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ETV=박제성 기자] SK이노베이션의 박상규 사장이 취임 첫 해 혹독한 신고식을 치뤘다. 지난해 경영실적이 공개된 가운데 글로벌 화학·에너지 사업 환경이 녹록치 않음을 실감했기 때문이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정제마진 감소로 경영실적이 신통치 않았다. 물론 작년 실적은 전임자인 김준 부회장의 몫이다. 하지만 박 사장 취임후 처음 손에 쥔 성적표란 점에서 입맛이 개운치 않은 게 사실이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매출 77조2885억원, 영업이익 1조9039억원을 거뒀다. 이는 전년 동기대비 각각 3598억원, 1조4905억원 감소한 금액이다. 특히 작년 실적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 대목은 정유사업이다. 정유사업부문 영업이익은 8109억원으로 전년대비 2조5800억원이상 감소했다.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정제마진 급감이 주된 원인이다. 윤활유사업 영업이익도 700억원 이상 줄어든 9978억원을 기록했다.
배터리사업은 지난해 5818억원 가량의 영업손실 냈다. 하지만 손실액은 전년보다 절반 수준으로 개선됐다. 배터리업계에선 올해 작자 탈출은 쉽지 않을 것이란 어두운 관측을 내놓고 있다. 전문가들이 전망하는 흑자전환 시점은 2025년이다.
반면 석유화학 사업은 선방했다는 평가다. 작년 석유화학 사업의 영업이익은 5165억원으로 전년(1271억원) 대비 4배이상 증가했다. 중국의 화학 공장 증설 및 확장으로 녹록치 않은 환경에서도 눈부신 성과로 업계는 평가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올해 설비 투자에 힘을 쏟겠다는 각오다. 박상규 사장은 올해 9조원 규모의 캐팩스(공장 설비증설) 투자를 준비하고 있다 이중 배터리(소재) 분야에 7조5000억원을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이같은 투자방침은 6일 열린 SK이노베이션 컨퍼런스콜(IR)에서도 공개됐다. SK이노베이션 자회사인 SK온도 덩달아 설비투자를 확대한다.
박정아 SK온 글로벌협력 담당 부사장은 "당사는 이러한 장기적 시장 상황을 바탕으로 지속적인 매출 및 수익성 성장세를 이어나가도록 하겠다"며 "하반기 재고 소진에 따른 출하량 증가, 낮은 메탈가 유지로 인한 배터리 가격 하락, 기준금리 하락 전망으로 인한 오토론 금리 하락, EV(전기차) 신차 라인업 확대 등을 통해 투자량 회복하며 실적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