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ETV=박제성 기자] 올해 정유 및 화학관련 기업들의 거침없는 ‘사업다각화’ 행보가 예고되고 있다. SK에너지, GS칼텍스, S-오일, HD현대오일뱅크 등 정유 빅4는 주무기인 정유사업엔 변수가 없지만 친환경 중심의 사업다각화 행보는 최대한 가속패달을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유업계에 이어 화학업계도 사정은 비슷하다. LG화학, 롯데케미칼, 한화솔루션, 금호석유화학 등 화학 빅4 역시 올 한해 친환경 분야를 중심으로 공격적인 사업다각화 작전을 구사할 것으로 보인다. 친환경 시장을 중심으로 영토 확장을 꾀하고 이를 통해 고매출을 거둔다는 계획이다.
화학 빅4의 주무기인 석유화학 부문도 중국발(發) 악재로 인해 사업 영역을 축소하는 등 숨고르기에 들어간 모습이다. 반면 정유 빅4는 기존 정유 사업으로도 원활한 수익을 얻고 있어 친환경 사업다각화에 숨고르기 없이 집중하는 모양새다.
이같은 친환경 사업다각화 행보를 보이는 이유는 ESG 경영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이다. 몇 년 전부터 전세계 경영 트렌드가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를 강조하고 있다. 이처럼 ESG 경영이 본격화하는 가운데 정유와 화학 기업들도 친환경 경영 트렌드에 맞춰 경영 및 영업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이같은 트랜드는 올해도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먼저 정유 4사의 경우 바이오연료, 수소연료 CCUS(탄소 포집·활용·저장), 석유화학제품 등에 사업다각화에 집중하고 있다. 화학 4사는 배터리, 태양광, 탄소섬유 등의 친환경 첨단에너지 소재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정유와 화학업계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친환경 사업다각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다만 글로벌 경기 변수로 인해 숨고르기(속도조절)를 통한 사업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관련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양쪽업계 모두 친환경 사업다각화에 천문학적인 자금을 투입한 가운데 속도 조절을 통한 자금투입 속도조절이 바람직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화학업계는 올해 배터리 및 태양광 소재 분야에서 숨고루기를 하거나 활발한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우선 배터리의 경우 작년 하반기에 이어 올헤 상반기에도 전기차 수요둔화로 인한 투자와 생산공장 가동 등이 속도 조절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LG화학과 롯데케미칼이 이같은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예상되는 기업들이다. 다만 이들은 미리 수주를 체결한 것이기 때문에 향후 생산을 통한 공급에는 변함이 없고 올해도 공장건설에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태양광 사업도 중국발 변수를 통해 올해 속도조절에 들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K-태양광의 자존심 한화솔루션도 중국의 공격적 태세에 발맞춰 생산직 인력감축과 투자 등 각 부문별로 속도 조절에 나서고 있다. 한화솔루션은 올해도 중국발 태양광 공세가 가속화되는 가운데 미국 조지아주 통합형 밸류체인 공장에 사활을 걸고 있다.
정유 4사는 석유화학업계의 사업영역을 올해도 어김없이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먼저 GS칼텍스는 LG화학과 함께 세계최초 친환경 바이오원료 기반의 플라스틱 원료인 3HP(하이드록시프로피온산) 올해 시제품을 여수공장에서 양산한다.
포스코인터내셔널과도 바이오원료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른바 SAF(지속가능 항공유)로 불리는데 인도네시아 칼리만탄에 합작법인을 통해 2600억원을 투자해 바이오원료를 정제할 계획이다. 2025년 2분기 연 50만톤 SAF 등을 생산할 예정이다. 또 폐원료를 회수해 SAF 생산에 투입되는 재생원료도 확보할 계획이다.
이뿐 아니다. 청정수소 공급망 구축에도 주파수를 맞추고 있다. 한국남동발전과 청정수소 생산→공급→활용 및 탄소중립 사업을 강력히 추진한다. 해당 수소 생산설비를 구축해 여수산단에 공급할 예정이다. 또 동서발전, 현대글로비스, 한화솔루션, 삼성물산, GS에너지, GS건설과 손잡고 탄소 포집·활용·저장(CCUS) 컨소시엄 사업도 적극적이다. CCUS 사업의 모든 밸류체인(공급망 구축)을 확대하고 있다.
이중 GS칼텍스는 여수공장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포집·활용·저장을 아우르는 기술개발에 참여는 물론 공급도 담당한다. CCUS는 사업장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포집 및 저장해 대기 방출을 막는 기술이다. 정유시장 1위인 SK에너지도 폐타이어 재활용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SK네트웍스와 대호산업이 손잡고 대호산업 광주공장에서 발생하는 폐타이어 열분해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폐타이어를 열분해해 생산된 재생 카본 및 열분해유를 다양한 분야에 활용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S-오일은 9조원이 넘는 석유화학단지를 울산에 조성하고 있다. 이 단지는 샤힌프로젝트라고 불린다. 최대주주인 사우디 아람코를 등에 업고 대단위 석유화학 거점으로 도약한다는 목표다. S-오일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차질없이 공장을 건설한다는 계획이다.
HD현대오일뱅크도 친환경 타이어와 SAF, 친환경팜유에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SAF의 경우 오는 2025년 하반기 충남 대산에 연 50만톤 생산을 목표하고 있다. 향후 대한항공에 공급할 예정이다. 또 인도네시아 코린도 그룹과 팜유 생산과정에서 나온 부산물인 팜잔사유(PFAD) 구매계약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바이오디젤 공장에 원료에 사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