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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에너지


[2024 CEO열전] SK이노베이션 박상규 사장, '에너지·화학' 두마리 토끼 잡는다

SK네트웍스, 워커힐, SK이노베이션 등 SK 계열사 사업 두루 경험
작년까지 SK엔무브에서 윤활기유업 호성적...최태원 회장 신뢰
모회사인 SK이노베이션 CEO 승진…배터리 사업, 정유사업 박차

 

[FETV=박제성 기자] 올해 SK이노베이션의 CEO로 박상규 사장이 전격 등판했다. SK그룹 총수인 최태원 회장이 SK이노베이션의 글로벌 도약을 위한 최적의 사령탑으로 박 사장을 선택한 셈이다. SK이노베이션의 계열사인 SK엔무브의 호성적을 이끈 전임 최고경영자(CEO)라는 점이 최 회장의 선택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박 사장이 진두지휘했던 SK엔무브는 글로벌 넘버원 윤활기유 사업을 전개하는 기업이다. 

 

SK이노베이션의 사령탑인 박 사장은 1964년생으로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SK 신입사원을 거쳐 CEO자리에 오르는 등 정통파 SK맨이다. 그는 SK그룹내 지주사인 SK 투자회사관리실 기획임원을 비롯해 SK네트웍스 대표, SK엔무브 대표 겸 수펙스추구협의회 인재육성위원장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 수펙스추구협의회는 SK그룹 내 최고의사결정기관 역할을 맡고 있다.

 

정통파 SK맨인 박 사장에게 SK이노베이션은 경영능력 시험대나 마찬가지다. SK이노베이션의 지난해 성적표가 썩 만족스럽지 않기 때문이다. 사실상 박 사장 입장에선 SK이노베이션의 구원투수로 등판한 모양새다. SK이노베이션이 지난해 매출은 77조2885억원, 영업이익은 1조903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대비 각각 7684억원, 영업이익은 2조134억원 감소한 금액이다.

 

올해 초 박 사장이 가장 강조한 키워드는 체질개선(실적개선 모색)과 포트폴리오(사업다각화) 등이다. 이러한 부분을 강조하는 이유는 특별하다. 지난해 SK이노베이션의 정유부문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2조5000억원 넘게 감소하는 등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기 때문이다.

 

이뿐 아니다. SK이노베이션은 여기에 더해 주력 사업중 하나인 배터리 부문도 실적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다. 물론 배터리 사업의 경우 2023년 영업손실 5818억원으로 전년대비 적자폭을 절반 가량 줄이는데 성공했다. 적자폭을 대폭 줄이는 성과를 거뒀지만 흑자전환이 아쉬운 상황이다. 박 사장이 올해 경영전략에서 배터리사업 경영수지 개선에 주목하는 가장 큰 이유다. 

 

배터리 업계에선 올해도 배터리 사업의 흑자전환이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올해 배터리 사업의 최대 승부처는 미국이다. 올해 글로벌 경영환경이 녹록치 않을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서도 박 사장은 그 어느 때보다 공격적인 투자를 펼칠 것으로 보인다. SK이노베이션은 올해 공장 증설을 위해 9조원 상당을 투자할 계획이다. 이중 배터리 및 배터리소재 분야에 7조5000억원을 집중 투입한다는 게 박 사장의 각오다. 

 

박 사장은 올해도 미국 IRA(인플레이션 감축법)에 따른 AMPC(첨단제조세액공제법)를 통해 보조금 혜택을 확대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부터 미국 조지아주 2공장을 가동중이다. SK이노베이션은 미국 조지아주 1,2공장에서 연간 22GWh 규모의 배터리를 생산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 입장에서 무척 다행스러운 대목도 있다. 올해 2월부터 정유사업에 긍정적 시그널이 잇따른다는 점이다. 국내 기름값이 상승 구간에 들어서면서 SK이노베이션의 정유사업 실적개선이 예고되는 등 청신호가 켜졌다. 이는 국제유가가 상승해 덩달아 정제마진이 상승세를 보이기 때문이다.

 

정제마진은 생산 및 유통관련 비용 등을 차감한 순수 마진을 의미한다. 이같은 긍정적 흐름은 박 사장이 지휘봉을 잡은 SK이노베이션의 정유사업에 유리한 환경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2월 둘째 주 기준 싱가포르 평균 복합 정제마진은 배럴당 15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작년 평균 3분기 7.5달러, 4분기 4.1달러와 비교해 2~3배 넘게 상승 추세이다. 

 

지난해 SK이노베이션의 화학사업도 기대 이상의 수익을 거뒀다. 지난해 화학부문 영업이익은 5165억원이다. 이는 전년 1271억원보다 4배 이상 급증한 금액이다. 중국내 화학공장 증설 및 확장 등이 녹록치 않은 환경에서 거둔 눈부신 성과다. 박 사장은 올해 사업다각화의 가속패달을 힘차게 밟을 예정이다. 박 사장은 우선 자회사인 SK엔무브를 통해 전기차용 윤활유와 데이터센터용 액침냉각시스템에 사활을 걸 생각이다. 박 사장은 전기차용 윤활유 사업을 “2040년까지 54조원 글로벌 시장규모에서 톱티어(일류)로 도약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힌 바 있다.

 

SK이노베이션은 물류사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지난 1월 지분 100% 자회사 SK엔텀을 출범시켰다. SK엔텀은 SK에너지의 인적분할로 만들어진 게 특징이다. SK에너지도 지난해 11월 10일 이사회에서 원유운영, 해상출하 조직을 인적분할해 신설 법인을 설립하는 안건을 의결했다.이에 따라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는 기존 8개에서 9개로 늘었다. SK이노베이션은 자회사가 늘어난 만큼 올해 할일이 많다. 그리고 풀어야할 과제가 많고 달성해야 할 목표도 높다. SK이노베이션의 지휘봉을 잡은 박 사장이 새해 벽두부터 구두끈을 바짝 조여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