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여의도 증권가. [사진 연합뉴스]](http://www.fetv.co.kr/data/photos/20240731/art_17222978054608_d6795f.jpg)
[FETV=심준보 기자]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로 인한 실적 악화에 직면한 중소형 증권사들이 기업금융(IB) 부문 강화에 사활을 걸고 있다.
대형 증권사에 비해 부동산 PF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던 중소형 증권사들이 PF 부실이라는 직격탄을 맞고 있기 때문이다. 중소형 증권사들은 부동산 IB 비중을 축소하고 전통 IB 사업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조직 개편, 인력 영입 등 다양한 노력을 펼치고 있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대형 증권사들은 증시 호황 등 거래대금 증가 등 호조를 나타내고 있지만 중소형 증권사들은 부동산 PF 부실의 직격탄을 맞으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자기자본이익률(ROE)이 크게 악화되고 있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중소형 증권사(자기자본 3조원 미만)의 ROE는 2.0%로, 지난해 1분기(3.1%)대비 급락했다. 2021년과 2022년 각각 2조5000억원과 2조1000억원이었던 IB 부문 영업순이익은 올해 1분기에는 1000억원 수준으로 급감했다.
중소형 증권사들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부동산 PF 비중을 줄이고 전통 IB 사업 역량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LS증권은 지난달 기존 IB사업부 내에 있던 기업금융본부를 최고경영자(CEO) 직할로 소속을 변경하며 IB 사업의 경쟁력 강화를 꾀했다. CEO 직속 보고를 통해 신속한 의사결정과 함께 조직의 지위와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대표의 직접 관리를 통해 LS그룹 후광 효과 등 DCM(부채자본시장), ECM(주식자본시장)딜을 빠르게 선점하기 위함이다. 인력보강에도 나섰다. 종합금융본부장직을 신설하고 유병수 하나증권 프로젝트금융실장을 선임했다. 그 외 총 6명의 외부 인사를 기업금융본부 등에 배치했다.
현대차증권은 배형근 대표 취임 이후 부동산 PF 비중을 줄이고 비부동산 IB 역량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7000억원을 넘어섰던 부동산 PF 신용공여 잔여 규모는 최근 3846억원으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이에 자본총계 대비 부동산 PF 포함 우발채무 비중도 작년 말 53.9%에서 올해 1분기 말 39.8%로 감소했다. 아울러 조직개편을 통해 기존 IB1본부의 대체사업실, 대체금융팀, 부동산구조화팀을 해체하고 IB2본부의 복합금융(CF)실도 폐지했다. 반면, 리스크가 낮은 우량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팀 단위 조직을 실 단위로 격상하고, IB 딜 사후 관리 부서를 신설했다.
내달 출범하는 우리투자증권도 IB 인력 보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 출신의 양완규 전 대체투자금융부문 대표를 IB총괄 부사장으로 영입했으며, 박현주 미래에셋증권 기업금융1본부장을 캐피털마켓(CM) 본부장으로 앉히며 DCM(부채자본시장) 부문 강화에 나섰다.
하이투자증권도 부동산 PF 리스크 관리를 위해 조직개편에 나섰다. PF금융단의 부동산 금융실과 투자금융실을 PF솔루션실로 통합했고 산하에는 PF관리팀을 신설했다. 전반적으로 기존의 실·부점을 통합하고 팀 편제를 확대했다.
BNK투자증권은 지난 4월 미래에셋증권 출신의 김미정 전무를 IB금융본부장으로 영입하며 IB 부문 강화에 힘을 실었다. 김 전무는 하나증권, 미래에셋증권 등을 거치며 인수금융 등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로, 신임 신명호 대표의 IB 부문 강화 전략을 뒷받침할 것으로 기대된다.
중소형 증권사들의 부동산PF 부문 비중축소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윤소정 한국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부동산 비중이 높은 중소형 증권사는 리테일 수익이 받쳐주는 대형증권사보다 어려움이 예상된다”면서 “부동산시장 회복이 더딜 것으로 보여 당분간 대형 증권사와 중소형 증권사의 수익성 차별화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