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보험협회 통합상담센터. [사진 손해보험협회]](http://www.fetv.co.kr/data/photos/20230936/art_16943057934827_595033.jpg)
[FETV=장기영 기자] 새 보험 국제회계기준(IFRS17) 시행 첫해인 올해 하반기 생명·손해보험업계의 상품 차별화 경쟁이 큰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
독창적 신상품 개발의 척도로 불리는 배타적 사용권 신청 건수가 손보업계는 10건 이상인 반면, 생보업계는 1건도 없었다.
11일 생·손보협회에 따르면 올해 7월부터 9월 현재까지 손보협회 신상품심의위원회에는 4개 손보사의 배타적 사용권 신청 총 13건이 접수됐다.
배타적 사용권은 보험상품의 독창성, 유용성, 진보성 등을 평가해 부여하는 독점 판매 권한이다. 사용권 부여 기간 다른 보험사는 유사 상품을 판매할 수 없다.
이 기간 한화손해보험 6건, DB손해보험 5건, 현대해상·흥국화재 각 1건의 배타적 사용권 신청이 접수됐다.
손보협회 신상품심의위는 심의를 거쳐 이 중 9건에 대해 각 3~6개월 배타적 사용권을 부여했다. 회사별로는 DB손보·한화손보 각 4건, 흥국화재 1건의 배타적 사용권을 획득했다.
DB손보는 업계 최초로 노인 요양서비스 이용 시 발생하는 실제 비용을 보장하는 ‘요양실손보장보험’을 출시해 지난달 배타적 사용권을 획득했다. 요양급여·비급여 실손 보장, 요양서비스 전용 현물급부 보장이 각각 6개월, 3개월 배타적 사용권을 받았다.
한화손보는 앞선 7월 ‘한화 시그니처 여성 건강보험’의 출산 후 5년 내 중대질환 보장 강화 특약에 대해 6개월 배타적 사용권을 획득했다. 새로운 위험률을 적용한 난임치료 후 산후관리 지원금, 난소 과다자극 진단비, 특정 여성생식기탈출 치료비 등 다른 특약 3종도 각 3개월 배타적 사용권을 따냈다.
가장 최근인 이달 8일에는 흥국화재가 업계 최초로 원발암, 전이암 구분 없이 신체 부위별로 진단비를 지급하는 ‘신(新) 통함암 진단비 특약’으로 6개월 배타적 사용권 획득에 성공했다.
이와 달리 같은 기간 생보협회 신상품심의위에 접수된 생보사의 배타적 사용권 신청은 0건이었다.
지난 5월 흥국생명이 ‘흥국생명 더블페이 암보험’의 새로운 급부 방식에 대한 배타적 사용권을 신청해 9개월 배타적 사용권을 획득한 이후 신청이 끊겼다.
앞선 3월 삼성생명이 중증무릎관절연골손상 보장 특약, 특정순환계질환 급여항응고제치료 보장 특약에 대한 배타적 사용권을 신청해 각 3개월 배타적 사용권을 획득한 것을 포함해도 올해 전체 신청 건수는 3건에 불과하다.
생보업계의 경우 독창적 상품 개발을 통해 차별화 경쟁을 벌이기 보다는 심사 기준을 완화하거나 가입 연령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고령·유병자 고객을 유치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실제 이달 한화생명은 사망 보장을 원하는 고령층을 위해 가입 연령을 최고 80세까지 확대한 ‘한화생명 웰다잉(Well-Dying) 종신보험’을 출시했다. 교보생명은 기존 암보험 가입이 어려웠던 유병자 또는 고령자도 3개 항목만 고지하면 가입할 수 있는 ‘교보 간편가입 암보험’을 선보였다.
미래에셋생명 역시 유병자도 간편심사를 통해 사망과 3대 질병을 보장받을 수 있는 ‘미래에셋생명 헬스케어건강보험’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생보사들의 이 같은 상품 출시 경향에는 IFRS17 시행에 따른 계약서비스마진(CSM) 확보 전략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IFRS17은 보험부채를 기존의 원가가 아닌 시가로 평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새 회계기준이다. 보험계약 체결 시 미래에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익의 현재 가치인 CSM을 반영해 보험이익을 산출한다.
이에 따라 생보사들은 CSM 확보에 유리한 고(高)수익성 장기 보장성보험 판매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보장성보험을 중심으로 상품 포트폴리오를 개편하는 한편, 판매채널 다각화도 추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