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한 음식점 거리에 배달 오토바이가 주차돼 있는 모습. [사진 연합뉴스]](http://www.fetv.co.kr/data/photos/20240833/art_1723596425188_410093.jpg)
[FETV=박지수 기자] 국내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1위 배달의민족(이하 배민)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이 구독제 서비스인 ‘배민클럽’을 유료화한다.
배민은 배달앱 시장에서 점유율 60%가 넘는다. 배민이 구독제 서비스를 유료화하면서 쿠팡이츠와 요기요 등 배달 플랫폼 3사의 사용자 유치 경쟁도 더욱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14일 유통업계 등에 따르면 우아한형제들은 오는 20일부터 그동안 한시적으로 무료 운영해 왔던 배민클럽 서비스를 유료화한다.
배민클럽은 월 3990원만 내면 배달 주문 시 배달팁 무료·할인 등을 받을 수 있는 구독 서비스로 지난 5월 출시됐다. 배민클럽 표시가 있는 가게에서 최소 주문 금액 이상 구매하면 알뜰배달의 경우 배달비 무료, 한집배달의 경우 배달비 할인을 받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그동안은 체험 기간으로 무료로 이용할 수 있었지만, 이달 20일부터는 등록된 결제 수단으로 매달 이용 요금을 내야 한다.
배민은 지난달 9일부터 이달 20일까지를 배민클럽 사전 가입 기간으로 정하고 가입자를 모집하고 있다. 사전 가입 기간 내 배민클럽에 가입하면 월 1990원에 이용이 가능하다. 사전 가입 신청자에게는 최대 1년간 배민클럽 무료 이용권 혜택을 준다. 사전 가입 신청자는 무료 이용권 기간만큼 구독비 없이 무료로 배민클럽을 이용할 수 있다.
앞서 우아한형제들은 가게배달을 이용하는 식당도 배민클럽에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 범위를 넓혔다. 기존 배민클럽 무료배달 주문은 배민 라이더가 음식을 배달하는 배민배달(배민1플러스) 가입 식당만 해당됐지만, 지원 범위를 넓히면서 가게배달 주문 시에도 배달비 무료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배민에는 배민배달과 가게배달을 합쳐 국내 배달앱 중 가장 많은 규모인 총 32만여 개의 식당이 입점해 있다. 가게배달 배달비 무료 혜택은 다음 달 11일부터 적용된다. 배민은 가게배달 업주들의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최대 4개월간 주문 건당 2000원씩 배달비를 지원하고, 향후 업주 선택에 따라 해지할 수 있도록 했다.
배민이 구독제 서비스를 유료화한 이유는 무료배달 출혈에 대응하기 위한 실탄 확보 차원 위함이다. 지난해 배민배달·가게배달 등 음식배달 수수료가 핵심인 배민 서비스 매출은 2조 7187억원으로 전체 매출(3조 4155억원)의 80%에 달한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6998억원을 냈다. 매출에서 영업이익이 차지하는 비중을 뜻하는 영업이익률은 20.5%로 신세계(10%), 쿠팡(1.9%)과 같은 유통기업은 물론 삼성전자(2.5%)나 현대자동차(9.3%)와 같은 대기업보다 높은 수치다.
앞서 쿠팡이츠는 지난 3월26일 와우회원을 대상으로 무료배달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구독제 경쟁에 불을 지폈다. 지난 5월에는 무료배달 적용 지역을 전국으로 확대하며 업계 2위에 올랐다. 업계에서는 배민이 구독제 서비스를 유료화함에 따라 쿠팡이츠와 전면전을 예상하고 있다.
배달앱 후발주자인 쿠팡이츠는 한 집에 한 건을 배달하는 빠른 배달을 내세워 인지도를 쌓았다. 현재 쿠팡이츠는 1400만명에 달하는 와우회원을 대상으로 배달원 한 명이 여러 주문을 함께 처리하는 다건 배달에는 무료배달을 지원하고, 배달원 한 명이 주문 한 건을 담당하는 ‘한집배달’에는 배달료를 받는다.
앞서 쿠팡은 지난 7일부터 기존 와우회원을 대상으로 월회비를 4990원에서 7890원으로 올렸다. 신규 회원의 경우 지난 4월부터 인상된 가격을 내고 있다. 쿠팡은 유료멤버십인 와우회원에게 무료 배송·반품, 해외 직접구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음식 배달 등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요기요를 운영하는 위대한상상 역시 지난 4월부터 요기패스엑스(X) 구독료를 월 4900원에서 2900원으로 낮췄다. 요기패스X 대상 가게라면 배달 유형에 상관없이 고객 배달비를 요기요에서 전액 지원한다. 최소주문금액 이상 주문 시 횟수 제한 없이 무료배달 혜택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배달앱 업계 한 관계자는 “구독제는 충성 고객을 록인(Lock-in) 할 수 있는 효과가 있는 데다 빠르게 음식을 받고 싶어 하는 소비자의 요구와 맞물리며 하나의 대세로 떠올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