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ETV=박제성 기자] 국내 배터리 기업들이 핵심소재에 들어가는 중국산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나섰다. 국내 배터리 기업들은 배터리 생산에 필요한 핵심 원료를 수입해 판매하는 전략을 펴고 있다. 다만 핵심 광물에 대한 중국산 의존도가 높아 글로벌 시장에서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다. 이를 타개하기 위한 국내 기업들은 탈(脫)중국을 선언하고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배터리업계에선 배터리 핵심 소재의 원료 수급망을 다변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현재 니켈은 인도네시아, 리튬은 호주, 코발트는 콩고가 전세계 매장량 수위를 차지하고 있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K-배터리가 중국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내세운 카드는 핵심 원료 수입국 다변화다. 현재 중국 수입 의존도는 통계로도 잘 드러난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배터리 5대 핵심원료인 리튬, 니켈, 코발트, 망간, 흑연 수입 중국 의존도를 보면 ▲리튬(수산화리튬 79.6%, 산화리튬 99.7%) ▲니켈(수산화니켈 99%) ▲코발트(수산화코발트 75%, 산화코발트 72.2% 황산코발트 100%) ▲망간(이산화망간 73.2%, 황산망간 64.2%) ▲흑연(천연흑연 97.2%, 인조흑연 95.3%) 등으로 나타났다.
국내 배터리 기업들의 배터리 핵심 소재 중국 의존도 역시 상당히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K-배터리를 대표하는 LG에너지솔션을 비롯해 삼성SDI, SK온 등이 대부분 중국산에 의존하고 있다. 또 배터리 소재 기업인 포스코퓨처엠, 에코프로, L&F(엘엔에프), LG화학 등도 비슷한 상황이다. 이들은 글로벌 배터리 사업의 밸류체인(공급망 구축)을 놓고 중국 기업들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상황이다.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현재까지 중국은 전세계 배터리 셀 생산중 75%를 차지하고 있다. 또 배터리 핵심 소재인 양극재, 음극재 등도 중국이 전세계 생산의 70% 이상을 점유했다. 이런 가운데 현재 한국의 글로벌 배터리 시장 현주소를 살펴보면 여전히 갈 길이 멀다. 2022년 양극재 세계 시장 점유율율을 살펴보면 에코프로가 7%다. LG화학 5%, L&F가 4% 씩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한국 배터리 산업도 강점은 있다. NCMA(니켈, 코발트, 망간, 알류미늄) 기반에 더해 리튬을 더한 삼원계 양극재는 한국이 최대 수출국이다. 전 세계 수출의 76.8%를 차지하고 있다. 한국은 배터리 셀 부문에서도 글로벌 기업을 보유하고 있다. 배터리 셀 생산의 시장점유율을 보면 중국 기업이 전체의 62.6%를 차지하지만 한국 기업도 23.8%로 두 번째로 비중이 높다. LG 에너지솔루션, 삼성 SDI, SK온 등 국내 기업이 세계 10대 기업에 포함돼 있기도 하다.
다만 수출국가 다변화는 과제로 꼽힌다. K-배터리의 경우 주로 수출국가가 미국 등 소수 국가에 편중돼 있는 상황이다. 김경훈 대한상공회의소 SGI(지속성장이니셔티브) 연구위원은 “한국은 수출이 소수 국가에 집중됨에 따라 다양한 국가들과 거래하는 중국, 미국, 독일, 프랑스 등에 비해 공급망에서의 위상이 낮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