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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주의 금융인] 3월 '개신창래' 이룰까, 황병우 대구은행장

 

[FETV=권지현 기자] "미래를 예측하는 가장 정확한 방법은 미래를 직접 그리는 것이므로, 최초의 지방은행으로 DGB대구은행이 시작한 것처럼 개신창래(開新創來)의 마음으로 새로운 길을 열어 최고의 미래를 직접 그려 나가자" (지난 12일 황병우 DGB대구은행장, 2024년 상반기 경영전략회의에서) 

 

금융당국이 지난달 31일 정례회의에서 지방은행의 시중은행 인가를 위한 심사 기준을 의결, DGB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 추진에 본격 속도가 붙었다. 32년 만의 시중은행 탄생으로, 이르면 올해 3월 내에 인가가 나올 것이란 전망이다. 지방은행이 시중은행으로 탈바꿈하는 첫 사례다. 

 

과정과 결과 모두 역사적인 만큼 금융권의 관심은 대구은행 수장인 황병우 행장에게로 쏠리고 있다. 황 행장은 DGB금융그룹 전체 순익의 약 82%를 책임지는 은행 계열사 최고경영자(CEO)이면서, 취임 1년 만에 대구은행의 전국은행 전환 과정을 감당해 내야 하는 중책을 맡고 있다.  

 

◇ 지방은행 최초 기업컨설팅 도입..."시중은행 전환으로 새 길 열자"  

 

황병우 행장은 1967년생으로, 은행권 젊은 CEO다. 세대교체라던 이재근(66년생) KB국민은행장보다도 젊다. 대구 성광고, 경북대 경제학과 및 동 대학원에서 석·박사 학위를 취득한 경제·경영 전문가다. 1998년 대구은행에 입행해 영업점장, 은행장 비서실장 등을 지냈다. DGB금융지주 임원 승진 후에는 그룹 인수합병(M&A)을 총괄하며 하이투자파트너스와 뉴지스탁 편입에 공을 세웠다. 지난해 1월 4일 공식 취임했다. 

 

황 행장은 지방은행 최초로 기업 경영컨설팅을 도입해 주목받기 시작했다. 대구은행 경제연구소에서 지역 경제와 금융시장을 연구한 그는 2012년부터는 경영컨설팅센터장으로서 300개가 넘는 기업·단체에 대한 경영 솔루션을 이끌었다. 지역 기업 활성화를 돕고 새로운 영업 방법을 고안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취임 1년도 채 지나지 않아 '전국은행 도전'이라는 대사(大事)를 치르게 된 그는 '각오' '의지' 등을 공식적으로 드러낸 적이 없다. 하지만 올해 들어 기조가 달라졌다. 지난 12일 열린 2024년 상반기 경영전략회의에서 황 행장은 "지금은 시중은행 전환을 앞두고 경영 역량의 결집이 필요한 순간"이라며 '새로운 길을 열어 미래를 창조한다'는 뜻의 '개신창래(開新創來)'를 임직원에 제시, 전환 성공을 위한 선명하고도 차별성 있는 전략을 주문했다.  

 

 

◇ 3월, 회장·행장 '두 토끼' 잡을까...DGB금융 차기 수장 유력 후보

 

3월은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이 마무리 될 시점으로 알려진 시기이기도 하면서, DGB금융그룹 회장이 바뀌는 시점이기도 하다. 6년간 DGB금융을 이끈 김태오 회장은 지난달 12일, "그룹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어갈 수 있는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할 때"라며 회장후보추천위원회에 용퇴 의사를 밝혔다. 그의 임기는 오는 3월까지로, DGB금융 회추위는 지난달 19일 차기 회장 1차 후보군을 선정한 데 이어 현재 이달 중으로 최종 후보자를 발표하기 위한 작업에 한창이다.  

 

황 행장은 유력 회장 후보로 꼽힌다. 대구은행이 전국구 은행으로 탈바꿈하는 시점과 그룹 회장 교체가 맞물리는 중차대한 3월, 내부 사정을 잘 알고 있는 그가 그룹과 은행의 전환기를 잘 맞이해 나갈 것이란 목소리가 높다. 지배구조 측면에서도 나쁠 것이 없다. 김 회장은 금융권 최초로 CEO 승계 프로그램을 도입해 이목을 끌었는데, 그의 옆에서 프로그램 안착에 힘을 실은 이가 황 행장이다. DGB금융이 체계적인 인사 시스템을 갖춰야 할 필요성을 절감한 그가 차기 회장에 낙점된다면 그룹의 지배구조 개선 작업에 더욱 속도가 붙을 수 있다. 

 

다만 금융당국이 내부 출신 중심으로 경영 승계 작업이 이뤄지는 것에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친 점은 변수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해 말 DGB금융의 회장 선임 절차와 관련해 "현재 회장이나 행장 등 유리한 지위에 있는 사람의 들러리 형태로 선임 절차를 진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지적한 바 있다. 만일 황 행장이 회장이 된다면 한시적으로 행장을 겸직해야 할 수도 있다. DGB금융은 통상 2년에 걸쳐 은행장 육성·평가 절차를 진행하는데 황 행장 취임 후 이제 만 1년이 지났다. 앞서 김 회장도 2019년 1월~2020년 10월 대구은행장을 겸직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