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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라인의 역설?...JB금융 선택한 해외 큰 손, 왜

더캐피탈그룹, JB금융 첫 최대 해외투자자 올라...최근 지분 더 늘려
얼라인發 배당확대 기대·자본관리 영향..."'밸류업' 가장 부합하는 곳"

 

[FETV=권지현 기자] JB금융지주가 국내 지방금융지주 중 유일하게 글로벌 투자자를 주요 주주로 맞아 그 배경에 관심이 모인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31일 기준 JB금융지주의 '5% 이상 주주'에 더캐피탈그룹(The Capital Group Companies, Inc)이 이름을 올렸다. 통상 대주주로 불리는 '5% 이상 주주'는 한 기업에 유의미한 투자를 단행한 핵심 주주를 말한다. 운용자산이 3900조원에 달하는 미국 자산운용사인 더캐피탈그룹은 JB금융 지분 5.48%(1079만8733주)를 보유, 최대 해외투자자가 됐다.

 

앞서 JB금융은 지난 2015년 유상증자를 단행하면서 SPC(특수목적회사)인 주빌리아시아(Jubilee Asia B.V.), 싱완드홀딩(Singwand Holding Pte Ltd.), 아시아 얼터너티브즈 몰타 인베스터즈(Asia Alternatives Malta Investors Limited)로부터 각각 5% 이상 지분 투자를 신규 유치한 바 있다. 하지만 12월말 기준 글로벌 톱티어 자산운용사가 대주주로 이름을 올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작년 연초부터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이 JB금융에 주주환원 확대를 요구, 배당 확대 기대감을 높인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실제 더캐피탈그룹은 지난해 12월 31일 기준 KB·신한·하나·우리 등 4대 금융지주 가운데 하나금융 지분만 5% 이상(5.54%) 보유하고 있다. 특히 하나금융은 다른 3곳 보다 15년 이상 앞서 '중간배당'을 해왔다. 

 

JB금융은 상장 은행지주 7곳을 대상으로 작년과 올해 연초 2년 연속 중기 주주환원정책 도입·실행을 촉구하는 주주서한을 보낸 얼라인(14.04%)이 2대 주주로 있는 곳이다. 국내 금융지주 7곳은 얼라인의 요구를 반영해 배당성향을 35%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얼라인은 지난해 3월 JB금융에 연 7~8%의 위험가중자산(RWA·보유 중인 자산 유형별로 부실 가능성을 감안해 산출한 자산) 성장률이 지나치게 높다며 다른 은행지주 수준인 연 4% 수준으로 낮출 것을 요구한 바 있다. RWA 비중을 줄여 주주 배당을 더 확대하라는 뜻이다. JB금융은 "과도한 배당성향 확대가 장기적으로 기업 가치에 손해가 될 수 있다"고 선을 그었지만, 대형 금융지주의 분기배당 정례화 등 당시 주주환원 확대 움직임과 맞물리며 글로벌 투자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얼라인과 최대주주인 삼양사(14.61%) 등 JB금융 주요주주의 지분율이 법적 최대 한도인 15% 수준에 근접한 점도 배당 확대 기대감을 높인 것으로 분석된다. 비금융주력사는 지방금융지주사의 지분을 15%까지만 취득할 수 있는데, 자사주를 매입·소각하면 발행주식 총 수가 줄어 삼양사와 얼라인의 지분이 15%를 초과할 수 있기에 JB금융이 현금배당 중심의 주주환원 정책을 펼 것이란 관측이다. 

 

JB금융의 효율적인 자본 활용도 더캐피탈그룹의 투자를 이끌어냈을 가능성이 높다. 작년 말 JB금융의 ROE(자기자본이익률)는 12.1%로 은행권 최고 수준이다. 지난해 당기순이익(5860억원)이 1년 전보다 2.5% 줄었음에도 업계 최상위권 ROE를 기록했다. 덩치는 작아도 자본 관리가 잘 되고 있다는 뜻이다. 지난해 리딩금융을 차지한 KB금융(9.18%)보다 3%포인트가량 높다. JB금융 자산총계는 63.4조원(작년 말)으로 금융지주 7곳 중에서 가장 작다. 

 

최근 더캐피탈그룹은 JB금융 지분을 더 늘렸다. 지난달 공시에 따르면 약 2개월 새 6만5006주 늘린 1086만3739주를 보유, 지분율 5.57%를 나타냈다. 같은 기간 더캐피탈그룹은 하나금융 지분을 5.52%로 줄였다. 

 

설용진 SK증권 연구원은 "최근 추진되는 밸류업 프로그램이 자본 활용의 효율성 제고를 핵심으로 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JB금융지주는 이니셔티브(진취적인 계획)에 가장 부합하는 회사 중 하나라고 판단한다"면서 "2024년부터는 분기배당을 실시할 계획이며, 2023년 반기배당 수준의 배당을 1~3분기 중 지급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