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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유통업계, 파리올림픽 마케팅이 시들한 이유는?

26일 파리올림픽 개막···올해 대한민국 22개 종목 142명 선수 출전
축구·농구·배구 등 인기종목 파리행 실패 속 올림픽 특수 저조
대부분 경기 새벽시간 진행···7시간 시차에 ‘실시간 시청’ 어려움

[FETV=박지수 기자] ‘2024 파리올림픽’이 열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유통업계 분위기는 잠잠하다. 통상 올림픽이 열리는 기간은 유통업계 전통적 ‘대목’으로 꼽힌다. 올림픽 기간에는 스포츠를 실시간으로 즐기며 치킨, 맥주 등 야식을 즐기는 경우가 많은 데다 가전제품을 비롯해 스포츠 관련 상품 수요가 늘며 매출이 증대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유통업계는 메인 스폰서 참여와 현장 부스 운영 등 축제 분위기를 한껏 띄우며 브랜드 이미지는 물론 상품까지 알리는 재미를 봤었다. 하지만 이번 파리올림픽의 경우 파리와 대한민국 간 시차가 7시간에 달하는 데다 축구·농구·배구 등 인기 종목들이 파리행 티켓을 거머쥐지 못하면서 직접 마케팅보다 선수단 지원 등 간접 마케팅이 눈에 띈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오는 26일 개막하는 파리올림픽을 앞두고 식품·유통업계는 예년과 달리 잠잠한 분위기다. 이번 파리올림픽 마케팅에 가장 열을 올리고 있는 곳은 오비맥주다. 오비맥주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공식 파트너 자격을 얻은 카스를 앞세워 다양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오비맥주는 자사 무알코올 맥주인 ‘카스 0.0(Cass 0.0)’을 전면에 내세웠다. 역대 올림픽에서 맥주 브랜드가 공식 파트너로 지정된 예는 있으나, 무알코올 음료가 공식 글로벌 파트너로 지정된 것은 카스 0.0이 최초다. 오비맥주는 카스 프레시와 무알코올 음료 카스 0.0 패키지 디자인에 올림픽을 상징하는 오륜기와 공식 파트너사임을 의미하는 ‘오피셜 파트너’ 문구를 넣은 한정판 올림픽 에디션도 선보였다. 올림픽 선전과 응원 열기를 담은 TV 광고는 물론 파리 현지에서는 에펠탑 인근에 ‘카스 포차’를 열어 세계인들에게 카스를 알리겠다는 계획이다.

 

코카콜라 역시 파리올림픽 공식 스포츠음료로 지정된 파워에이드를 앞세워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코카콜라는 파리를 기념하는 에펠탑과 올림픽 오륜기 삽화가 담겨 있는 파워에이드 올림픽 스페셜 패키지를 한정 출시했다. 또 펜싱 선수 오상욱, 수영 선수 황선우, 탁구 선수 신유빈 등 국가대표 선수들을 모델로 발탁해 새로운 캠페인을 선보이기도 했다.

 

코카콜라는 파리올림픽을 기념해 ‘올림픽 스페셜 에디션’을 한정 출시하기도 했다. 한정판 제품 패키지에는 오륜기의 다섯 가지 색상을 에펠탑에 입혀 삽화로 형상화했다. 페트병 제품에는 오륜기 모양을 패키지 전면에 넣었다.

 

SPC 역시 대한체육회와 국가대표 선수단 ‘팀코리아’를 후원하는 협약을 체결하며 한국 대표팀 선수들이 대회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파리바게뜨는 이번 올림픽이 100년 만에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다는 점을 적극 활용, 2028년 말까지 대한체육회 휘장과 공식 파트너 명칭 사용 등 지식 재산(IP)을 활용한 마케팅 프로모션 등에 대한 권리를 확보한 상태다. 파리바게뜨는 올림픽 기간 파리 매장을 통해 대표팀에 응원 빵과 축하 케이크를 전달할 예정이다. 또 파리올림픽 관람 티켓과 여행상품권을 받을 수 있는 이벤트도 마련했다. 올림픽에서 영감을 받은 다양한 제과류와 스낵도 선보일 예정이다.

