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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조 산 외국인, 은행株는 KB금융 담았다

외국인, 상반기 KB>우리>하나>기업은행 사들여

 

[FETV=권지현 기자] 올해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선택한 은행주는 KB금융이었다. 호실적 금융 대장주인 데다, 정부의 밸류업(가치 상승) 프로그램에 발맞춰 그룹 회장이 직접 시장에 '주주환원 확대' 목소리를 낸 점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들은 올해 첫 거래일인 1월 2일부터 이달 25일까지 코스피 시장에서 21조8566억원어치를 순매수(매수가 매도보다 많은 것)했다. 삼성전자가 포함된 전기전자, 현대차·기아 등 자동차가 포함된 운수장비 등이 순매수 1~7위를 휩쓴 가운데, KB금융이 8위에 자리했다. 외국인은 이 기간 동안 KB금융 주식 618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외국인 톱10 종목 내 은행주는 KB금융이 유일하다.

 

지난해 11월 취임한 양종희 KB금융 회장은 국내 대형 금융지주 수장 가운데 가장 활발하게 주주친화적인 의견을 시장에 어필해왔다. 금융권에선 양 회장의 가장 큰 관심사는 '주가'라는 말도 나온다. 지난 1월 신년사에서 '주주 보답'을 경영 전략 중 하나로 꼽은 그는 지난달 열린 미국 뉴욕 IR(기업설명회)에서 "주주가치 측면에서 세 가지를 일관되게 추진하겠다. 펀더멘털 강화, 탄탄한 자본력 유지, 주주환원 수익률을 높이자는 큰 방향성에서 움직이고 있다"고 언급, 글로벌 투자자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양 회장의 발언은 '저평가 배당주' 대표격이던 은행주가 최근 배당을 늘리려는 움직임과 맞물리며 외국인들의 투자를 이끌어냈다. 지난 4월 KB금융은 올해 배당총액(연 1.2조원 규모) 기준 '분기 균등배당'을 도입한다고 밝혔다. 분기배당 도입(2022년), 중장기 자본관리 계획 발표(2023년)에 이어 3년 연속 배당 정책을 시장을 시장에 내놓은 셈이다. 

 

 

은행주 2등이자 외국인 순매수 종목 13등은 우리금융지주다. 올해 상반기 외국인들은 우리금융 주식 4425억원가량을 순매수했다. 증권사 인수 등 비은행 강화 전략이 외국인 투자자들을 끌어들인 것으로 분석된다. 우리금융은 지난달 우리종합금융과 한국포스증권을 합병해 10년 만에 증권업에 재진출한다고 밝혔다. 올 3분기 내에 합병증권사를 출범하고 영업을 개시할 계획이다.

 

우리금융은 다른 대형 금융지주와 달리 증권·보험 계열사를 아직 갖추지 않아 주가 상방이 열려있는 데다, 국책은행인 기업은행과 큰 차이가 없는 1만원대를 형성하고 있는 점 등이 매력요인으로 보인다. 조아해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우리금융지주는 주주환원의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다. 전향적인 주주환원정책의 변화의 기대감과 함께 높은 배당매력도(2024년 연간 7.9%)도 부각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평가했다.

 

이외 하나금융지주(2138억원·24위), 기업은행(1305억원·34위), BNK금융지주(1102억원·40위)도 외국인 순매수 은행주 톱5에 이름을 올렸다.   

 

연초부터 꾸준히 매입해왔다면 KB금융(45%), 하나금융(41%)은 40%대 수익률을 안겨줬을 것으로 추정된다. BNK금융(19%), 기업은행(17%), 우리금융(14%) 등도 두자릿수 이익을 내고 있다. 

 

외국인의 하반기 투자 전망도 밝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의 돈줄 조이기가 끝나고 금리인하 시기가 논의되면서 미국 자금이 신흥국 등으로 풀릴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코로나 충격이 한창이던 3년 전만 해도 외국인들이 코스피 시장에서 반기에만 20조원에 가까운 돈을 빼갔던 점을 감안하면 올해 국내 시장은 호황"이라며 "외국인 투자자들은 배당을 많이 주는 주식을 꾸준히 사들이는 모습을 보이는데, 국내 금융지주들이 지난해 이후 부쩍 배당 확대 등 주주환원 경쟁을 벌이고 있어 외국인 순매수 흐름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