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서울 중구 을지로 IBK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시무식에서 김성태 행장이 신년사를 전하는 모습. [사진 FETV DB] ](http://www.fetv.co.kr/data/photos/20240103/art_17053112889869_147a2b.jpg)
[FETV=권지현 기자] 취임 2년 차를 맞은 김성태 IBK기업은행장이 올해 수수료이익을 끌어올릴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기업은행은 지난 9월 말 역대 최대 순익을 달성하고도 수수료이익은 2년 연속 줄어들었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업은행은 전날 조직개편을 단행, 신탁·글로벌IB(투자은행) 등 비이자 부문 강화를 위한 조직을 새로 만들었다. 국내 대형 은행들이 올해 상반기 조직개편 키워드로 '상생' '디지털'을 내세웠지만, 기업은행은 '비이자 부문'을 콕 찍어 올해 이익 제고에 나설 것임을 분명히 했다.
'비이자이익'은 수수료, 신탁, 유가증권, 외환·파생 관련 이익 등 예대마진을 통해 얻는 이자이익을 제외한 나머지 수익을 통칭한다. 이 중 수수료나 신탁 이익 등을 제외한 게 기타 비이자이익이다. 고객을 통한 예금과 대출이 아닌 은행 자체의 자산운용 실적을 가늠해 볼 수 있는 부문으로, 은행들은 이자이익에 편중된 수익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비이자이익 확대에 열을 올리고 있다.

김 행장이 이번 조직개편에서 비이자 부문 강화를 위한 조직을 신설한 데는 최근 줄어들고 있는 수수료이익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수수료이익'은 여신 및 외환, 신용카드, 방카슈랑스, 투자운용 관련 수수료로, 비이자이익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기업은행의 수수료이익은 9월 말 기준 2021년 5243억원을 기록하는 등 3년 연속 5000억원을 돌파했다. 하지만 2022년 4963억원으로 5000억원을 밑돌더니, 지난해에는 4940억원으로 더 내려앉았다.
이는 기업은행이 작년 9월 말 당기순이익 1조8889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으로 거둔 것과 대조적이다. KB·신한·하나·우리·NH농협을 포함한 국내 6대 은행 가운데 최대 순익을 달성하고도 수수료이익이 2년 연속 감소한 곳은 기업은행이 유일하다.
기업은행은 지난해 9월 말, 최근 5년간 수수료이익이 가장 높았던 2021년 비교해 수수료이익을 구성하는 5가지 항목 중 4가지 항목이 뒷걸음쳤다. 2년 동안 외환 관련 수수료만 6.7% 늘어난 셈이다. 1년 전과 비교하면 신용카드 등을 제외한 3가지 항목에서 이익이 줄어들었다.
증권 관련 이익이 3분기 누적 기준 2022년 1412억원에서 2023년 3949억원으로 180% 급증하는 등 기타 비이자이익이 크게 늘어난 덕분에 지난해 비이자이익 성장에는 성공했지만, 비이자이익의 핵심인 수수료이익이 대부분의 항목에서 이렇다할 성장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이에 임기 2년 차에 접어든 김성태 행장이 올해는 수수료이익 확대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일단 '어조'는 달라졌다. 김 행장은 지난해 1월 취임사에서 비이자이익과 관련한 언급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올해 신년사에서는 2024년 중점분야 중 하나로 '실질적인 성과 창출'을 설정한 데 이어, "개인금융·비이자 부문과 자회사의 실질적인 성과 창출을 통해 균형성장을 이뤄 나가겠다"고 다시 한번 강조, 수수료이익 개선 의지를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