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최명진 기자] 중국 신생 게임 개발사 '게임 사이언스'의 데뷔작인 '검은 신화: 오공'이 출시 첫 날 글로벌 PC 게임 플랫폼 스팀에서 동시 접속자 수 220만명의 기록을 세우면서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몇 해 전만 해도 중국 게임의 인식은 저품질, 표절작, 먹튀같은 인식이 강했다. 하지만 호요버스가 제작한 원신, 붕괴 스타레일, 젠레스 존 제로 등 흥행과 완성도를 모두 잡은 게임들이 나오기 시작하면서 글로벌 게임업계를 긴장시켰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는 호요버스에 국한된 모습이기에 과대포장이라는 평가도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검은 신화 오공은 중국 게임의 인식변화에 큰 변환점을 가져올 것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게임은 제목 그대로 중국의 고전 '서유기'를 재해석한 게임으로 주인공은 먼 과거 홀연히 사라진 '손오공'과 현장삼장 일행의 발자취를 따라 진실을 파헤친다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서유기 속 손오공의 특기인 봉술과 분신술과 둔갑술도 충실히 재현됐다. 여의봉을 멀리 늘려 적을 찌르거나 땅을 딛고 길게 늘여 적의 공격을 회피하는 일반적인 여의봉 특유의 활용법과 손오공의 모습을 잘 살렸다. 여기에 둔갑술로 적을 속이는 능력은 물론, 자신이 물리쳤던 보스 몬스터로 변신해 능력을 일부 사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앞서 2020년 8월 공개된 첫 예고 영상에서 서유기를 테마로 한 독특한 세계관, 고품질 그래픽과 액션씬 등으로 글로벌 게이머들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그리고 '게임스컴 2023'에 처음 시연버전을 공개한 검은 신화 오공은 시연 대기 시간이 5시간 이상으로 늘어날 정도로 큰 관심을 모았다. 메타크리틱에 따르면 총 60명의 전문가의 평균 점수는 81점이었다. 이는 현재도 큰 흥행을 끌고 있는 '스텔라 블레이드'나 'P의 거짓' 등과 비슷한 점수다.
출시 이후 게이머들의 반응은 폭발적이다. 스팀 플랫폼에서 약 20만명이 게임에 대한 평가를 남겼으며 이들 중 96%가 게임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종합평가는 ‘압도적으로 긍정적’ 등급을 유지하고 있다. 20일 정식 출시 직후 최대 동시 접속자 수는 222만 3179명까지 치솟으면서 밸브의 '카운터 스트라이크 2'를 제치고 동시 접속 1위를 차지했다. 또 최다 동시 접속 기록으로는 크래프톤의 '배틀그라운드'가 기록한 325만7248명의 뒤를 이어 역대 2위로 집계됐다. 22일 기준 실시간 인기 게임과 최다 플레이 게임 순위에서 모두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중국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검은 신화 오공은 출시 후 1시간 만에 100만장, 12시간 만에 450만장의 판매량을 기록하면서 판매액은 15억 위안, 한화로 약 2809억원을 넘어섰다. 업계에선 게임의 손익분기점이 약 500만장인 것으로 알려졌던 만큼 손익분기점 돌파는 기정사실화 되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검은 신화 오공은 글로벌 시장에서 중국 게임에 대한 인식을 크게 바꿀 것이다. 이는 중국 내에서도 동일하게 적용될 것”이라며, “특히 중국 당국이 온라인 과금 유도 규제나 고강도 셧다운제 등 게임에 대한 탄압이 컸던 만큼 이 게임의 성공이 게임정책 변화까지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