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광화문 교보생명 본사. [사진 교보생명]](http://www.fetv.co.kr/data/photos/20240206/art_17076515155272_e54522.jpg)
[FETV=장기영 기자] 11년 연속 적자에 시달리고 있는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이하 라이프플래닛)이 모회사 교보생명에 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요청했다가 이틀 만에 철회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교보생명은 라이프플래닛에 대한 투자가 적정한지 면밀히 검토한 뒤 유상증자 참여 여부를 결정하겠다며 신중한 입장이다.
1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라이프플래닛은 지난 6일 이사회를 열어 보통주 신주 4000만주를 주당 5000원씩 총 2000억에 발행하는 구주주 유상증자를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라이프플래닛은 교보생명이 지분 100%를 보유한 국내 최초의 인터넷 전업 생명보험 자회사다.
라이프플래닛은 유상증자 결정 당시 청약일은 2월 13일, 납입일은 2월 20일로 못 박았다. 유상증자는 이 같은 일정에 따라 일사천리로 이뤄지는 듯 보였다.
그러나 라이프플래닛은 불과 이틀 뒤인 8일 다시 이사회를 열어 유상증자를 철회하기로 결정했다.
라이프플래닛은 “계획 일정 내 증자 진행이 어렵다고 판단돼 유상증자 결정을 철회했다”고 철회 사유를 밝혔다.
이번 유상증자 결정 번복은 증자 참여 여부와 일정에 대한 라이프플래닛과 교보생명간 논의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은 데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교보생명은 지난달 30일 라이프플래닛이 개최한 임시 주주총회에서 자본금 증액과 관련한 정관 개정안에 찬성 의결권을 행사했으나, 라이프플래닛이 정한 일정대로 유상증자에 참여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유상증자 대금 납입 등 추가적으로 협의해야 할 사인이 있어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교보생명은 유상증자 참여 관련 검토 결과에 따른 불참 가능성까지 열어두며 신중한 태도를 나타냈다.
같은 관계자는 “라이프플래닛의 사업 계획과 투자 적정성 등을 면밀히 검토해 유상증자 참여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 본사. [사진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http://www.fetv.co.kr/data/photos/20240206/art_17076515323834_da9819.jpg)
당초 라이프플래닛은 교보생명으로부터 2000억원의 유상증자 대금을 받아 운영자금으로 활용할 계획이었다.
라이프플래닛은 2013년 설립 이후 지난해까지 11년 연속 100억~200억원대 순손실을 기록하며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가장 최근인 지난해 1~3분기(1~9월) 당기순손실은 128억원이다. 이는 2022년 연간 당기순손실 139억원과 비슷한 규모다.
이에 따라 라이프플래닛은 지난해 12월 김영석 전 SK바이오사이언스 전략기획실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해 경영 전반에 걸친 혁신을 추진하고 있다. 김 대표는 라이프플래닛의 3대 대표이사이자, 처음으로 교보생명 밖에서 영입한 외부 출신 대표이사다.
김 대표는 취임 당시 “국내 최초 디지털 보험사로서의 자긍심을 갖고 최고 수준의 보장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누구나 쉽고 편리하게 필요한 보험을 합리적 가격에 가입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