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으로 인구의 '고령화'가 급속히 진전됨에 따라 고령화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으로 보고 있어 이에 대한 정부, 학계, 기업 등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고령화는 세계 전체의 문제이며 현재 고령화의 선두를 달리고 있는 국가는 이웃 일본이지만 우리나라를 비롯해 아시아 각국의 고령화도 현저해 일본을 뛰어넘는 속도로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다. 이 때문에 가까운 장래에 고령화가 경제 성장률이나 소득수준 등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 관심의 초점이 모아지고 있다. 그러면 이러한 인구구조 변화는 경제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 것인가.
첫째, '노동량'을 통해 경제성장률에 미칠 영향이다. '생산연령인구'의 감소가 노동량을 저하시키는 효과를 알보자. 대부분의 아시아 주요 국가는 향후 30년 사이 생산연령인구가 감소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그에 따라서 '노동량' 통해 경제 성장률에 미치는 기여 부분도 대부분의 국가에서 마이너스(-)로 전환될 것이다.
둘째, '자본량'을 통해 경제성장률에 미칠 영향이다. 생산연령인구 비율의 감소가 '자본량'에 미칠 영향을 보자. '자본량'이 성장률에 미치는 규모는 국가에 따라 다양할 수 있지만 총체적으로 보면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그 효과가 감소해 나가는 경향을 보인다. 특히 한국, 일본, 대만에서는 장래에 마이너스로 바뀔 것이다. 단기적으로는 '저출산' 효과로 인해 자녀에게 드는 비용을 저축으로 충당 가능한 '자본량'이 늘기 때문에 성장이 촉진된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저출산의 영향으로 새로운 노동시장에 진입하는 인구가 줄어든다. 고령자에 비해 노동자가 줄어들기 때문에 저축을 헐어 쓰는 일이 많아져 '자본량'의 축적이 이루어지지 않고 경제성장에 부정적 영향이 강해질 것이다.
셋째, 장기적인 '경제성장률'에 미칠 영향이다. 아시아 신흥국가의 성장률은 저하되고 있다. 이는 저출산, 고령화가 진전되어 노동자 수 증가가 둔화되기 때문에 한 사람 당 매년 같은 생산량을 유지하더라고 지금까지와 같은 성장률을 유지해 가는 것이 어렵게 됨을 의미한다.
특히 인구 대비로 볼 때 노동자가 줄어드는 한국이나 일본, 대만 등은 마이너스 성장으로 빠져들기 쉽다. 다만 국가나 지역의 풍족함을 생각하는 데 있어서는 1인당 소득수준이 정확하게 상승하고 있는 가의 문제가 보다 중요할 것이다. 인구가 감소하는 중에는 국가나 지역 전체의 성장률이 감소하더라도 1인당 소득은 향상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하기에 장래 1인당 국내 총생산량(GDP) 전망을 볼 필요가 있다.
넷째, '1인당 GDP'에 미칠 영향과 그 의미이다. 아시아 신흥국가의 1인당 GDP 수준에 대해 일본의 GDP(약 4만 달러)와 비교에서 생각해 보면 한국이나 대만의 1인당 GDP는 2030년대 중반 경에 이 수준에 달할 것이다. 그 후 말레이시아가 2050년대에 4만 달러에 달할 것이다. 고령화가 크게 진전된 일본은 1인당 GDP가 제자리걸음에 부딪치고 있다. 2010년대 초반까지는 순조롭게 1인당 GDP를 증가시켜 왔으나, 고령화로 인해 소득을 창출하는 노동력이 저하되는 반면에 소득의 분배대상이 되는 고령자는 증가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1인당으로 계산한 경우 GDP는 증가하기 어렵게 된다.
한편 한국이나 대만의 1인당 소득수준은 약 10년 사이에 일본과 같아질 것이며, 중국이나 말레이시아에서도 순조롭게 소득수준이 상승해 풍족해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낙관적이지는 않을 것이다. 한국이나 대만, 중국에서는 급속히 노령인구비율이 높아질 것이며, 말레이시아도 이들 국가 정도는 아니더라도 고령화가 진전될 것이다. 따라서 동북아시아 국가들도 일본처럼 고령화 문제가 현재화 될 것으로 보인다.
1인당 GDP가 낮아 소득수준의 신장에 어려움을 겪는 고령자 층이 일정 수를 넘게 되면 '사회보장제도' 구축도 어려울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소득수준이 답보상태인 국가에서는 고령사회에서도 성장유지가 필수적인 과제이다. 이러한 과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는 근본문제인 '저출산'을 멈추게 하는 것이다. 즉 출생율의 개선일 것이다. 따라서 사회에 진출하는 여성이 '출산'과 '육아'를 쉽게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긴급한 과제가 되고 있다.
김형기 연세대 경제대학원 겸임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