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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허영인 회장 없는 SPC그룹...해외진출∙신사업 투자 등 차질 우려

허영인 SPC 회장, 23일 구속 기한 만료…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위반 혐의
허영인 회장·황재복 대표 구속…3월2일 강선희 대표도 취임 1년 만에 사임
SPC 그룹 비상 경영 돌입…오는 30일 다음 공판 준비 기일

[FETV=박지수 기자] 허영인 SPC그룹 회장이 지난 4월5일 구속된 뒤 47일이 지났다. 황재복 대표에 이어 허 회장까지 구속되면서 SPC그룹은 사실상 두달 가까이 경영공백 상태다. 경영진 부재로 SPC 그룹이 비상 경영 체제에 돌입한 가운데 이탈리아·미국·중동 등 해외 시장 공략에도 제동이 걸렸다. 미래 먹거리 확보를 위한 신사업 투자나 신기술 개발 프로그램도 올스톱이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PC그룹은 현재 경영진 공백 상태로 계열사 해외사업과 가맹점의 신규 서비스 등 전반적인 사업 계획에 차질이 생기는 등 업무가 마비된 상태다. 파리바게뜨 제빵기사들에게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탈퇴를 강요하도록 지시한 혐의로 구속기소 된 허 회장의 구속 기한은 오는 23일 만료된다. 법조계에서는 증거인멸 우려로 구속영장이 발부된 만큼 허 회장의 구속 기한이 또 한 번 연장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허 회장의 2차 공판 기일은 오는 30일 진행될 예정이다. 공판 준비 기일은 유무죄를 가리는 본격 재판에 앞서 쟁점과 증거를 정리하는 절차를 뜻한다. 허 회장은 2019년 7월부터 2022년 8월 SPC 자회사인 피비파트너즈(PB파트너즈) 조합원 총 570여 명을 상대로 민주노총 탈퇴를 종용하도록 지시한 혐의를 받고 지난 4월 5일 구속됐다.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3부(부장검사 임삼빈)는 지난 11일 허 회장의 구속 기한을 한 차례 연장한 바 있다. 허 회장은 파리바게뜨 제빵기사 민주노총 탈퇴 강요 사건 외에도 오는 24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 혐의에 대한 항소심 1차 공판을 앞두고 있다. 

 

허 회장까지 구속되면서 SPC그룹은 경영진 공백 사태를 맞았다. 이보다 앞서 허 회장 지시 아래 조직적으로 '노조 탈퇴 공작'에 가담한 황재복 SPC 대표 등 SPC 전·현직 임직원 18명을 비롯해 한국노총 소속 노조 위원장 등도 무더기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에 황 대표 역시 지난 3월 4일 먼저 구속기소 됐다. 같은 달 2일에는 강선희 SPC그룹 대표가 취임 1년 만에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났다. 당시 강 대표는 4월 총선을 앞두고 출마한 남편 김진모 충북 청주시 서원구 국민의힘 예비후보의 선거 운동을 돕기 위해 대표직을 내려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영진 부재로 비상이 걸린 건 해외사업이다. 허 회장은 지난 2015년 창립 70주년을 맞아 ‘그레이트 푸드 컴퍼니’를 목표로 해외 진출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이를 위해 오는 2030년까지 매출 20조원, 일자리 10만개를 비롯해 전 세계에 1만2000개 매장을 만들겠다는 장밋빛 청사진도 제시했다. SPC그룹은 허 회장의 글로벌 전략에 따라 2004년 중국을 시작으로 해외 시장에 진출하며 꾸준히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현재까지 미국·프랑스·영국·캐나다·싱가포르·베트남·캄보디아·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 등 11개국에 진출해 550여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허 회장은 지난달 24일 방한한 이탈리아 커피 브랜드 파스쿠찌의 최고 경영자(CEO)이자 창업주 3세인 마리오 파스쿠찌(Mario Pascucci)와 만나 ‘이탈리아 내 파리바게뜨 마스터 프랜차이즈’를 위한 MOU(업무협약)를 맺기도 했다. 해외사업 확장은 대규모 투자가 수반되고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최종 의사결정권자의 부재는 상당한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SPC그룹은 특히 파리바게뜨를 통해 해외 시장 공략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데 파리바게뜨를 운영하는 파리크라상의 전체 매출 중 해외 사업 매출 비중은 20%가 넘는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허 회장의 구속으로 의사결정이 좀 늦어질 수는 있지만 아예 올스톱되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