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최명진 기자] 카카오 정신아호(號)가 출범했다. 카카오는 28일 제주도 카카오 본사에서 열린 정기 주주총회 및 이사회에서 정 대표를 정식 선임했다. 네이버 최수연 대표에 이어 IT 그룹 40대 여성 대표로 떠올랐다. 앞서 정 대표는 공식 취임 전부터 쇄신 태스크포스장과 CA협의체 공동의장을 맡아 그룹 차원의 변화와 혁신을 담당했다. 정 대표는 앞으로 AI 전담 조직을 신설해 ‘일상 속 AI’를 선도하는 한편, 책임과 권한이 명확한 조직 구조로 개편할 예정이다. 이에 정 대표를 위시한 신임·기존 임원진은 카카오의 책임 경영 강화 및 미래성장동력 확보가 급선무 숙제로 떠오른 상태다.
카카오는 ‘창사 이래 최대 위기’라는 평가가 나왔을 만큼 대내외 악재에 시달렸다. 이런 가운데 정 대표는 카카오의 구원투수로 발탁, 사령탑으로 첫 발을 내딛었다. 정 대표는 40대, 여성, 벤처 전문가라는 수식어가 붙은 인물로 급부상했다. 특히 카카오의 첫 여성 대표이자 첫 계열사 출신 그룹 대표라는 점에서 카카오 안팎에선 ‘파격 인사’라는 평가가 줄을 이었다. 같은 40대 여성 IT리더라는 점에서 네이버 최수연 대표의 행보와 비교될 정도다.
정 대표는 보스턴컨설팅그룹, 이베이 아시아태평양지역본부, 네이버를 거쳐 2014년 카카오벤처스에 합류했다. 2018년부터 카카오벤처스 대표를 맡아 모바일 플랫폼, 게임, 디지털 헬스케어 등 성장 잠재력이 높은 IT 스타트업을 발굴해 왔다. 그 결과 카카오벤처스 대표 재임 기간 동안 두나무, 당근마켓, 왓챠 등 140여개 스타트업에 투자해 한국 벤처 생태계 발전에 기여했다.
특히 카카오벤처스 대표 취임 후 약 1년간 수직적 조직문화, 사내 정치 등 악습을 타파하는 데 집중했다. 이는 정 대표가 취임 전부터 쇄신 태스크포스장과 CA협의체 공동의장을 맡아 그룹 차원의 변화와 혁신의 중심에 서는 원동력이 됐다. 실제로 카카오의 차기 대표로 내정된 후 가장 먼저 추진한 일이 임직원들과의 소통이었다. 이외에도 기업문화, AI 시대 카카오, 기술 이니셔티브, 사업 및 서비스 방향성, 거버넌스, 인사 제도, 일하는 방식 등 7개의 주제로 임직원들과의 ‘크루톡’을 진행했다. 약 1000명의 임직원들의 이야기들은 장 대표가 조직 쇄신 방향성 설계의 포석이 될 전망이다.
정 대표는 먼저, AI 기술 및 서비스를 집중 강화하기 위해 전사에 흩어져 있던 관련 팀들을 모아 AI 통합 조직을 꾸린다. 해당 조직 산하에는 다양한 생성형 AI 기반 서비스를 실험하는 다수의 조직을 만들어, 빠른 실행과 R&D 역량 강화를 도모한다. 카카오가 보유한 플랫폼 개발 경험에 최신 기술을 더해, ‘일상 속 AI’ 시대를 선도한다는 것이다.
정 대표는 또 급격히 성장한 사업 규모에 걸맞은 시스템 구축, 테크기업다운 빠르고 명확한 의사결정을 위해 조직 개편도 단행한다. 의사결정 단계를 간소화하고 조직 및 직책 구조를 단순화하여 책임과 권한을 명확히 하는 것이 핵심이다. 기존의 사업 및 목적별로 파편화되어 있던 기술 역량 또한 결집시킨다는 것이다. 다만 회사 안팎으로 불거진 '인사 쇄신'에 대한 불신은 해결해야 할 과제다. 앞서 스톡옵션 먹튀 논란이 있는 정규돈 전 카카오뱅크 최고기술책임자를 카카오 CTO로 선임하거나, 금융감독원이 해임을 권고한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이사의 연임 또한 논란이 되고 있다.
이에 정 대표는 책임 경영과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전문성을 갖춘 사내 외 이사를 신규 선임했다. 권대열 CA협의체 ESG위원장과 조석영 CA협의체 그룹준법경영실장이 신임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이에 앞으로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 선진적 거버넌스 체계 수립 및 윤리 경영에 전문성을 발휘할 예정이다. 정 대표는 “사내외의 기대와 주주의 눈높이에 맞는 혁신을 이루기 위해 쇄신 작업에 속도를 더하겠다"며, “카카오만이 할 수 있는 인공지능 기반 서비스 개발을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 또한 확보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