 

백화점업계는 스포츠 상품 판매에 힘을 쏟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오는 19일부터 다음 달 4일까지 ‘더 스포츠 202’ 행사를 열어 스포츠 의류, 선글라스, 자외선 차단 품목 등 60여 품목에 대해 20~60% 할인된 가격에 판다. 오는 19일부터 본점 등 6개 점포에서는 국가대표팀 공식 파트너인 영원아웃도어 노스페이스가 ‘국가대표팀 레플리카 컬렉션’ 팝업스토어(임시매장)를 열고 올림픽 시상용 단복 등 20여 품목을 선보인다. 

 

현대백화점도 오는 15일부터 다음 달 4일까지 스포츠 브랜드 할인 행사를 펼친다. 목동점에선 오는 19일부터 31일까지 테니스 브랜드 라코스테의 의류·신발 등을 최대 30% 싸게 판다. 킨텍스점에서는 오는 21일까지 엄브로 매장에서 ‘영&스포츠 스페셜 위크’를 열어 티셔츠와 샌들 등을 특가에 선보인다. 신세계백화점 신세계아카데미에서는 파리올림픽을 앞두고 프랑스 문화·예술·음식을 주제로 90여 강좌를 마련했다.

 

파리올림픽 한국 국가대표팀 단복은 무신사 스탠다드가 맡았다. 무신사는 자체 의류 브랜드 ‘무신사 스탠다드’를 통해 대한민국 국가대표팀 개·폐회식 단복을 제작했다. 이번 국가대표팀 선수단복은 재킷 위에 벨트를 걸친 형태인 벨티드 수트 셋업 형태다. 다양한 국가 선수단 사이에서 한국 대표팀이 푸르게 빛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색상은 벽청(碧靑)색을 골랐다. 블레이저 안감에는 청화 백자 도안을 새겨넣어 한국의 전통미를 부각했다. 벨트는 전통 관복에서 허리에 두르던 각대를 재해석해 제작했다. 셋업 외에 단복 구성품으로는 냉감 소재 티셔츠, 화이트 스니커즈, 태극 무늬 실버 펜던트 목걸이 등이 있다.

 

이처럼 올림픽을 앞두고 본격적인 마케팅에 시동을 걸고 있지만 기대감은 저조하다. 이번 파리올림픽에서 대한민국은 현재까지 22개 종목에 선수 142명이 출전을 확정 지은 상태다. 이는 1976 몬트리올올림픽 이후 48년 만에 최소 규모다. 특히 파리올림픽에서 경기를 펼치는 단체 구기종목은 여자 핸드볼뿐이다. 축구, 농구, 배구 등 국내 인기 구기 종목으로 꼽히는 대부분이 본선에 진출하지 못하면서 파리행 티켓 획득에 실패했다. 이번 올림픽 단체 구기 종목은 축구와 농구, 배구와 하키, 핸드볼과 럭비, 그리고 수구 등 총 7개 종목이다. 

 

또 파리와 대한민국 간 시차는 7시간에 달해 주요 경기가 대부분 새벽 시간이나 밤늦게 진행되기 때문에 ‘실시간 시청’이 쉽지 않다는 점도 마이너스로 작용하는 부분이다. 앰부시 마케팅(매복마케팅) 규제 강화도 마케팅이 시들해진 이유 중 하나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스폰서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공식 후원사가 아닌 기업이 공식 후원사인 것처럼 숨어서 마케팅 활동을 펼치는 ‘앰부시 마케팅’을 금지하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올림픽 특수가 갈수록 줄어들면서 관련 마케팅도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라며 "스포츠 마케팅의 경우 성적이 좋을수록 매출 상승효과도 크기 때문에 이번 파리올림픽의 경우 더욱 특수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귀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