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ETV=박제성 기자]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K-배터리 3사가 차세대 배터리 상용화의 속도를 내기 위해 작년에 이어 올해도 연구개발(R&D)투자를 공격적으로 늘리고 있다. 이들 3사가 주목하는 차세대 배터리는 고체 형태인 전고체 배터리와 가성비와 주행거리를 늘린 차세대 LFP(리튬, 철, 인산) 배터리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3사의 올 1~3분기 누적 합산한 R&D 투자는 총 2조4473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동기 약 2조원 대비 4400억원을 상회했다. 해당기간 중 삼성SDI가 가장 통 큰 R&D 투자를 전개하고 있다. 해당 기간 삼성SDI는 8364억원1400만원을 투자했다. 2위는 LG에너지솔루션으로 6955억5300만원, 3위는 SK온이 2206억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올 하반기 들어 전기차 수요 둔화 움직임에도 3사는 전고체 및 차세대 LFP 배터리 기술 상용화에 사활을 걸고 있다. 배터리 3사가 이 두 종류 배터리에 주목하는 이유는 혁신적인 잇점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먼저 전고체 배터리는 액체(전해질) 형태가 아닌 고체 형태의 에너지를 발생시키는 차세대 배터리다. 가장 큰 장점은 배터리 내부에 열폭주를 막아 화재를 예방할 수 있다.
이뿐 아니다. 전고체 배터리는 액체 배터리와 달리 핵심소재 중 한 개인 분리막(에너지이동판 역할)이 없어 더 많은 양극 물질(홀)과 음극 물질(전자)의 성분을 쌓을 수 있어 전기차의 주행거리를 높일 수 있다. 또한 3사가 차세대 LFP 배터리 개발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중국의 CATL 때문이다. 기존의 LFP 배터리는 프리미엄 전기차용 배터리인 LCM(리튬, 코발트, 망간) 배터리보다 주행거리가 짧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그러나 올해 글로벌 1위 점유율을 달리고 있는 중국 CATL이 보란 듯이 편견을 깨버렸다.
이러다 보니 배터리 3사가 차세대 전고체 및 LFP 배터리 R&D에 집중하고 있는 것이다. 먼저 삼성SDI는 R&D를 통한 차세대 배터리 라인업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전고체 배터리의 경우 당초 2027년 양산 목표보다 앞당긴다는 방침이다. 가성비를 앞세운 LFP 배터리는 2026년 상용화를 밝힌 바 있다.
지난 3월 수원 연구소에 2000평 규모 전고체 배터리 파일럿 라인인 'S라인' 구축과 하반기부터 시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지난 4일 발표된 2024년 조직개편에서는 중대형 전지사업부 직속 조직으로 ASB 사업화 추진팀을 출범했다.아울러 하이니켈(니켈 함량 91%) 기반 실리콘 음극재가 들어간 프리미엄 전기차 배터리인 P6(젠6)도 2024년 양산에 들어간다. 젠6는 젠5의 후속작으로 니켈 함량이 88%에 비해 약 3% 늘었다. 니켈 함량을 높이고 실리콘 음극재로 사용할 경우 에너지밀도가 높아져 10분만에 80%까지 급속충전이 가능하다.
LG에너지솔루션도 전고체배터리와 LFP배터리, 리튬메탈배터리, 리튬황 배터리 등 다양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26년 고분자계 전고체 배터리, 2030년에는 황화물계 전고체 배터리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리튬메탈배터리의 경우 최근 카이스트와 손잡고 주행거리가 900Km에 이르는 차세대 배터리 R&D에 성공했다. 고분자계 배터리는 액상 전해질과 유사한 구조로서 기존 생산설비를 개조해 제조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이에 고분자계를 시작으로 순차적으로 전고체 배터리 시장을 확장하겠다는 전략이다.
SK온도 마찬가지로 고분자계 및 황화물계 둘다 전고체 배터리를 개발 중이다. 두 종류 모두 내년 상반기 완공 예정인 서산공장에서 2026년 시제품을 생산한 뒤 2028년 상용화에 목표로 한다. 배터리 업계관계자는 “3사 모두 5년 후를 내다보고 중국 배터리업계를 견제하기 위해 이같은 차세대 배터리의 총력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분간은 기존의 리튬을 기반으로 한 액체형 배터리에 판매 확대와 차세대 배터리 상용화를 위한 기술력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