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ETV=박제성 기자] 건설업 재무 건전성이 외환위기나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보다도 안 좋다는 분석이 나왔다.
9일 한국금융연구원 김현태 연구위원은 '국내 부동산 및 건설업 재무 건전성 점검'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부동산 기업의 부채비율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낮아졌다가 2010년 이후 증가세로 전환해 2022년 345.6%로 정점을 기록했다. 이후 2023년 295.4%로 다소 하락했다.
유동비율(유동자산/유동부채, 현금흐름 능력)은 2021년 137.1%로 10년 연속 130%대를 유지했다. 이후 2022년 128.6%, 2023년 115.9%로 하락했다. 이자보상비율(영업이익/총이자비용)은 2016년 이후 빠르게 하락해 2023년 말 1.08을 기록했다. 이는 이자 상환부담의 속도가 증가한 것을 의미한다.
김 연구위원은 "특히 3분위수 기업 이자보상비율이 2016년 10.7에서 2023년 3.1로 하락했다. 업종 내 상대적으로 상환능력이 우수한 기업도 이자 부담이 빠르게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건설업의 경우 2000년대 디레버리징(차입 축소)이 했다가 2010년대 이후 부채비율이 다시 증가해 작년말 기준 110.5%를 기록했다. 유동비율은 2023년 말 174.7%로 나타났다. 코로나 팬데믹 이전인 2019년(223.7%)과 비교 시 49%p 하락했다.
건설업 기업의 이자보상비율은 2023년 2.7로 부동산업보다는 양호했다. 다만 2017년(12.4)의 5분의 1 수준으로 떨어져 갈수록 이자상환 부담이 커지고 있다. 이유는 PF 여파로 부채비율이 증가해 원리금 상환 부담이 커졌다. 여기에 더해 영업이익률이 둔화해 수익성이 저조한 탓이다.
아울러 상환능력 취약 기업이 보유한 대출금 비중도 부동산업과 건설업 모두 글로벌 금융위기(2008년), 코로나 팬데믹(2020년) 당시보다 높았다.
이자보상비율 1 미만 기업 대출금 비중도 작년 기준으로 부동산업과 건설업이 각각 44.2%, 46.6%로 전체 대출금의 절반 정도를 차지했다. 이는 상환능력 취약한 부동산업과 건설업 기업이 보유하고 있다는 의미기도 하다. 부채비율 기준(부채비율 200% 초과) 상환능력 취약 기업 비중도 부동산업이 63%, 건설업이 49.7%로 높은 수준이다.
김 연구위원은 "2010년대 중반 이후 부동산업과 건설업에 대한 신용공급이 빠르게 증가했다. 해당 업종의 기업 재무 건전성 수준은 외환위기를 겪고 난 직후인 2000년대 초반이나 글로벌 금융위기인 2009년 수준보다도 악화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