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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배터리, 中 위기의식 갖고 퍼스트무버 속도내야

[FETV=박제성 기자] “중국에 위기 의식을 갖고 퍼스트무버(선도자)로서 글로벌 배터리 시장을 주도해야 합니다.” 이 멘트는 작년부터 기자가 한국의 배터리업계를 향해 외치고 싶었던 주장이다. 그동안 K-배터리는 미국 보조금 등에 힘입어 글로벌 시장에서 기대 이상으로 선전했다.

 

그럼에도 일각에서는 K-배터리의 미래를 어둡게 보는 경향이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중국산 배터리 때문이다. 중국 CATL은 작년 9월께 10분 충전 으로 400Km를 주행하는 LFP(리튬, 철, 인산) 고성능 배터리를 선보였다. CATL의 LFP가 중국산 배터리는 가격은 저렴하지만 주행거리가 짧다는 '저가격 저품질'이란 편견을 송두리째 깨트린 것이다. 

 

K-배터리 입장에선 충격이 아닐 수 없다. 늦은 감은 있지만 한국 기업들도 프리미엄급 차세대 LFP 배터리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최근 카이스트에선 주행거리 900Km의 리튬메탈 배터리 개발이 한창이다. 이 배터리가 상용화되면 주행거리 경쟁에선 K-배터리에게 승산은 충분하다. 


문제는 가격이다. 고성능과 가성비를 장착한 중국산이 K-배터리를 지속적으로 위협할 게 뻔하기 때문이다. 배터리 원료 수급도 K-배터리가 풀어야한 숙제중 하나다. K-배터리 소재 원료의 경우 중국산 의존도가 매우 높은 게 현실이다. 배터리 원료의 탈중국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많다. 

 

K-배터리는 세계적 위상을 떨치고 있다. 이를 부정할 사람은 없다. 하지만 K-배터리가 초격차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선 아직 갈 길이 멀다. 사실 K배터리의 위력이 '찻잔속의 태풍'에 불과하다는 일각의 부정적 평가도 없지 않다. K-배터리는 미국의 IRA(인플레이션 감축법)이란 온실에 힘입어 글로벌 시장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하지만 K-배터리의 성장을 IRA에 기댈 순 없는 노릇이다. 

 

국내엔 K-배터리를 상징하는 국가대표급 기업들이 많다.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K-배터리 3총사가 대표적이다. 포스코퓨처엠, LG화학, 에코프로, 엘엔에프(L&F), 동화일레트로닉 등도 K-배터리의 글로벌 경쟁력을 뒷받침하는 든든한 상비군들이다. K배터리의 미래가 밝은 것도 이들이 있기 때문이다.

 

고성능 저가격을 앞세운 중국 배터리는 여전히 경계대상 1호다. 지금부터라도 중국 배터리를 압도하는 글로벌 경쟁력을 갖춰야한다. 다시 말하지만 중국 배터리는 K-배터리가 싸워서 이겨야할 최대 라이벌인 동시에 반드시 넘어야할 산이다. K-배터리의 퍼스트무버가 필요한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