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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LG생건 vs 애경...‘펌핑치약' 상표권 소송전

'소금치약' 이어 '펌핑치약' 놓고 2라운드…소송전 비화

[FETV=박민지 기자] 생활용품업체 LG생활건강과 애경산업이 ‘펌핑(PUMPING) 치약’ 상표권을 두고 소송전을 벌인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LG생활건강은 최근 애경산업을 상대로 '펌핑치약' 상표에서 '펌핑'이라는 제품명을 사용을 하지 말라며 서울중앙지법에 부정경쟁행위금지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LG생활건강은 국내에서 가장 먼저 선보인 '펌핑치약'이 자사 고유의 상표라고 주장했다. 회사 관계자는 "제품을 출시한 지 5년이 지난 상태에서 다른 업체가 비슷한 제품을 내놓은 건 상표권을 해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LG생활건강은 2013년 7월 선보인 펌핑치약 3종이 5년 만에 1500만개 넘는 판매고를 올려 치약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고 강조했다. 펌핑치약은 짜지 않고 눌러 쓰는 펌프 타입이다. 감각적인 용기 디자인과 물을 묻히지 않고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 기존 치약과 다르다.

 

이 제품은 출시 후 국내뿐 아니라 중국, 홍콩, 대만 등 중화권에서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 연평균 351%의 신장률을 기록했다고 LG생활건강은 설명했다. LG생활건강은 2013년 7월 페리오를 시작으로 3개 브랜드에서 6가지 종류의 펌핑치약을 내놨다.

 

애경산업이 '펌핑치약'을 내놓은 건 올해 7월이다. 애경산업은 펌핑은 기능을 나타내는 것으로 독점권이 인정되지 않아 누구나 사용할 수 있다는 주장을 폈다.

 

LG생활건강은 '페리어 펌핑치약'으로도 상표를 등록하고서 '펌핑(PUMPING)'으로도 특허청에 상표 출원 재심사를 요청했다. 특허청 측은 "상표에선 기능이나 용도를 나타내는 표현은 식별력이 없다고 판단하지만, 심사 과정에서 다수 판매와 사용으로 식별력이 생겼다고 판단되면 독점 사용이 인정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 두 기업은 '귀족 소금' 치약을 두고도 신경전을 펼치고 있다. LG생활건강이 올해 3월 '히말라야 핑크솔트 담은 치약'을 출시하자 1개월 뒤 애경산업이 '2080 퓨어솔트 치약'을 선보이면서 치약 전쟁에 전운이 짙어졌다. 분홍빛의 히말라야 소금은 최고급 암염(바닷물이 증발해 광물로 남아 있는 소금)으로 '귀족 소금'으로도 불린다.

 

치약을 사이에 둔 양사의 신경전은 과거에도 불거진 적이 있다. LG생활건강이 2013년 '99세까지 28개의 건강한 치아를 갖자'는 내용이 담긴 '9928치약'을 출시하자 애경산업이 자사 제품 따라 하기가 아니냐며 각을 세우기도 했다.

 

애경산업은 1998년 '20개의 건강한 치아를 80세까지 유지하자'라는 뜻의 '2080치약'을 내놨다. 치약시장 점유율은 작년 기준 LG생활건강이 48.9%로 23.4%인 애경산업의 두 배를 웃돈다. 생활용품 매출 규모는 LG생활건강이 1조5804억원에 이르고 애경산업은 4000억원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생활용품 시장에선 다른 회사 제품을 모방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며 "출시 시점이 비슷한 경우처럼 의심은 되지만 물증이 없는 사례가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