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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순익 뒤에 가려진 비이자이익 성과

우리, 4대 은행 중 비이자이익 증가 '유일'...홍콩 ELS 사태·영업 확대 영향
NIM 하락 전망 속 조병규 행장, 비이자이익 강화 주문...하반기 경쟁 예고

 

[FETV=권지현 기자] 우리은행이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손실 사태를 피해가고도 실적 하락을 면치 못했다. 작년 7월 취임한 조병규 우리은행장이 올해 '당기순이익 1등' 목표를 내걸었지만 첫 분기 실적부터 하향세를 탔다. 하지만 대형은행 중 유일하게 비이자이익 개선에 성공, 하반기 실적 반등 기대감을 높였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올해 1분기(1~3월) 당기순이익 7900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8620억원)보다 8.4% 역성장했다. 핵심이익인 이자이익이 1%가량 뒷걸음친 데다 경쟁은행들보다 대손비용이 1870억원으로 많았던 점이 영향을 미쳤다. 다른 은행들은 홍콩 H지수 ELS 충당부채 일회성 비용 탓에 순익이 줄어들었다. 8620억원을 충당부채로 쌓은 KB국민은행(3895억원)은 순익이 60%가량 급감했으며, 2000억원 안팎을 충당부채로 인식한 하나은행(8432억원)과 신한은행(9286억원)은 각각 13.1%, 0.3% 줄어들었다. 

 

우리은행은 ELS 충당부채를 대규모로 적립하지 않고도 순익이 하락한 것으로, 조병규 은행장이 올해 '1등 은행' 목표를 공언한 것을 감안하면 아쉬운 실적이다. 앞서 조 행장은 지난 1월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2024년 경영전략회의'에서 시중은행 순익 1위를 차지하겠다는 목표를 제시, "올해 우리가 준비한 영업 동력을 바탕으로 확실한 결과를 보여줘야 한다"고 임직원들에게 당부한 바 있다. 

 

 

순익은 감소했지만, 비이자이익은 증가했다. 올해 우리은행 1분기 실적에서 의미를 둘 만한 부분이다. 우리은행의 3월 말 비이자이익은 2640억원으로, 1년 전(2170억원)보다 21.8% 늘어났다. '비이자이익'은 수수료, 신탁, 유가증권, 외환·파생관련이익 등 예대마진을 통해 얻는 이자이익을 제외한 나머지 수익을 통칭한다. 고객을 통한 예금과 대출이 아닌 은행 자체의 자산운용 실적을 가늠해 볼 수 있는 부문으로, 은행들은 이자이익에 치우친 수익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비이자이익 확대에 힘쓰고 있다. 

 

4대 은행 중에서 비이자이익이 개선된 곳은 우리은행이 유일하다. 국민은행의 올 1분기 비이자이익은 1331억원으로, 전년 동기(3423억원)보다 61.1% 급감했다. 신한은행은 2616억원에서 2213억원으로 15.4% 줄었으며, 같은 기간 하나은행은 25.9% 감소한 2326억원을 기록했다. 작년 11월 우리은행을 제외한 세 은행이 홍콩 H지수가 편입된 고위험 상품의 판매를 잠정 중단하기로 해 비이자이익이 감소한 데다 우리은행이 비이자이익 고삐를 죈 점이 영향을 끼쳤다. 우리은행은 방카슈랑스·펀드 등 자산관리(WM) 수수료 대부분이 두자릿수 성장했으며, 특히 외환 트레이딩·파생상품 관련 이익은 작년 1분기 마이너스(-) 870억원에서 올해 2580억원 플러스로 300%가량 급증했다. 

 

우리은행은 남은 하반기에도 비이자이익을 적극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조 행장은 지난 3월 말 열린 글로벌 영업전략회의에서 일관되게 비이자이익을 강조, "이자이익에서 부족한 부분은 비이자이익에서 채울 수 있도록 방법을 찾아서 영업 수익 목표를 달성해달라"는 당부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 속 순이자마진(NIM) 하락세가 예상되자 국내에서는 WM영업으로, 글로벌에서는 기업금융을 통해 비이자이익을 끌어올리려는 계산이다. 

 

다만 경쟁사들도 이미 비이자이익 확장을 꾀하고 있어 올해 남은 분기에도 우리은행이 승기를 잡을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한다. 일례로 신한은행의 3월 말 기준 방카수수료는 올해 183억원으로 1년 전보다 100억원가량 불었는데, 이는 지난 5년래 최고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