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한화생명, 교보생명에 이어 현대해상 오너 2세가 회사에 합류하면서 2세들의 행보와 활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디지털, 글로벌 등 미래 신사업과 장기 비전 수립 중책을 맡은 보험사 오너 2세들이 걸어온 길과 그들이 그리는 청사진을 조명해본다.
[FETV=장기영 기자] 한화그룹 금융계열사 승계 1순위, 일명 ‘한화 금융황태자’로 불리는 김승연 회장의 차남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사진>은 미래 핵심 성장동력인 글로벌사업을 총지휘하고 있다.
내년 한화생명 입사 10주년을 맞는 김 사장은 디지털 혁신을 이끌며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보험시장 공략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김 사장은 1985년생으로 미국 예일대 동아시아학과를 졸업했으며, 지난 2014년 한화생명에 디지털팀장으로 입사했다. 이후 전사혁신실 부실장, 디지털혁신실 상무, 해외총괄 겸 미래혁신총괄, 최고디지털전략책임자(CDSO) 겸 전략부문장, 최고디지털책임자(CDO) 등을 거쳐 최고글로벌책임자(CGO)로 재직 중이다.
올해 2월에는 한화생명 입사 9년여만에 최고위 임원인 사장으로 승진했다. 2016년 상무, 2020년 전무로 승진했으며 2021년 임원 직제 변경으로 부사장이 됐다.
김 사장은 올해 사장 승진과 함께 CGO로 선임되기 전까지 대부분의 기간을 디지털 분야에서 근무하며 한화생명의 디지털 혁신을 이끌었다.
특히 지난해 CDO로 재직하면서 통합 디지털 영업지원 플랫폼 ‘오렌지트리’ 출시를 주도해 성공적인 ‘제판(제조+판매)분리’를 지원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화생명의 자회사형 법인보험대리점(GA) 한화생명금융서비스가 지난해 10월 출시한 오렌지트리는 보험설계사들이 제휴 보험사의 영업지원 시스템에 한 번에 접속할 수 있는 통합 플랫폼이다.
한화생명금융서비스는 올해 글로벌금융판매, 아너스금융서비스, 더블유에셋, 피플라이프, 한화라이프랩, 엠금융서비스, 한국보험금융, 유퍼스트보험마케팅 등 8개 대형 GA와 오렌지트리 공동 사용 계약을 체결해 총 9개 GA, 설계사 6만여명으로 구성된 ‘플랫폼 동맹’이 결성됐다.
![서울 여의도 63빌딩 한화생명 본사. [사진 한화생명]](http://www.fetv.co.kr/data/photos/20231250/art_17028075834488_1a79f1.jpg)
김 사장은 올해부터 과거 해외총괄로 재직하며 한 차례 경험한 글로벌사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한화생명은 현재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중국 등 3개국에서 현지 법인을 운영 중이다. 특히 국내 생명보험사 중 최초로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에 진출해 매년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가장 공을 들이고 있는 베트남법인의 경우 적극적인 현지화 전략을 바탕으로 미래에셋생명, 신한라이프 등 후발 진출 생보사들의 ‘롤모델’이 됐다.
특히 베트남법인은 지난 2008년 설립 이후 15년만인 올해 누적 손익 흑자 달성에 성공했다.
베트남법인의 올해 상반기 말 이익잉여금은 1615억동(한화 약 90억원)으로, 누적 결손을 전액 해소했다. 국내 보험사가 100% 단독 출자해 설립한 해외법인이 누적 손익 흑자를 달성한 것은 처음이다.
한화생명은 베트남법인의 이 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오는 2030년까지 연간 세전이익 1000억원을 달성해 현지 ‘톱(Top)5’ 보험사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올해 3월 계열사 한화손해보험과 함께 현지 재계 순위 6위 리포그룹의 자회사인 리포손해보험(Lippo General Insurance) 지분 62.6% 인수했다.
한화생명은 리포손보 인수를 통해 기존 인도네시아법인의 생명보험사업 성장세를 유지하면서 생명·손해보험을 아우르는 통합 상품 포트폴리오를 구축할 예정이다. 특히 현지에서 은행, 의료, 유통 등 다양한 사업을 하고 있는 리포그룹의 브랜드 인지도를 활용해 고객군을 확보하고 영업망을 확대할 계획이다.
세부적으로는 한화손보의 자회사인 국내 1호 디지털 손보사 캐롯손해보험의 ‘퍼마일(Per mile) 자동차보험’을 현지에서 판매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김 사장은 앞으로 해외법인의 기존 사업과 연계한 신사업 발굴을 통해 사업 다각화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디지털 분야에서 다년간 쌓은 경험을 해외 사업에 접목해 시장 공략을 강화하는 방안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한화생명은 2021년 베트남법인의 보험컨설팅 전문 자회사 한화금융기술(Hanwha Financial Technology Company)을 설립했다.
베트남법인은 올해 현지 고객용 애플리케이션 ‘라임(Lime)’을 출시하는 디지털 혁신을 통해 다양한 금융 솔루션을 도입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