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심준보 기자] 김성환 한국투자증권 사장<사진>이 취임 첫 해부터 '역대급 실적'을 연이어 기록하며 증권업계를 놀라게 하고 있다. IB(기업금융), 해외부동산 전문가로서 쌓아온 경험과 리더십을 바탕으로 한국투자증권의 글로벌화를 이끌고 있다는 평가다.
김 사장은 올해 초 한국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에 취임한 이후, 리테일, IB, 자산운용 등 전 부문에서 고른 성과를 거두고 있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710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4.9% 폭증했다. 영업이익 역시 73.5% 증가한 7752억원을 기록했다. 한국투자증권은 대다수 사업부문에서 고른 성장을 나타낸 가운데 그중 IB 부문의 약진이 실적을 견인했다는 평가다. 지난 1분기 IB수익 1600억원대를 기록했던 한국투자증권은 2분기 1681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39.1% 증가했다.
IB부문에서 큰 성과를 낸 요인으로 김 사장의 역할이 컸다는 분석이다. 그는 입사 1년차인 지난 2005년에 해외부동산사업부를 신설·총괄하는 등 단기간에 성과를 내 초고속 승진을 거듭했다. 2007년에는 부동산금융센터장(상무보)으로 승진하며 최연소 상무가 된 후, 2012년에는 한국투자증권 역사상 최연소 전무로 승진하며 능력을 인정받았다.
이후 2016년에는 업계에서 최연소 IB 그룹장을 맡았고, IB 그룹장 승진 이후 1년 만에 파격 인사를 통해 한국투자증권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이어 2016년 초대 IB그룹장을 맡아 1년 만에 부사장 자리에 올랐다. 2019년부터는 개인고객그룹장으로 자리를 옮겨 국내 증권사 최초로 개인고객 금융상품 잔액 50조원 돌파 기록을 썼다. 이후 2023년 6월에는 53조원대 잔고로 자산을 증가시켰다. 현재 한국투자증권의 개인고객 금융상품 잔고는 62조6000억원으로 업계 최고 수준이다.
대표 취임 후 그는 강도 높은 임원 인사를 단행하며 조직 개편을 통해 변화를 이끌었고, 직접 IB 영업에 나서 공격적인 경영을 펼쳤다. 그 결과, 한국투자증권은 상반기 IB 부문에서 68.7% 증가한 3325억원의 수익을 달성했다.
아울러 그는 국내 부동산 PF 1세대로서 한국투자증권에서 자산유동화증권(ABS)과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을 처음 도입하며 부동산 금융시장을 개척한 인물로도 평가받는다. 또한, 2017년에는 증권사 최초로 단기금융업(발행어음사업) 인가를 받는 데 성공하며, 한국투자증권을 초대형 IB로 도약시키는 데 기여했다.
그가 취임 후 밝혔던 '아시아 1등 금융투자회사'라는 약속대로 순항하고 있다는 평가다. 그는 당시 ▲전 사업부문의 글로벌화 ▲고객과 직원이 체감할 수 있는 디지털화 ▲선진 리스크관리 프로세스 구축 및 영업지원 강화를 제시하며 강력한 의지를 드러냈었다.
아울러 그는 지난 7일 여의도 한국투자증권 본사에서 열린 해외 대학교 재학생 대상 채용설명회에서도 한국투자증권의 글로벌 진출 전략을 소개하며, "장기적으로 글로벌 상품 역량을 내재화하고 전 사업부문을 글로벌화하는 등 구체적인 전략을 통해 글로벌 IB로 나아가고자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일을 통해 성장하고 새로운 것에 과감하게 도전하는 인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글로벌화를 강조했었다.
이에 해외부동산사업부를 신설했던 그의 역량이 한국투자증권의 글로벌 사업 확대 전략에서도 통하고 있다는 평가다. 2분기 미국 IB법인, 홍콩법인, 베트남 법인 등 순이익이 증가해 243억원을 기록했다. 한국투자증권 홍콩법인은 올해 몽골 주택금융기관과 필리핀 최대 부동산 개발업체 비스타랜드의 글로벌본드를 발행하는 등 대형 딜을 잇따라 주관하기도 했다.
증권업계는 그가 이끄는 한국투자증권의 질주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한다. 김지원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추가 충당금 규모 축소가 전망되는 가운데, 밸류 상승 및 회복 전환 기대된다”며 목표주가를 9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윤유동 NH투자증권 연구원도 "낮아진 금리 수준 덕분에 부동산 PF 부문 호조를 보였다"며 "2분기를 기점으로 PF 우려는 지나가는 모습이며 하반기에도 실적 개선이 지속될 전망"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