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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에너지


SK어스온, 中서 정유 첫 생산 발자취 살펴보니

故 최종현 선대회장 '무자원 산유국' 프로젝트 선언 뒤 인니서 출발
성공가능 5~10% 고위험 캐시카우 사업…아프리카 실패, 북예맨 성공
아들 최태원 회장 바통받아…"실패 문책보다는 사명감 강조"

 

[FETV=박제성 기자] SK어스온이 중국 정유시추 사업을 시작한 지 5년만의 성공의 열매를 맺었다. 특이 이번 성공의 의미는 남다르다고 할 수 있다. 34년만의 운영권을 통해 석유시추 사업에 성공한 것이여서 향후 캐시카우(수익창출) 확보에 한층 탄탄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SK어스온은 모회사인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다. 정유 및 석유사업은 고 최종현 선대회장부터 아들인 최태원 회장에 이르기까지 핵심 에너지 사업으로 간주하고 있다. 그만큼 이 사업은 현재까지도 SK그룹의 존재 가치를 있게 해 준 사업이다.

 

이번 SK어스온의 중국 석유시추을 통한 첫 선적까지 이어진 연결고리는 단순히 몇 년만의 이뤄질 수 없는 결과물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SK어스온의 중국 석유시추 선적 성공은 석유자원이 없는 한국에서 석유시추 사업의 위상을 높이는 결정적인 사례가 평가받게 됐다.

 

이번 성공의 키(열쇠)를 이해하려면 SK어스온의 과거부터 현재까지 이어진 발자취를 살펴봐야 한다. SK그룹 창업주인 고(故) 최종현 SK그룹 선대회장이 ‘에너지경영 DNA’를 심었던 것이 지금의 빅 정유기업으로 만든 핵심키로 영향을 미쳤다.

 

지금으로부터 약 40년 전인 1970년대 두 차례 중동발(發) 석유파동을 겪었다. 이 때부터 최 선대회장은 결심을 했다. 에너지 안보의 중요성을 직감한 뒤 석유개발 사업의 뛰어들 준비를 했다.

 

당시 최 선대회장은 한국에 석우자원 약점에 부합하는 ‘무(無)자원 산유국’ 프로젝트를 선언했다. 첫 시작은 인도네시아였다. 1983년 인도네시아 카리문 광구 지분 참여를 시작으로 석유개발 사업을 본격화했다. 당시 국내 민간기업이 해외 자원개발에 뛰어든 첫 사례였다.

 

이때부터 SK어스온(당시 유공)의 실제 석유사업의 액션(행동) 역사가 시작된 셈이다. SK어스온은 첫 프로젝트와 이듬해 참여한 아프리카 모리타니아 광구 개발사업 모두 실패의 쓴맛을 본 경험이 있다. 정유 탐사 및 시추 사업은 고(高)리스크 사업에 속한다. 성공가능성이 고작 5~10% 불과하기 때문인데 그만큼 성공 시 오닐머니로 통하는 고부가 사업으로 통한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말처럼 1984년 7월 북예멘 마리브 광구에서 원유를 발견했다. 1987년 12월 하루 15만 배럴의 원유 생산을 시작했다. 석유개발 사업은 큰 비용을 들여 탐사에 성공해 수익으로 돌아오기까지 10~20년 이상 소요된다. 그만큼 장기적인 비전과 안목을 갖고 추진해야 하는 인내심의 사업으로 통한다.

 

최 선대회장은 정유 자원개발 사업에 대해 조바심을 내기보다는 열정을 복닫아주는 리더십을 발휘했다. 한 일화로 최 선대회장은 석유자원 개발에 실패해도 임직원들을 문책하지 않았다고 전해진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 1989년 미얀마 자원개발이다. 당시 미얀마에서 시작한 초대형 석유 프로젝트에 투입한 금액만 무려 7447만 달러다.

 

이는 현재 환율로 환산할 경우 무려 1조원 웃도는 어마어마한 투자금이다. 당시 투자금을 현재 가치로 환산할 경우 1조원보다 최소 몇 십 배 많을 것으로 정유업계는 추산하고 있다. 당시 최 선대회장은 총 7447만 달러를 쏟아붓고 철수했어도 이같은 명언을 남겼다. 그는 “우리는 장사꾼이 아니라 기업인이다. 자원개발 사업이란 본래 1~2년 내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이번 실패에 대해 말도 꺼내지 말라”고 보스다운 발언을 한 일화가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바통을 이어받았다. 최태원 회장도 자원개발 사업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다. 2000년 최 회장은 페루 최대 국책 사업(카마시아)에 뛰어들은 바 있다. 카미시아 프로젝트에서 당시 페루 대통령은 각 사업 대표를 초청하는 자리에 “전권을 드리겠다.

 

100% 위임할 테니 책임감을 갖고 회사와 프로젝트 성공을 위한 결정을 해달라”고 최 회장에 부탁한 바 있다. SK어스온은 처음 해외 자원개발에 뛰어든 이후로 40년간 34개국에서 100여 개의 자원개발 사업을 진행해 기술력을 축적하는 동시에 에너지 안보에 기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