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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티저 공개한 ‘프로젝트KV’, 새로운 도전과 성급함 사이의 아쉬움

-'블루아카이브' 성공 주역들, 신작 공개와 동시에 논란에 휩싸여
-자가 복제와 성급한 행보로 논란 자초

[FETV=석주원 기자] 최근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신규 모바일게임 ‘프로젝트KV’가 지난 1일 공식 홈페이지를 열었다. 프로젝트KV는 큰 성공을 거둔 모바일게임 ‘블루아카이브’의 핵심 인력들이 의기투합해 선보인 새로운 게임으로 현재 공개된 것은 기본 설정과 일러스트 정도다. 그런데 이 게임은 시작부터 많은 논란을 낳고 있다.

 

프로젝트KV를 제작하는 게임개발사 디나미스원(Dynamis one)은 블루아카이브를 개발한 넥슨게임즈의 핵심 인력들이 나와 설립한 회사다. 블루아카이브의 메인PD를 맡았던 박병림 대표가 주축이 되어 아트디렉터와 시나리오디렉터 등이 넥슨게임즈를 퇴사해 디나미스원에서 다시 뭉쳤다. 블루아카이브의 주요 흥행 요인이 캐릭터와 시나리오에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성공 주역들이 모두 빠져나간 셈이다.

 

 

사실 성공한 게임의 개발진들이 독립해 회사를 차려 새로운 도전에 나선 사례는 게임 업계에서 자주 찾아볼 수 있다. 마찬가지로 블루아카이브 성공의 핵심 인력들이 독립해 회사를 차리고 새로운 게임을 개발하는 것 자체는 큰 문제가 아니었다. 논란의 시작은 익명성을 기반으로 한 직장인 커뮤니티에서 비롯됐다.

 

해당 커뮤니티에서 디나미스원에 합류한 인원들의 업무 태도가 최근 성실하지 않았으며, 내부 직원들을 선동해 빼내려 했다는 주장이 올라오면서 논란에 불을 지폈다. 물론, 이 커뮤니티는 허위 사칭 계정도 많기 때문에 여기에 올라온 글을 모두 그대로 믿을 수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사자들의 해명이 없는 점과 옹호하는 여론이 없다는 점 등에서 어떤 형태든 넥슨게임즈 내부에서 갈등이 있었던 것으로 추측된다.

 

여기에 디나미스원에서 개발하는 새로운 게임 프로젝트KV의 콘셉트가 이들의 전작인 블루아카이브와 거의 유사하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논란은 더욱 커졌다. 특히, 블루아카이브의 이용자들 입장에서는 그들과 함께 성장해 오며 언론과 소셜 미디어 등에서 소통하던 간판 개발자들이 대거 이탈해 비슷한 유형의 게임을 내놓는다는 점에서 큰 배신감을 느꼈을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논란 속에서도 디나미스원은 어떠한 해명도 없이 8월 말부터 9월 초에 걸쳐 프로젝트KV의 정보들을 순차적으로 공개했는데, 정보가 공개될수록 블루아카이브와의 유사성만 더 부각되며 비판의 목소리도 높아져가는 중이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디나미스원의 행보가 너무 성급했다고 지적하기도 한다. 현재 프로젝트KV가 공개한 정보는 키워드, 배경 설정, 원화, 캐릭터 일부 정도에 불과하다. 어떤 형태의 게임인지, 플랫폼은 무엇인지 등 게임 플레이와 관련된 어떠한 정보도 공개되지 않았다. 게임이 어느 정도 모습을 갖추고 1년 정도 후에 공개를 했다면 지금처럼 많은 비판을 받지는 않았을 수도 있다.

 

이처럼 급하게 콘셉트만으로 게임을 공개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투자자를 모으기 위해서라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관련 커뮤니티에 따르면 넥슨게임즈를 이탈해 디나미스원에 합류한 인원은 20여 명 정도로 알려져 있는데 이들 중 프로그래머는 없거나 소수로 알려져 있다. 실제 개발을 진행할 인력 구성이 충족되지 않은 셈이다. 즉, 개발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인력을 충원해야 하는 상황에서 팀장급으로 구성된 기존 인력들의 인건비까지 고려한다면 투자 유치에 실패할 경우 회사의 존속이 위태로울 수밖에 없다. 아직까지 디나미스원이 대형 투자를 유치했다는 소식은 들려오지 않고 있다.

 

한편, 많은 논란 속에서도 디나미스원과 프로젝트KV는 게이머들 사이에서 존재감을 확실히 각인시켰다. 노이즈 마케팅이 목적이었다면 성공적이었다고 할 수 있겠다. 어쩌면 결과물의 완성도도 높아서 지금의 비판 여론을 180도 뒤집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디나미스원의 행보가 아쉬운 것은 이들이 국내 게임 업계에 또 하나의 나쁜 사례를 남기지 않을까 하는 우려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