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김창수 기자] 삼성전자가 하반기 인재 모집에 나선 가운데 반도체담당 디바이스솔루션(DS) 분야를 중심으로 대규모 경력사원 채용에 나서 주목된다. 특히 전영현 DS 부문장(부회장) 선임 이후 처음 진행하는 경력사원 채용이란 점에서 이목이 쏠리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글로벌 업황 회복에 따른 2분기 실적 상승세에 올라탔다는 점에서 전영현 DS 부문장의 반도체 경쟁력 고삐 죄기가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7월~)에도 대규모 경력직 채용을 진행 중이다. 현재 DS 부문 채용 공고를 내고 지원을 받고 있다. 지원 기간은 지난달 28일부터 오는 9일까지다. 채용이 이루어지는 직무 분야는 약 800여 개에 달한다. 사업부 별로 보면 메모리사업부에선 차세대 플래시 공정·소자 기술 개발, 고대역폭 메모리(HBM) 등 차세대 D램 설계·개발 등의 업무를 담당할 경력사원을 찾고 있다.
모바일 AP ‘엑시노스’를 개발하는 시스템LSI사업부의 경우 오토모티브 센서 픽셀을 포함한 반도체 소자 개발, 소프트웨어개발키트(SDK) 개발 등의 채용을 진행한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부에선 eM램·e플래시 제품을 위한 공정 개발, 수율 분석, 파운드리 제품 불량 해결 등을 담당할 경력사원을 모집하고 있다. 이번 채용은 지난 5월 DS 부문 수장이 경계현 사장에서 전영현 부회장으로 교체된 이후 맞는 첫 인재 등용이란 점에서 관심을 모은다. 삼성전자는 지난 5월 21일 DS 부문장을 전격 교체하는 파격적 ‘원 포인트 인사’를 단행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부문장 교체 이유로 지난해 15조 원에 달하는 반도체 부문 적자, SK하이닉스에 밀린 HBM 주도권 다툼 등이 거론됐다. DS 부문장 교체 당시 삼성전자 측은 “불확실한 글로벌 경영 환경 하에서 대내외 분위기를 일신해 반도체의 미래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선제적 조치”라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업계에선 삼성전자의 계속된 채용은 공격적 인재 선점을 통한 경쟁력 확보 전략의 일환이란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앞서 지난 2월에도 DS 부문과 가전·모바일 사업담당인 디바이스경험(DX) 부문에서 대규모 경력사원 채용을 진행했다. 이런 가운데 삼성전자 2분기 실적이 이전대비 대폭 개선된 점은 전영현 체제 DS 부문 앞길에 ‘호재’로 꼽힌다. 삼성전자는 2분기 매출 74조 원, 영업이익 10조 4000억 원의 잠정 실적을 5일 발표했다. 전년대비 각각 매출은 23.31%, 영업이익은 1452.24% 늘었다. 특히 반도체 수출 호조 흐름에 힘입어 이 부문 실적이 크게 개선된 것으로 분석됐다.
이로써 한층 양호한 성적표를 받아든 전영현 부문장은 대규모 인재 채용을 발판으로 쇄신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전 부회장은 취임사를 통해 “최근의 어려움은 지금까지 우리가 쌓아온 저력과 함께 반도체 고유의 소통·토론 문화를 이어간다면 얼마든지 빠른 시간 안에 극복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며 “경영진, 구성원 모두가 한마음으로 힘을 모아 최고 반도체 기업 위상을 되찾기 위해 다시 힘차게 뛰어보자”고 자신감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