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ETV=박제성 기자] LG화학, 에코프로, LS-엘엔에프(합작사 LLBS) 등 배터리 소재 3사가 배터리 핵심 소재로 통하는 전구체시장 패권을 둘러싸고 한판 승부를 펼친다. 전구체는 양극재(배터리 전압크기 결정)로 만들어지기 전단계인 화합물질로서 고부가가치 소재로 통한다. 배터리 핵심소재 중 한개인 양극재와는 '바늘'과 '실'로 통한다.
그동안 전구체는 중국의존도가 높아 대부분 수입에 의존했다. 그런데 올해부터 이들 3사는 전구체 사업에 적극적인 투자를 전개하고 있다. 적극적인 투자를 전개하는 이유는 크게 2가지로 압축된다. 첫 번째는 중국의존도를 낮춰 국산화를 통한 자립도 향상, 두 번째는 고부가가치로 소재이다보니 향후 캐시카우(수익창출)를 일구겠다는 방침 때문이다.
양극재 개당 전체 마진에서 전구체가 30% 정도를 차지할 정도로 고부가가치 소재로 통한다. 이로 인해 이들 3사가 글로벌 전구체 시장을 놓고 힘겨루기를 전개하고 있다. 먼저 LG화학은 중국의 배터리소재 기업인 화유코발트와 전북 새만금 단지에서 전구체 공장건설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앞서 지난 4월부터 양사는 2028년까지 총 1조2000억원을 투자해 공장을 새만금에 짓기로 했다. 2026년 5만톤을 시작으로 2028년 10만톤(전기차 100만대 분)으로 2배 늘릴 방침이다. 이곳에서 만들어진 전구체를 향후 LG화학의 2025년 완공될 세계최대 규모의 신규 구미 양극재 공장에 공급할 예정이다.
배터리 소재의 다크호스 기업인 에코프로도 그룹 차원에서 전구체 시장의 사활을 걸고 있다. 사실 전구체 시장에서 맏형은 에코프로그룹의 자회사인 에코프로머티리얼즈다. 앞서 2018년 전구체 1공장을 시작으로 2021년 원료 1공장을 준공했다. 지난해엔 2공장 및 원료 2공장을 완공했다. 현재 포항 영일만 산업단지 12만㎡(3만6300평) 부지에 전구체 3공장(2025년 1월), 4공장(2025년 7월)을 완공할 예정이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의 저력은 성과만 봐도 알 수 있다. 2006년 국내최초 하이니켈 기반 NCA(니켈, 코발트, 알루미늄) 전구체 개발에 성공해 17년 동안 전구체를 양극재 전문계열사인 에코프로비엠에 공급하고 있다. IPO 상장을 완료한 뒤 2027년쯤부터는 타 회사에 판매 비중을 절반 가량까지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최근 에코프로그룹의 자회사인 에코프로머티리얼즈가 글로벌 전구체 사업의 확장을 위해 IPO(기업공개, 코스피상장) 상장을 앞두고 있다. 원활한 자금조달을 통해 글로벌 전구체 사업의 확장을 위해서다. 김병훈 에코프로머티리얼즈 대표는 “중국에 전구체 의존도를 낮추는 대신 국산화를 통한 자립도를 높이겠다”고 밝혔다.
최근 에코프로는 그룹 차원에서 주주총회 정관에 ‘국내외 자원의 탐사 채취 개발사업’을 한다는 조항을 추가했다. 또 인도네시아 니켈 제련소 기업인 QMB에 지분을 투자키로 했다. 이같은 행보는 에코프로가 배터리소재 사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밸류체인(공급망 구축)을 강화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LS와 엘엔에프는 합작사 LLBS를 설립, 전구체시장에 뛰어들었다. LLBS는 연내 새만금 단지에 전구체 공장을 착공해 2026년 양산에 들어갈 방침이다. 1조원 이상을 투자해 2029년까지 전구체 생산을 12만톤까지 늘릴 방침이다. 이달 1일 이 LLBS는 한국, 중국, 폴란드, 베트남 등 국내외 정부 당국의 기업결합 승인을 매듭짓고 LS그룹의 자회사가 됐다.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에코프로를 시작으로 일부 배터리소재 관련 대기업들이 전구체 시장에 적극 뛰어들면서 경쟁 레이스를 펼치고 있다”면서 “이는 지난해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전기차 시장 수요가 커지면서 덩달아 배터리소재 시장도 커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