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임종현 기자] 최근 제2금융에서 지방 국립대 출신 인사들이 최고경영자(CEO)에 잇따라 발탁되고 있다. 이들 대부분은 지방에서 태어나 지역 소재 초·중·고등학교를 졸업했다.
지방대 국립대 출신들은 ‘학벌’이 아닌 ‘실력’으로 저축은행·캐피탈·신탁사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성공시대’를 열고 있다. 이들은 후배들에게 누구나 열심히 일하면 CEO가 될 수 있다는 ‘희망’의 메세지를 보내고 있다.
과거 지방 국립대 입학생들은 지역에서 머리 좋고 공부 잘하던 ‘모범생’이었다. 1970~80년대만 해도 부산대 등의 지방 국립대 인기 학과는 서울 상위권 대학 등과 입시 점수가 비슷해 우수한 고교생들이 서울로 상경하는 대신 지방 국립대에 진학하는 경우가 많았다. 대기업의 CEO나 임원 등에 지방대 출신이 많았던 것도 당시 이런 분위기와 무관치 않았다.
하지만 지난 40년간 진행된 수도권 집중화가 지역 우수 인재까지 서울로 모두 흡수한 탓에 지방 국립대가 이전만큼의 체면을 차리기 어려워졌다. 특히 지방에서 지역 인재를 채용할 수 있는 좋은 일자리가 줄어들면서 수도권에서 취업하려면 서울 소재 대학에 진학해야 한다는 게 공식이 됐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CEO로 새로 취임하는 금융권 인사 14명 중 6명이 ‘SKY 출신’(서울대·고려대·연세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남은 8명 중 4명은 서울 소재 대학권 출신이며, 나머지 4명은 지방대 국립대 출신이다.
서혜자 KB저축은행 대표는 1966년생으로 경명여자고등학교, 경북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서 대표는 KB저축은행 출범 뒤 첫 여성 CEO로, 국민은행 지점장을 거쳐 KB금융 준법감시인 상무, 전무를 역임했다. 오세윤 NH저축은행 대표, 전상욱 우리금융저축은행 대표와는 1966년생 동갑내기다. 저축은행 업계가 부동산 경기 침체와 고금리 장기화가 지속되며 영업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서 대표는 리스크와 수익성을 고려한 내실성장을 추진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오세윤 NH저축은행 대표는 1966년생으로 부산 배정고등학교, 부산대학교 지질학과를 졸업한 후 농협중앙회에 입사했다. 이후 중앙회, 농협은행 등을 거치며 지난해에는 농협손해보험 마케팅부문 부사장으로 오른 바 있다. 오 대표는 채권관리 분야에서 다년간 쌓아온 전문역량을 바탕으로 부실여신을 적극적으로 회수하고 건전성 회복을 통한 안정적인 성장 기반을 구축할 수 있을 지 관심이 모인다.
빈중일 KB캐피탈 대표는 1968년생으로 대아고등학교, 경상대학교 화학과를 졸업했다. 빈 대표는 박지우 전 대표에 이은 두 번째 국민은행 출신 대표로, 은행 내에서 대부분의 경력을 구조화금융 부문에서 쌓은 부동산금융 전문가다. 지난해까지도 국민은행 구조화금융본부장을 역임하며 국민은행의 부동산 PF 영업, 부동산PF 사업 정상화 등에 기여했다. 빈 대표는 그룹 기업투자금융(CIB)부문과의 협업 및 기업금융·투자금융의 내실성장을 추진할 수 있는 전문성과 역량을 갖췄다는 평가다.
성채현 KB부동산신탁 대표는 1965년생으로 전라고등학교, 전북대학교 회계학과를 졸업했다. KB국민은행에서 지점장, 비서실장 등 다수의 영업현장을 거친 후 개인고객그룹 부행장, 영업그룹 이사부행장을 역임했다. 성 대표는 영업, 개인고객, 브랜드 등 업무 경험을 바탕으로 부동산시장 경영환경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조직관리 역량을 보유한 점을 인정 받았다.
이들 외에도 금융권엔 지방 국립대 출신들이 다수 포진해 있다. 김성태 IBK기업은행장이 대표적인 인물로, 지방 국립대 출신 첫 기업은행장이다. 정통 ‘IBK 맨’으로 꼽히는 그는 대전상고와 충남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1989년 기업은행에 입행해 미래기획실장, 종합기획부장, IBK캐피탈 대표이사, 경영전략그룹 부행장, 전무 등을 지내고 지난해 초에 취임했다.
황병우 DGB대구은행장(경북대·경제), 윤해진 NH농협생명(부산대·행정), 고병일(전남대·경제), 장종환 농협은행 부행장(강원대·심리), 최문섭 NH농협손해보험 대표(경북대·농업경제), 서옥원 NH농협캐피탈 대표(전남대·경제) 등도 눈에 띄는 지방 국립대 출신 CEO들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