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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현정의 P+R


문제의 답은 의외로 간단하다

 

"뉴스를 '사실'이라 믿는 한국인은 10명 중 3명에 불과". 영국 옥스퍼드대학교 부설 로이터저널리즘연구소의 올해 조사결과에 따르면 한국에서는 '거의 항상 모든 뉴스를 신뢰한다'고 응답한 비율이 31%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조사대상국 가운데 38위에 해당하며, 아시아·태평양 국가와 지역 중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다.
 
20여 년 간 홍보를 업으로 해오면서 홍보의 효과에 대해 회의적인 고객사들을 만날 때마다 그리고 스스로에게 갖는 언론홍보의 가장 큰 효과이자 자부심은 ‘언론보도를 통해 당신과 당신 비즈니스에 ‘신뢰’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해가 갈수록 이런 주장이 무색할 만큼 뉴스기사의 신뢰는 떨어지고 심지어 뉴스에 대한 대중의 무관심이 깊어지는 현실을 마주하게 된다. 

 

조사에 따르면 전통적인 뉴스 플랫폼인 TV와 신문 등 기성 매체 이용률은 꾸준히 감소한 반면 유튜브·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 이용률은 크게 증가한 추세를 보이고 있다. 20~40대의 경우는 TV와 신문 같은 기성 매체는 물론이고 소셜미디어를 포함한 모든 플랫폼에서조차 뉴스 소비가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다.

 

미디어의 초점이 온라인 플랫폼으로 전환되면서 디지털 전환에 뒤쳐진 언론사들의 재정적 압박이 커지며 클릭수, 조회수가 언론사들의 주요한 생존전략이 되고 있다. 이로 인해 질 낮고 선정적인 뉴스가 급속하게 유통되고 뉴스기사의 신뢰도가 다시 떨어지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언론매체가 직면한 그리고 이들과 한 배를 타고 업(業)을 하는 사람으로서 이 난제를 해결하는 일은 매우 어려운 과제다. 누구도 이러한 난제를 해결할 전략이나 대안을 쉽게 제시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리고 디지털 생태계에서 가장 큰 변화를 겪고 있는 뉴스의 생산, 유통, 신뢰의 문제가 비단 우리나라의 문제는 아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해법을 찾아야 하고 어려운 문제의 해답은 의외로 아주 기본적이고 간단한 곳에 있기도 하다. 

 

AI(인공지능)가 뉴스기사를 생성하는 시대에 미디어가 사는 길은 저널리즘 본연의 진정한 가치인 ‘신뢰’를 되찾는 일일 것이다. 아직까지 30%가 넘는 사람들이 뉴스를 신뢰하고 있고 뉴스보도로 한 사람이 살기도 죽기도 한다. 이것이 고민의 시작점이 될 때 미디어도 우리 같은 홍보 일을 하는 사람도 살 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얼마 전 팀원들과 함께 수년 간 자비를 들여 전통장인들을 영상에 담는 작업을 해 온 지인을 만났다. 세상의 관심도 지원도 받지 못하고 택배일까지 하며 숙명처럼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그가, 그의 마음이 안타깝고 귀해 몇몇 매체에 그의 스토리를 소개했다. 어느 토요일 저녁 그들의 이야기가 8시 뉴스를 통해 전국에 방송되던 날 그에게서 톡이 왔다.  “의심의 길에서 확신의 길로 계기를 만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부모님과 아내에게 자랑스런 아들과 남편이 되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임현정 무버먼한국 & 꺼리어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