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ETV=박제성 기자] SK이노베이션과 SK E&S가 합병 시너지 적용 1호 프로젝트로 지목되고 있는 ‘용인 SK반도체 클러스터’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SK E&S와 한국중부발전이 공동 추진하는 집단에너지 사업으로 최근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최종 사업허가를 획득했다.
에너지 업계는 오는 11월 SK이노베이션과 SK E&S와의 합병 시 사실상 합병 시너지 적용 1호 프로젝트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SK E&S와의 합병을 위한 임시 주주총회를 오는 27일 개최한다. 업계에서는 합병 통과를 예상하는 분위기다.
용인 SK반도체 클러스터는 원래 SK E&S가 SK이노베이션과는 별개로 자체 사업권을 획득한 것인데 향후 SK이노베이션도 합병 수혜를 받게 된 것이다. 지난 7일 추형욱 SK E&S 사장은 "통합 시너지 추진단' 구성 계획을 밝혔다. 추진단은 향후 점차적으로 또 다른 시너지 프로젝트가 선보일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SK E&S와 한국중부발전은 1.05GW(기가와트) 규모의 LNG(액화천연가스)를 비롯해 열병합발전소의 사업권을 획득했다. 집단에너지 시설은 전력 생산과 지역난방 등의 열 공급 설비를 모두 갖춘 발전소다. 통상 반도체 생산시설은 사계절 내내 일정한 전기와 열 공급이 필수적인데 이곳에 두 가지(전기, 열) 에너지를 투입하게 된다.
다만 양사간 합병을 위해 해결해야 할 숙제가 남아 있다. 업계에선 합병가액에 대한 기준시가 방식의 타당성과 상환전환우선주(RCPS) 등의 두가지를 거론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SK이노)과 SK E&S는 이번 합병을 위해 기준시가 원칙을 내세웠다.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기업 간 합병 시 기준 시가(주식시장 시가) 원칙 내지 자산가치 방식으로 합병을 할 수 있다.
다만 최근 미국발 주식 시장 급락 사태로 국내 주식 시장에도 부정적 파장이 몰려왔다는 점 등에 대해 SK이노베이션의 주가도 최근 영향을 받았다. 이로 인해 일각에서는 기준시가 방식이 리스크가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최근 3개월간 평균 11만원 정도였던 SK이노베이션의 주가가 지난 6일 주당 주가가 9만4000원 이하로 급락한 바 있다.
이와 관련 SK이노 측은 “(시가로 한 이유) 합병을 위해 제3자가 있을 경우 시가 원칙을 일반적으로 사용하고 있다”면서 “이사회 및 경영진은 법적규정, 합병 관련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요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SK이노를 시가로 평가하는 것이 최선의 선택이다”고 설명했다.
또 한 가지 숙제는 상환전환우선주를 거론하고 있다. 상환전환우선주는 채권처럼 만기에 투자금 상환을 요청할 수 있는 ‘상환권’과 주식의 우선주를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는 ‘전환권’을 가진 주식을 의미한다.
SK이노베이션 내부에서는 주식매수청구권 기간 전까지 주가를 부양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도 모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SK E&S의 상환전환우선주(RCPS) 이슈는 상당수 해소된 상태다. 지난달말 SK E&S는 이사회를 통해 글로벌 사모펀드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와 체결한 3조원 규모의 상환전환우선주의 보장수익률을 종전대비 최대 2.4%p 상향 조정하는 안을 의결했다.
현재 SK E&S는 2021년과 2023년에 걸쳐 총 3조1000억원의 상환전환우선주를 발행했다. 향후 상환을 현금 또는 현물로 전환할 것인지는 발행사인 SK E&S가 결정할 수 있다.
일각에서는 해당 상환전환우선주의 가치는 SK E&S의 본질 가치 산정을 제외한 뒤 합병 비율을 산정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SK이노베이션 측은 “현재 합병 관련 SK E&S 상환전환우선주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구조화를 진행 중”이라며 “최종 의사결정이 마무리되면 공시를 통해 전달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