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삼성화재 본사. [사진 삼성화재]](http://www.fetv.co.kr/data/photos/20230834/art_1692688804969_b29c19.jpg)
[FETV=장기영 기자] 손해보험업계 1위사 삼성화재가 어린이보험 가입 연령을 최고 30세에서 15세로 낮추면서 일명 ‘어른이(어른+어린이)보험’ 퇴출이 본격 시작됐다. 어린이보험 가입 연령 조정으로 보장 공백이 생긴 20대는 기존 30대 특화 건강보험의 가입 연령을 낮춰 끌어안을 전망이다.
이달 말까지 가입 연령을 낮추거나 상품명을 바꿔야 하는 다른 대형 손보사들 역시 0~15세와 20~30대를 분리해 상품을 판매하는 ‘투트랙(Two-Track)’ 전략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2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는 이날 0세부터 15세까지 가입할 수 있는 ‘자녀보험 뉴(New) 마이 슈퍼스타’를 출시했다.
이 상품은 최고 30세까지 가입할 수 있는 기존 ‘자녀보험 마이 슈퍼스타’의 가입 연령을 낮춘 어린이보험 신상품이다.
이번 가입 연령 하향 조정은 금융당국이 어린이 특화 상품에 최고 30세 또는 35세 성인이 가입하는 등 불합리한 상품 판매가 심화되고 있다며 어른이보험 퇴출을 지시한 데 따른 것이다.
금융감독원은 지난달 19일 발표한 ‘보험상품 구조 개선 방안’을 통해 가입 연령이 최고 15세를 초과하는 어린이보험은 ‘어린이보험’, ‘자녀보험’ 등 소비자가 오인할 수 있는 상품명을 사용할 수 없도록 했다.
이에 따라 보험사들은 8월 말까지 기존 어린이보험 상품의 가입 연령을 최고 15세로 낮추거나, 상품명에서 어린이나 자녀 같은 단어를 빼야 한다.
삼성화재는 자녀보험이라는 상품명을 유지하는 대신 가입 연령을 낮추는 쪽을 선택했다. 신상품 출시에 맞춰 어린이 특화 담보도 추가했다.
어린이보험 가입 연령 조정으로 가입이 불가능해진 20대는 30대 특화 건강보험 ‘내돈내삼’의 가입 연령을 낮춰 유치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위해 현재 30세부터 40세까지 가입할 수 있는 내돈내삼의 최저 가입 연령을 16세로 낮추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0~15세 고객은 어린이보험, 20~30대는 고객은 세대 특화 건강보험으로 공략하는 투트랙 판매 전략이다.
현재 가입 연령 조정과 상품명 변경을 놓고 최종 검토를 진행 중인 다른 대형 손보사들도 삼성화재와 같은 전략을 선택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왼쪽부터)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본사. [사진 각 사]](http://www.fetv.co.kr/data/photos/20230834/art_16926888238772_caea83.jpg)
국내 어린이보험 시장점유율 1위 현대해상은 주력 상품 ‘굿앤굿 어린이 종합보험Q’의 가입 연령을 최고 22세에서 15세로 낮추는 방안을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신 20세부터 40세까지 가입할 수 있는 20~30대 특화 건강보험 ‘#굿앤굿 2030 종합보험’의 최저 가입 연령을 16세로 낮추는 방안이 거론된다.
이 경우 최고 30세까지 가입 가능한 또 다른 어린이보험 ‘굿앤굿 어린이 스타종합보험’은 판매를 중단할 가능성이 있다.
DB손해보험과 KB손해보험 역시 현재 판매 중인 어린이보험 상품 가입 연령을 최고 15세로 낮추고, 별도의 세대 특화 건강보험을 출시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DB손보와 KB손보는 각각 최고 35세까지 가입 가능한 ‘아이(I) 러브(LOVE) 플러스 건강보험’, ‘KB 금쪽같은 자녀보험 플러스(Plus)’를 판매 중이다. 올해 3월 KB손보를 시작으로 4월에는 DB손보가 어린이보험 최고 가입 연령을 기존 30세에서 35세로 확대한 바 있다.
DB손보와 KB손보의 경우 삼성화재, 현대해상과 달리 20~30대를 위한 별도의 세대 특화 건강보험이 없는 상태다.
앞서 손보업계에서는 어린이보험 상품명을 변경하고 가입 연령을 유지하는 방안도 유력한 대안으로 떠올랐으나, 이는 어린이와 어른을 분리하도록 한 금융당국의 상품 구조 개선 취지와 맞지 않다는 점 때문에 배제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가입 연령이 최고 15세를 초과하는 어린이보험 상품명에서 어린이 또는 자녀라는 단어를 빼도록 한 것이 해당 단어만 빼면 그대로 판매해도 좋다는 뜻은 아니라는 해석이다.
다만, 20~30대 고객 공략에 집중하고 있는 일부 손보사는 상품명만 바꾸는 방안을 놓고 막판까지 금감원의 눈치를 살피고 있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상품명을 변경하면 그동안 쌓은 어린이보험 인지도를 포기해야 하고, 가입 연령을 낮추면 20~30대 고객을 놓칠 수 있어 보험사들의 고심이 깊다”면서도 “상품명만 변경하는 쪽을 선택할 경우 금감원의 지적을 받을 수 있어 상대적으로 가능성이 낮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