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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특수 노리나...신한-하나은행이 불붙인 '조각투자' 경쟁

은행권, 토큰증권 연계 서비스 잇달아 선봬...상품 종류 등 저변 확대 노려
하나 '최초', 신한 '서비스 확장' 선점..."상반기, 장외시장서 토큰증권 부각"

 

[FETV=권지현 기자] "은행의 기존 미술품 조각투자 연계 서비스가 가상계좌를 통한 예치금 '입금'에 초점을 둔 것이라면, 이번 서비스는 고객 맞춤형 예치금 '관리'까지 한 발 더 나아간 것입니다."

 

연말연초 시중 은행들이 잇달아 조각투자 시장에 발을 담그면서 올해 연계 서비스 선점을 향한 뜨거운 경쟁을 예고했다. 지난해 가을 '부동산' '음원' 정도이던 은행권 조각투자 상품 범위가 올해 초 미술품으로도 확장, 3개월 만에 외연이 넓어졌다. 이에 서비스도 세분화되고 있다. 다양한 기초자산 기반의 조각투자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올해 은행들의 토큰증권 관련 서비스도 눈에 띄게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신한은행은 지난 23일 미술품 조각투자 플랫폼 전문 기업 '열매컴퍼니'와 손잡고 토큰증권 예치금 관리 사업을 함께 추진하기로 했다. 토큰증권(ST)은 쉽게 말하면 '블록체인 버전의 주식'이다. 부동산, 음원, 미술품, 한우 등 실물 자산이나 채권 등 금융자산을 블록체인 분산원장 원리를 기반으로 잘게 쪼개 발행한 가상자산이다. 투자자의 권리 보호가 가능한 블록체인형 증권으로, 주식처럼 배당과 이자, 의결권, 지분 등을 받는다. 

 

2016년 설립된 열매컴퍼니는 국내 최초 미술품 공동구매 플랫폼 '아트앤가이드'를 운영하고 있다. 국내 1호 투자계약증권 승인 기업으로, 신한은행이 토큰증권 관련 서비스 진출을 위해 아트앤가이드에 먼저 손을 내밀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누가 먼저라기보다 서로 니즈가 있었다"면서 "은행 디지털 사업부와 열매컴퍼니가 소통 중인 상황에서 자연스레 업무협약으로 이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열매컴퍼니와 '조각투자 청약 프로세스' '맞춤형 예치금 관리' '실명 계좌 연동' 등에서 협력하기로 했다. 특히 예치금 관리 서비스에 방점을 뒀다.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뱅크도 지난 연말, 열매컴퍼니와 함께 일본 유명 작가 쿠사마 야요이(Kusama Yayoi)의 대표 작품인 '호박(Pumpkin)'을 대상으로 청약금 납입이 가능한 가상계좌 제공 서비스를 진행한 바 있다. 신한은행의 이번 진출로 예치금 '관리'까지 서비스가 확장된 셈이다.

 

앞서 하나은행도 지난해 10월, 대형 시중은행 중 처음으로 부동산·음원 조각투자 연계 서비스를 선보였다. 이를 위해 부동산 조각투자 플랫폼 '소유'를 운영하고 있는 핀테크 기업 '루센트블록', 세계 최초 음악 수익증권 조각투자 플랫폼 '뮤직카우'를 접촉했다. 모바일 앱 하나원큐를 통해 고객들이 부동산·음원 조각투자 신규 공모 소식을 빠르게 접할 수 있도록 했으며, 해당 상품을 판매하는 조각투자사로도 쉽게 접속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은행들의 조각투자 연계 서비스를 활용하면 증권사 계좌를 따로 만들지 않아도 된다. 대형은행들은 이점을 공략하고 있다. 케이뱅크의 경우 신한은행보다 먼저 열매컴퍼니와 손잡았으나, 자사 계좌가 아닌 '010가상계좌'를 제공했었다. 신한은행은 미술품 조각투자 예치금을 넣으려는 고객이 신한은행 계좌를 이용토록 하고, 계좌가 없을 경우 만들도록 유도한다. 하나은행은 그룹이 루센트블록, 뮤직카우와 '계좌관리' 부문에서 긴밀한 협업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은행들은 계좌를 개설, 이용하는 고객이 많아질수록 이들을 통해 자산관리 관련 상품·서비스를 판매하고 수익을 얻는 데 유리해진다. 실제 신한은행은 이번에 열매컴퍼니와 '계좌 제공'에 만족하지 않고 '마이데이터를 통한 자산 조회' 분야에서도 협력하기로 했다. 하나은행은 그룹이 루센트블록, 뮤직카우와 신탁 상품에서도 협업을 맺은 만큼, 금융권 최초로 미술품 신탁 상품을 선보인 경험을 살려 새로운 투자 서비스를 내놓을 가능성이 높다. 

 

이런 가운데 올해 상반기 본격적인 토큰증권 시대가 도래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었어 디지털 신사업을 추진하려는 대형은행과 '높은 디지털 흡수력'으로 발빠르게 토큰증권 시장에 진입하려는 인터넷은행들의 움직임이 더 활발해 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금융위원회는 작년 12월 한국거래소의 'KRX 신종증권 시장 개설'을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했다. 이에 금융권은 올 상반기 내 부동산, 미술품 등 다양한 신종증권이 신설된 장내시장에서 거래되고, 이와 맞물려 토큰증권 또한 장외시장에서 부각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향후 미술품뿐만 아니라 부동산·컨텐츠 등의 다양한 기초자산 기반의 조각투자 기업들을 대상으로 토큰증권 맞춤형 예치금 관리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겠다"고 했으며, 하나은행 관계자는 "부동산·음원 외에도 미술품·한우 등 안정적인 투자자 보호 기반을 갖춘 조각투자사를 추가로 연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