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심준보 기자] 10년 만에 웃은 조선주의 최대 수혜 운용사는 신한자산운용이었다.
신한자산운용의 'SOL 조선TOP3플러스' ETF(상장지수펀드)는 지난 7월 한 달 동안 19.09% 상승하며 국내 전체 ETF 중 수익률 1위를 기록했다. 이는 조선업 호황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이 올라간 덕분이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조선 업계의 '슈퍼 사이클' 기대감이 관련 ETF 투자 심리를 자극하고 있다. 'SOL 조선TOP3 플러스'는 7월 한 달 동안 1만1420원에서 1만3600원으로 2180원(19.09%) 올라 7월 국내 전체 ETF 중 수익률 1위를 기록했다. NH아문디자산운용의 'HANARO Fn조선해운'은 13.39% 삼성자산운용 'KODEX K-친환경선박액티브'는 8.87% 상승하며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는 HD한국조선해양, 삼성중공업, HD현대중공업, HD현대미포 등 주요 조선주들의 상승세를 반영하는 결과다.
업계에서는 조선업 관련주들의 성공적인 행보를 두고 조선업황 회복 및 '트럼프 트레이드' 기대감이 겹쳐 나타난 결과라고 분석한다. '트럼프 트레이드'는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올 11월 미국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신재생에너지 대신 화석연료에 대한 투자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며, LNG선 발주가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감이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후보는 미국 내 에너지 개발을 장려하고 액화천연가스(LNG) 프로젝트에 대해 신속한 승인을 언급한 바 있다”며 “트럼프 후보 당선 시 미국 내 LNG 개발 확대와 관련된 LNG선 발주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조선사들은 최근 수주 목표치를 연일 갈아치우고 있다.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 7월 15일 유럽 소재 선사와 총 3조6832억원 규모의 초대형 컨테이너 12척 건조 계약을 맺었다. 이는 올해 수주 목표치의 120.5%에 해당하는 규모다. 삼성중공업도 올해에만 22척을 수주했다.
조선업 호황은 신조선가 지수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신조선가 지수는 새로 건조되는 선박 수주 단가를 나타내는 지표로, 100보다 높으면 선박 가격이 상승했음을 의미한다. 지난달 말 기준 신조선가 지수는 전주 대비 0.07p 상승한 187.98을 기록했다. 이는 과거 조선업 최대 호황기였던 2002년~2008년 시기 역사적 고점(191.58)과 비교해도 3.67p 차밖에 나지 않는다.
조선업의 온기가 증권 시장에도 퍼지며 주가도 크게 상승했다. HD현대중공업, HD현대미포, STX중공업, 삼성중공업, HD한국조선해양 등 주요 조선주들이 줄줄이 신고가를 경신하며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한국조선해양의 주가는 지난 7월 종가기준 20만7000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지난 2014년 2월 이후 10년만에 최고치였다. 삼성중공업 역시 지난 7월 1만1770원을 기록해 2015년 7월 이후 종가기준 10년만에 최고다.
외국인 투자자들도 'K-조선'의 매력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HD한국조선해양의 외국인 지분율은 지난달 말 기준 30.28%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는 1년 전 23.48% (작년 8월 1일) 대비 7%p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HD현대의 외국인 지분율은 최근 19.38%까지 늘어나 52주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삼성중공업의 외국인 지분율 역시 약 10년 만에 30%대를 회복했다. 지난해 말 20% 수준에서 지난달 말 32.05%(52주 최고치)까지 증가하며 52 주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10년전인 2014년 1월 9일(31.49%)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전문가들은 조선주가 '슈퍼 사이클'을 맞아 올 하반기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기대한다. 실적 개선세가 뚜렷한 데다 수출에 유리한 고환율 환경까지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광식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3월부터 외국인 노동자 투입으로 생산이 정상화되고 외주 단가와 기자재 가격이 안정화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하반기에는 후판투입 단가 인하도 예정되면서 원가 절감에도 긍정적"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