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장기영 기자] ‘보잘알(보험을 잘 아는)’ 양종희 차기 KB금융지주 회장<사진> 체제 출범을 앞두고 계열 보험사인 KB손해보험과 KB라이프생명에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두 보험사는 새 보험 국제회계기준(IFRS17) 시행 첫해 실적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헬스케어사업과 요양사업 등 신사업에서도 가시적 성과를 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는 지난 8일 양종희 현 KB금융 부회장을 차기 회장 최종 후보로 선정했다.
양 부회장은 1961년생으로 전주고와 서울대 국사학과를 졸업했으며 서강대 경영대학원 석사 과정을 수료했다. 1989년 KB국민은행에 입행한 뒤 국민은행 서초역지점장과 KB금융 전략기획담당 상무, 경영관리담당 부사장 등을 역임했다. 이후 KB손보 대표이사 사장을 거쳐 KB금융 부회장으로 승진해 보험·글로벌, 개인고객·자산관리·연금을 총괄하는 역할을 수행해왔다.
KB금융은 12일 이사회를 거쳐 양 부회장을 차기 회장 후보로 추천한다. 후보 추천 절차가 완료되면 오는 11월 임시 주주총회에서 회장으로 공식 선임될 예정이다.
KB손보 대표이사를 역임한 양 부회장이 KB금융 차기 회장으로 낙점되면서 계열 보험사인 KB손보와 KB라이프생명 임직원들은 바짝 긴장하는 분위기다.
양 부회장은 직접 보험사를 경영해 보험업계의 현황과 산업 전반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만큼 회장 취임 이후 각 계열사의 사업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양 부회장은 KB손보 출범 다음 해인 2016년 3월 대표이사 취임 이후 최초 임기 2년을 마친 뒤 1년 단위로 총 4연임에 성공했다. 앞서 KB금융 전략기획담당 상무를 역임하면서 KB손보의 전신인 LIG손해보험 인수에 주도적 역할을 하기도 했다.
양 부회장은 KB손보 대표이사 재직 기간 실적 개선을 이끌며 KB금융의 비(非)은행 부문 수익성 강화에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실제 양 부회장이 KB손보 대표이사로 취임하기 전인 2015년 1737억원이었던 당기순이익은 취임 첫해인 2016년 2958억원, 다음 해인 2017년 3605억원으로 증가했다.
![KB금융지주 차기 회장 최종 후보로 선정된 양종희 부회장이 KB손해보험 대표이사 재직 당시 '2019년 하반기 경영전략회의'에서 경영전략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 KB손해보험]](http://www.fetv.co.kr/data/photos/20230936/art_16943056881719_fdb176.jpg)
이 같은 경력의 양 부회장이 KB금융 회장 자리에 오르게 되면서 KB손보와 KB라이프생명은 실적 압박이 불가피해졌다.
KB손보와 KB라이프생명은 IFRS17 시행 첫해인 올해 나란히 실적 개선에 성공해 상승세를 이어나가야 한다.
IFRS17은 보험부채를 기존의 원가가 아닌 시가로 평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새 회계기준이다. 보험계약 체결 시 미래에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익의 현재 가치인 계약서비스마진(CSM)을 반영해 보험이익을 산출한다.
KB라이프생명의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2157억원으로 전년 동기 689억원에 비해 1468억원(213%) 증가했다. 올해 1월 출범한 KB라이프생명의 지난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옛 푸르덴셜생명과 KB생명 당기순이익의 단순 합산액이다.
같은 기간 KB손보의 당기순이익은 5262억원에서 5252억원으로 10억원(0.2%) 감소했다. 다만, 지난해 2분기 사옥 매각에 따른 일회성 이익 1289억원을 제외하면 32.5% 증가했다.
KB손보와 KB라이프생명은 올해 계열사별 핵심 신사업 재편에 따라 각각의 신사업에서도 본격적인 성과를 내야 한다.
앞서 KB손보가 요양사업 자회사 KB골든라이프케어를 KB라이프생명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하면서 KB손보는 헬스케어사업, KB라이프생명은 요양사업을 맡게 됐다. KB골든라이프케어는 양 부회장이 KB손보 대표이사로 재직 중이던 2016년 11월 금융권 최초로 설립한 요양사업 전문 자회사다.
KB손보는 헬스케어 자회사 KB헬스케어에 추가로 대규모 자금을 투입하며 본격적인 서비스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KB손보는 지난달 KB헬스케어에 신사업 투자와 운영자금 충당을 위한 자금 300억원을 추가 출자했다. KB헬스케어는 올해 연말부터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디지털 헬스케어 플랫폼 ‘KB 오케어(O’Care)’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KB손보로부터 요양사업을 넘겨받은 KB라이프생명은 KB골든라이프케어에 대한 지속적 투자를 통해 요양시설을 추가 설립할 계획이다.
KB골든라이프케어는 2017년 주·야간 보호시설 ‘강동케어센터’에 이어 2019년과 2021년 도심형 요양시설 ‘위례빌리지’, ‘서초빌리지’를 차례로 개소했다. 오는 2024년에는 서울 은평구에 세 번째 요양시설 ‘은평빌리지’(가칭)가 문을 열 예정이며, 경기 수원시 광교에 네 번째 요양시설 ‘광교빌리지’(가칭)을 신설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