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ETV=박제성 기자] 롯데케미칼과 롯데정밀화학 등 롯데 화학계열사의 2분기 매출은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신통치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들 기업은 사업부문별로 부침 현상을 보이는 등 변화의 징후도 뚜렷했다. 롯데정밀화학은 롯데케미칼의 자회사로 롯데그룹 화학군의 쌍두마차로 통한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롯데케미칼의 영업이익은 그야말로 직격탄을 맞았다. 롯데케미칼은 마진을 의미하는 2분기 영업손실이 무려 770억원을 기록했다. 그럼에도 매우 긍정적인 시그널은 사업의 외형의 척도로 간주되는 매출 사업 비중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점은 향후 글로벌 화학 경기가 회복될 경우 매출 성장을 넘어 영업이익까지 청신호가 켜질 수 있다는 것이다. 통상 매출 비중이 커졌다는 점은 판매망 확대 등을 통해 사업 규모가 커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롯데 화학군의 매출 비중을 보면 왜 그런지 이유를 알 수 있다. 먼저 롯데케미칼은 연결 재무제표 기준 2분기 매출 5조24억원을 기록했다. 또 최근 롯데 화학군의 사업 규모가 대단히 커진 이유 중 한개는 동박 사업이 확장된 점도 매출 비중이 올라가는 대목이다.
올해 3월 롯데케미칼은 동박계의 다크호스 일진머티리얼즈를 2조7000억원 규모에 천문학적인 거금을 들여 인수에 성공했다. 회사명도 일진머티리얼즈에서 롯데 경영 DNA를 심기 위해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로 사명을 변경했다. 특히 2분기부터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실적이 고스란히 롯데케미칼에 연결 실적으로 집계됐다. 배터리 사업이 커지면서 동박 사업도 덩달아 사업성을 밝게 해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먼저 롯데케미칼의 2분기 매출은 9조9346억7600만원으로 집계됐다. 롯데케미칼은 크게 기초소재와 첨단소재 2가지 사업을 한다. 기초소재로는 ▲플라스틱 핵심소재 관련 사업 ▲자동차용 내·외장재 ▲가전제품 소재 ▲합성섬유 원료 등을 생산한다. 첨단소재도 마찬가지로 ▲자동차용 내·외장재 ▲가전제품 소재 등의 사업을 한다.
먼저 기초소재 사업의 경우 2분기 전체 매출은 6조9036억7500만원으로 집계됐다. 세부별로 보면 이렇다. 플라스틱 핵심소재인 PE(폴리에틸렌)는 2조896억7100만원(30.3%), PP(폴리프로필렌)는 1조2459억5000만원(18%)으로 각각 집계됏다. 이는 전년동기 매출 비중과 비교하면 각각 4.8%, 0.01% 많게 나타났다.
반면 방향족 화학 물질인 BTX(벤젠, 톨루엔, 자일렌) 사업은 아쉬움을 겪고 있다. BTX 매출은 4438억6600만원(6.4%)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동기 매출 비중(11.6%) 대비 5.2% 매출 비중이 감소했다. 잉크, 합성섬유 원료, 냉각제 원료 등의 쓰이는 MEG(에틸렌글리콜) 사업도 상황은 BTX와 비슷하다. MEG 매출은 4438억6600만원(6.4%)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동기 매출 비중(11.6%) 대비 5.2% 감소했다.
즉, 기초소재 사업의 경우 매출로 보면 플라스틱 사업의 매출외형은 커졌지만 방향제, 합성섬유 원료 사업의 외형은 줄어든 셈이다. 현재 PE, PP 사업은 롯데케미칼 타이탄 법인에서 사업을 하고 있다. BTX, MEG 사업은 타이탄 법인과 미국법인이 맡고 있다.
첨단소재 사업은 전년대비 대동소이 하나 소폭 오름세 행보를 보였다. 먼저 자동차 내·외장재 및 가전제품 소재 등에 쓰이는 플라스틱 계열 소재인 ABS(아크릴로나이트릴, 뷰타다이엔, 스타이렌) 매출은 8667억원(33.8%)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동기 매출 비중(33.5%) 대비 0.03% 소폭 올랐다. 가전제품 및 IT용 플라스틱 소재로 쓰이는 PC(폴리카보네이트) 사업은 1조622억원(41.5%)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동기(41.2%) 대비 0.03% 소폭 올랐다.
2분기 실적은 롯데케미칼이 자회사인 롯데정밀화학 보다 그나마 나은 성적을 기록했다. 롯데정밀화학은 전체 매출은 9561억560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중 페인트, 수처리용 화학인 ECH 사업은 1238억6800만원(13%)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동기 매출 비중(22.9%) 대비 9.9% 감소했다.
산업용 세척제 등에 쓰이는 가성소다 사업의 경우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가성소다 사업 매출은 886억580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동기 매출 비중(12.8%) 보다 감소했다. 한마디로 모회사인 롯데케미칼이 롯데정밀화학보다 2분기 매출은 더 잘했다고 볼 수 있다. 김교현 부회장이 이끄는 롯데케미칼은 배터리소재를 앞세워 턴어라운드(반등) 채비를 준비하고 있다.
2분기 다크호스는 뭐니뭐니해도 동박 사업의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가 등장했다. 롯데케미칼 자회사인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의 주력 사업은 동박이다. 2분기부터 본격적으로 실적이 잡히기 시작했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매출은 1675억480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체 사업 중 무려 85%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화학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불경기에도 롯데케미칼의 나름 매출 선방을 했지만 사실 영업손실이 중요하다”면서 “다만 긍정적인 점은 매출이 늘었다는 점은 사업외형이 커지고 있다는 점을 의미해 향후 사업성을 밝게 하는 요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