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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먹구구식 가산금리 여전...은행별로 최대 6%p 차이

금융당국 '투명성 강화' 공언에도 가산금리差 더 벌어져
대출조절 명목으로 고무줄 책정...소비자 부담 증가 우려

 

[FETV=권지현 기자] 신용 대출금리에 반영되는 가산금리가 은행별로 최대 6%포인트(p) 이상 차이가 나는 것으로 집계됐다. 가계 대출 증가세를 억제하라는 금융당국의 압박에 은행들이 주먹구구식으로 가산금리를 산정하다보니, 그 부담은 고스란히 고객들에게 전가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7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 3월 국내 17개 은행 중 가산금리(신규취급액·일반신용대출 기준)가 가장 높은 곳은 지방은행인 전북은행(7.82%), 가장 낮은 곳은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뱅크(1.81%)로 나타났다. 두 은행간 가산금리 격차는 6.01%p였다.

 

대출금리는 기준금리와 가산금리 등으로 구성된다. 이 중 가산금리에는 대출에 소요되는 각종 비용과 함께 은행들이 자체적으로 정하는 '목표 이익' 등 주관적으로 정하는 수치가 반영된다. 전북은행은 중·저신용자 고객을 겨냥한 대출자산 확대 전략을 폈고, 연내 코스피시장 입성이 목표인 케이뱅크는 가입자 수를 늘리기 위해 상대적으로 낮은 가산금리를 책정한 결과로 풀이된다. 

 

가산금리 격차는 3개월 새 더 벌어졌다. 지난 12월 기준 국내 17개 은행간 가산금리 차이는 최대 5.4%p였으나 1개 분기 만에 0.61%p가 확대됐다. 올해 3월 은행간 가산금리 격차(6.01%)는 지난해 3월 격차(6.84%p)보다 둔화한 수치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 직전인 2021년에는 은행간 약 4%p가량 차이가 벌어졌던 점을 감안하면 약 2년 만에 은행간 차이가 2%p 더 확장됐다. 

 

 

자금 조달 여건이나 고객군이 비슷한 5대 대형은행 간에도 가산금리 차이가 1%p 이상 벌어졌다. 지난 3월 기준 KB국민은행의 가산금리는 4.45%로 5곳 중 가장 높았으며, NH농협은행은 3.05%로 가장 낮았다. 두 은행간 차이는 1.4%p다. 전년 동기인 작년 3월에는 하나은행이 4.53%로 가장 높았던 반면 우리은행이 3.08%로 가장 낮았는데, 이때 격차는 1.45%p였다. 대형은행 간에도 꾸준히 1%p 넘게 가산금리 격차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금융 당국이 대출 가산금리 산정 체계를 정비하겠다고 밝힌 시점 보다도 은행 간 금리 차이가 더 벌어졌다. 일부 은행들이 가산금리 세부항목을 산정할 때 일관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이어지자, 2022년 7월 금융위원회는 앞으로 가산금리 항목 중 업무원가의 경우 은행들이 대출 종류·규모 등에 따라 차등화된 원가를 적용토록 하는 등 가산금리 산정의 투명성을 높이겠다고 공언했다. 이에 은행들은 당해 7월 신규취급한 대출부터 가산금리를 공개했는데, 당시 전북은행(7.12%)이 가장 높고 IBK기업은행(2.57%)이 가장 낮아 은행간 격차는 최대 4.55%p였다. 5대 은행의 경우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이 각각 4.05%, 2.91%로, 1.14%p 차이가 났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대출 억제 기조를 따라 경제성장률 목표 수준(약 2%)으로 대출 증가세를 조절하려다 보니 은행별로 가산금리에 차이가 나타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코로나 이전에도 금융당국이 대출 증가율을 둔화시키기 위해 가산금리 인상을 암묵적으로 용인해 몇몇 은행들이 금리를 올려 차이가 벌어졌는데, 당국의 가산금리 동향 주시에도 은행 대출 전략 등이 영향을 미치면서 은행간 금리 격차는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은행 관계자는 "가산금리 자체는 은행이 자율적으로 판단하는 것이기 때문에 절대적인 금리 수준을 두고 문제삼긴 어렵다"면서도 "다만 소비자들의 이자 부담이 늘어날 우려가 있어 신경쓸 수밖에 없는데, 실제 금융당국은 가산금리를 주먹구구식으로 운영한 은행들에 무더기로 경고를 주기도 했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2019년 5월, 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은행에 대출 가산금리 산정 체계에 대해 내부통제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경영 유의'를 통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