 게임들을 한글화 해 국내 시장에 독점 공급할 수 있다면 나름의 강점이 될 수 있다.

 

무료 게임을 자주 배포하거나 높은 할인율을 제공하는 것도 방법이다. 실제로 스팀이 초반에 시장에 빠르게 안착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높은 할인율이었다. 에픽게임즈도 주기적으로 인기 게임들을 무료 배포하며 이용자를 유혹하는 방법을 사용한다. 하지만 이 방법이 꼭 효과를 보지는 않는다. 많은 이용자들이 무료 게임을 받기는 하지만 실제 플레이하는 비율은 높지 않기 때문이다.

 

퍼플이 앞으로 어떠한 차별화 포인트로 디지털 게임 유통 시장을 공략할지는 현재로서 알 수 없다. 분명히 말할 수 있는 건 단순히 스팀을 따라해서는 해외는 물론이고 국내 시장에서도 성공을 장담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한편, 퍼플은 엔씨소프트가 2019년 하반기 ‘리니지2M’ 서비스와 함께 공개한 서비스로 모바일게임을 PC에서 구동할 수 있도록 한 크로스 플랫폼 기능이 핵심이었다. 이후 퍼플은 엔씨소프트 게임을 서비스하고 관련 소식을 전달하는 허브 역할을 해 왔지만 그 이상으로 확장을 시도하지는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