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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쿠팡 우군 삼은 이 은행, 왜

케이뱅크, IPO 앞두고 비금융 거대기업과 잇단 '최초' 제휴
사업기획력·확장력 시장에 어필...향후 BC카드·KT 역할 주목

 

[FETV=권지현 기자] 국내 1호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가 '비금융 공룡' 삼성전자, 쿠팡과 잇달아 손잡으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삼성전자와 쿠팡이 금융상품 제휴처로 처음으로 선택한 은행이 케이뱅크라는 점에서 더욱 주목받는 모양새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이달 쿠팡 결제금의 최대 5%가 적립되는 생활 서비스 '리워드쇼핑'을 선보였다. 리워드쇼핑은 케이뱅크 앱을 통해 쿠팡에서 쇼핑하고 결제하면 결제금의 최대 5%를 포인트로 적립해주는 서비스다. 결제 건당 최대 2500 포인트, 하루 최대 1만 포인트까지 케이뱅크 앱에 적립되며, 적립한 포인트로 모바일 쿠폰 등을 구매할 수 있다. 

 

쿠팡이 직접적인 수익원인 '결제금액'과 관련해 은행권과 손잡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12월 하나금융그룹과 함께 매출대금의 빠른 정산을 위해 협력에 나섰지만 당시에는 쿠팡 입점 소상공인이 대상이었다.  

 

케이뱅크는 쿠팡 동맹에 앞서 지난달 삼성전자와 손잡아 한차례 이목을 끈 바 있다. 2만좌 한정으로 '삼성 AI 라이프 챌린지박스'를 출시, 고객이 30일 동안 매주 5만원에서 100만원까지(총 목표금액 최대 500만원) 자유롭게 돈을 모을 수 있도록 했다. 케이뱅크 챌린지박스는 목표 금액을 설정하면 매주 모아야 할 금액을 자동 계산해주는 서비스로, 최대 연 4% 이자를 준다. 삼성 챌린지박스는 목표 금액을 달성한 고객 전원에게 삼성스토어 10만원 캐시백 쿠폰을 제공한다. 삼성전자는 케이뱅크와의 이번 상품 출시로 업계 최초로 금융권과 협업하게 됐다. 

 

삼성전자, 쿠팡과의 제휴를 잇달아 성공시킬 수 있었던 배경에는 케이뱅크의 강한 '의지'가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케이뱅크는 지난해 말 최우형 행장이 취임 이후 '생활 속 은행'을 표방하고 있다. 고객 실생활을 파고드려는 케이뱅크에게 삼성전자와 쿠팡은 어느 곳보다 좋은 우군이다. 동맹 과정에서 케이뱅크는 KT '주주 카드'도 활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케이뱅크의 최대주주는 지분 34%를 가진 BC카드이고, 이 카드사의 최대주주(69.54%)는 KT다.   

 

'생활 금융 혜택 강화'는 연내 코스피 입성이 목표인 케이뱅크에게 반드시 필요한 전략이다. 카카오뱅크와 토스뱅크가 국민메신저 '카카오톡', 간편 송금 돌풍 '토스' 이름 덕분에 출범 전부터 시장에 간접적으로 이름을 알린 것과 달리, 케이뱅크는 '스스로' 존재감을 알려야 하는 상황이다. '생활' 만큼 고객 모집에 유리한 키워드가 없다는 뜻이다. 지난해 케이뱅크가 파격적인 금리 혜택을 통해 이름 알리기에 나섰다면, 올해는 고객의 일상적인 돈 흐름을 금융상품과 연관지어 시장지배력을 본격 확대하려는 모습이다.

 

인지도 강화 외에도, 삼성전자와의 협력은 케이뱅크가 업비트가 아니어도 얼마든지 자체 기획력만으로도 예수금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을 시장에 보여줄 수 있는 기회다. 쿠팡과의 제휴를 통해선 사업 확장력을 어필할 수 있다. 현재 케이뱅크는 스타벅스·투썸플레이스·이디야 등 카페를 비롯해 데이터, 도서, 음악 등에서 모바일 쿠폰을 제공하고 있는데, 이는 중장기적으로 '케이뱅크 페이' 출시 가능성을 시사한다. 

 

케이뱅크가 출범 7년 만에 대형 시중은행에 견줄만한 파트너십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 가운데, 이번 '공룡들과의 제휴'가 IPO 등 향후 행보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쿠팡과의 제휴는 케이뱅크가 이들의 마음을 뺏을 만큼 성장했다는 뜻이기도 하다"면서 "카카오뱅크가 최대주주(카카오) 리스크에 시달리고 있는 것과 달리, 케이뱅크는 BC카드와 KT가 금융·비금융 전방위적으로 사업 확장에 힘을 실어줄 수 있어 또 다른 거대 기업과의 파트너십 가능성이 열려있다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