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손해보험사 K-ICS비율 추이. [자료 각 사]](http://www.fetv.co.kr/data/photos/20231146/art_17000145318494_58594b.jpg)
[FETV=장기영 기자] 올해 3분기부터 금융당국이 제시한 새 보험 국제회계기준(IFRS17) 계리적 가정 가이드라인이 적용되면서 대형 손해보험사의 신(新)지급여력제도(K-ICS)비율이 하락세로 전환했다.
삼성화재와 현대해상의 K-ICS비율이 10%포인트(p) 이상 하락한 것과 달리 메리츠화재의 K-ICS비율은 20%포인트 이상 상승해 대조를 이뤘다.
1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등 5개 대형 손보사의 올해 9월 말 평균 K-ICS비율(잠정)은 214.9%로 6월 말 215.8%에 비해 0.9%포인트 하락했다.
지급여력비율이 K-ICS 방식으로 처음 산출된 올해 3월 말 평균 211.7%를 기록했던 K-ICS비율은 2분기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K-ICS는 올해부터 IFRS17이 시행됨에 따라 보험부채 평가 기준을 시가로 변경하고 요구자본 측정 수준을 상향 조정한 자본건전성 제도다. 기존 자본건전성 지표인 위험기준 지급여력(RBC)비율과 마찬가지로 모든 보험사의 K-ICS비율은 100% 이상을 유지해야 한다.
회사별로 K-ICS비율이 가장 높은 삼성화재는 3월 말 273.2%에서 6월 말 276.4%로 3.2%포인트 상승했으나, 9월 말 263.2%로 13.2%포인트 하락했다.
현대해상 역시 3월 말 178.6%였던 K-ICS비율이 6월 말 185.4%로 6.8%포인트 상승했다가, 9월 말 172.1%로 13.3%포인트 하락해 최저치를 기록했다.
DB손보의 9월 말 K-ICS비율은 216.3%로 6월 말 219.1%에 비해 2.8%포인트 낮아졌다.
이들 손보사의 K-ICS비율이 하락한 데에는 올해 3분기부터 적용된 IFRS17 계리적 가정 가이드라인이 큰 영향을 미쳤다.
![(왼쪽부터)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본사. [사진 각 사]](http://www.fetv.co.kr/data/photos/20231146/art_17000149927171_0166af.jpg)
앞서 금융감독원은 올해 1분기(1~3월) 실적 발표 이후 일부 보험사가 통계적 근거 없이 낙관적 가정을 사용해 이익을 부풀렸다는 의혹이 확산하자 지난 8월 실손의료보험, 무·저해지보험 등 총 5개 항목에 대한 계리적 가정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바 있다.
보수적 가이드라인 적용에 따른 계약서비스마진(CSM) 조정과 가용자본 감소는 K-ICS비율 하락으로 이어졌다.
현대해상 관계자는 “지난 8월 5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조기 상환과 실손보험에 대한 계리적 가정 가이드라인 적용 등에 따라 가용자본이 감소해 K-ICS비율이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금리 상승, 주가 하락 등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와 함께 계리적 가정 가이드라인 적용이 K-ICS비율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반면, 메리츠화재의 K-ICS비율은 유일하게 2분기 연속 상승하면서 최고치를 기록했다.
메리츠화재의 9월 말 K-ICS비율은 229.3%로 6월 말 205.7%에 비해 23.6%포인트 뛰었다. 3월 말 202.2%와 비교하면 27.1%포인트 높아진 수치다.
계리적 가정 가이드라인 적용 이전부터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가정을 사용해 온 것으로 알려진 메리츠화재의 전략이 주효했다는 게 보험업계 안팎의 평가다.
실제 메리츠화재의 올해 3분기(7~9월) 당기순이익은 4963억원으로 전년 동기 3842억원에 비해 1121억원(29.2%) 증가해 손보업계 1위를 차지했다. 다른 대형 손보사의 당기순이익은 삼성화재(4282억원), DB손보(3699억원), 현대해상(2894억원), KB손보(1551억원) 순으로 많았다.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실손보험에 대한 계리적 가정 가이드라인 적용으로 CSM이 증가해 가용자본이 늘어나면서 K-ICS비율이 상승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