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ETV=박제성 기자] 작년 하반기 이어 올해도 전기차 수요 둔화로 배터리 시장 불황이 우려되는 가운데 LG화학 신학철 부회장이 올해도 배터리소재 사업 강화를 예고하고 나서 주목된다.
신 부회장은 최근 스위스 다보스 경제포럼(WEF)에서 참석한 자리에서 “올해 배터리 산업이 최대 25% 성장할 것”이라며 “사람들이 약간의 둔화에 대해 말하고 있지만, 이들 산업(양극재, 분리막, 첨가제 생산)은 여전히 비약적으로 성장하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앞서 배터리업계에선 올해도 전기차 수요둔화 현상이 일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에 따르면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전기차 구매부담 증가, 전기차 보조금 축소 등으로 빠르게 성장했던 전기차 판매가 둔화되는 추세다. 문제는 핵심국가인 미국을 비롯해 한국에서 수요가 기대치에 미치지 못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는 점이다.
EV볼륨에 따르면 글로벌 전기차 시장 점유율에서 미국이 12%를 차지하고 있다. LG화학 등 한국의 배터리 기업 입장에선 미국 시장이 배터리 사업의 향배를 가늠하는 절대적인 가늠자나 마찬가지다. 또 국내의 1% 점유율은 한국 국민들이 소비하는 전기차여서 무시할 수 없는 점유율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 부회장은 위기를 기회를 만들겠다며 공격 경영의 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 그는 어려울수록 장기적인 관점에서 전략적으로 투자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글로벌 경제 성장률, 중국의 수요 측면에서 시장 상황이 그리 밝진 않지만 이런 시기에 투자해야 한다는 생각한다”면서 “석유화학 사업이든, 배터리 사업이든 장기적인 측면에서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고 소신을 밝혔다.
LG화학은 전기차 수요 둔화 타개책으로 올해도 미국 등 북미 시장을 중심으로 배터리 핵심 소재인 양극재(전압크기 및 출력크기 결정) 사업에 총력을 경주하고 있다. LG화학은 VIP 고객사인 테슬라, GM(제네럴 모터스) 등의 배터리 공급이 핵심 사업인데 자회사인 LG에너지솔루션과 호흡을 맞추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최종 배터리 제품을 만들어 테슬라, GM 등에 공급한다. 이 때 모회사인 LG화학은 배터리 제작에 필요한 양극재를 LG에너지솔루션에 공급한다.
신 부회장은 작년 전기차 수요 둔화 움직임에도 북미 시장에 총력전을 펼친 결과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 전체 실적 전망치(컨센서스)를 보면 알 수 있다. 애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G화학의 지난해 매출 55조2498억원, 영업이익 2조5292억원으로 전망된다. 이는 2022년 대비 매출은 2.8%, 영업이익은 15.57%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신 부회장은 지난해 선방에 가까운 실적을 바탕으로 올해도 양극재 사업에 대해 직진 전략을 고수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미국 테네시주 클락스빌에서 2조원 규모의 북미 최대 양극재 공장 착공에 들어갔다. 1단계 공장이 완공될 경우 전기차 약 60만분(연 6만톤)의 배터리를 만들 수 있는 연간 6만t 규모의 생산을 할 수 있다. 상황에 따라 증설을 통해 총 12만t(120만대분)까지 생산 규모를 늘릴 방침이다.
한편 올해 전기차 수요가 반등하려면 미국발(發) 테슬라와 중국과 유럽발 등의 글로벌 이슈에 대한 해소가 중요하다. 작년부터 삼성증권은 이러한 관측을 했다. 삼성증권은 “전기차 수요 둔화 우려는 작년초에 시작된 테슬라발 가격 인하가 업종 전반으로 확산되면서 전기차 수익성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더해 “중국과 유럽의 전기차 성장은 가격경쟁까지 이어진 점도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