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KB손해보험 본사. [사진 KB손해보험]](http://www.fetv.co.kr/data/photos/20230833/art_16924913284175_2f198b.jpg)
[FETV=장기영 기자] KB손해보험이 지난 7년간 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해 온 노인 요양사업을 계열사 KB라이프생명에 넘긴다. KB금융지주 두 보험계열사의 핵심 신사업을 나눠 자본과 역량을 투입하는 ‘선택과 집중’ 전략의 신호탄이다.
KB라이프생명은 KB손보가 이미 구축한 요양시설 인프라를 바탕으로 과감한 투자를 통해 사업을 확대할 전망이다. KB손보는 요양사업에 투입해 온 자금을 다른 핵심 신사업인 헬스케어사업에 집중하면서 요양사업과의 시너지를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2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KB손보는 요양사업 자회사 KB골든라이프케어를 KB라이프생명에 매각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KB골든라이프케어는 KB손보가 지난 2016년 11월 금융권 최초로 설립한 요양사업 전문 자회사다.
KB손보와 KB라이프생명은 지난 6월 각각 이사회를 열어 KB골든라이프케어 SPA 체결 안건을 의결한 바 있다. KB라이프생명은 같은 달 앞서 열린 이사회에서 요양사업 진출 안건을 가결했다.
두 계열사간 계약에 따라 KB손보는 KB골든라이프케어 지분 100%를 KB라이프생명에 매각하고, 지분을 넘겨받은 KB라이프생명이 KB골든라이프케어를 자회사로 운영할 계획이다.
KB라이프생명은 향후 금융당국의 승인 절차를 거쳐 KB골든라이프케어를 자회사로 공식 편입하게 된다.
KB손보 관계자는 “KB라이프생명의 자회사 소유에 대한 금융위원회의 승인 절차를 거쳐 계약이 최종 완료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번 결정은 올해 1월 푸르덴셜생명과 KB생명 통합법인인 KB라이프생명 출범 이후 KB금융 계열사별 신사업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는 과정에서 요양사업을 KB라이프생명 중심으로 재편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현행 요양사업 관련 법령상 사업장을 전국 단위로 확대하려면 지속적으로 자본을 투입해야 해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는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노인복지법’ 시행규칙 등에 따르면 30인 이상의 요양시설 설치를 위해서는 사업자가 토지, 건물을 직접 소유하거나 공공부지를 임차해야 한다.
![KB골든라이프케어 '서초빌리지'. [사진 KB손해보험]](http://www.fetv.co.kr/data/photos/20230833/art_16924913545823_e2603c.jpg)
KB라이프생명은 KB골든라이프케어를 자회사로 편입한 이후 KB손보가 이미 구축한 요양시설 인프라를 바탕으로 사업을 확대할 전망이다.
KB골든라이프케어는 2017년 주·야간 보호시설 ‘강동케어센터’에 이어 2019년과 2021년 도심형 요양시설 ‘위례빌리지’, ‘서초빌리지’를 차례로 개소한 바 있다. 일반적인 요양시설과 달리 도심 한가운데 위치한 KB골든라이프케어의 요양시설은 입소 신청자가 몰리며 큰 호응을 얻었다. 실제 위례빌리지는 개소 1년만에 입소 대기자만 1300명을 넘어섰고, 서초빌리지는 80명 정원에 300여명의 신청자가 몰려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오는 2024년에는 서울 은평구에 세 번째 요양시설인 ‘은평빌리지’(가칭)가 문을 열 예정이다.
경기 수원시 광교에 네 번째 요양시설 ‘광교빌리지’(가칭)을 신설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이를 위해 KB손보는 지난 3월 KB골든라이프케어에 190억원을 추가 출자했다.
KB라이프생명은 이 같은 인프라에 종합 금융서비스 역량을 결합해 차별화된 요양서비스를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KB라이프생명은 출범 이후 고객의 생애 전반에 걸쳐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종합금융 플랫폼을 구축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육성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환주 KB라이프생명 사장은 “2023년은 차별화된 상품과 서비스로 새로운 고객 경험을 만들어가는 시작점”이라며 “채널, 상품, 서비스를 바탕으로 한 단계 높은 수준의 프리미엄 종합 금융 플랫폼으로 도약하자”고 강조한 바 있다.
KB라이프생명에 요양사업을 넘긴 KB손보는 헬스케어사업을 키우는 데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KB손보는 지난 2021년 11월 손해보험업계 최초로 헬스케어 자회사 KB헬스케어를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이달에는 KB헬스케어에 신사업 투자와 운영자금 충당을 위한 자금 300억원을 추가로 출자했다.
KB손보는 올해 연말부터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디지털 헬스케어 플랫폼 ‘KB 오케어(O’Care)’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오케어는 건강검진과 유전자 검사 결과 등 데이터 분석 결과 바탕으로 개인 맞춤형 건강관리 프로그램을 추천하고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건강관리 플랫폼이다. 지난해 2월 플랫폼 출시 이후 1년간 KB금융지주 계열사 임직원을 대상으로 B2B(기업간 거래) 서비스를 시범 운영했다.
KB헬스케어는 지난해부터 오케어를 통해 만성질환과 탈모 관리 서비스를 제공해 주목받았다. 만성질환 관리 서비스의 경우 개인화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당뇨병, 고혈압, 비만 등 만성질환을 관리해주는 서비스다. 이용자의 건강 상태, 운동, 식단, 수면, 음주 관련 데이터를 수집해 분석한 결과에 따라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KB손보 관계자는 “즐거운 건강관리 문화를 조성하고,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을 주도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기적으로는 KB라이프생명의 요양사업과 KB손보의 헬스케어사업을 연계한 시너지 창출도 기대할 수 있다.
KB골든라이프케어가 제공하는 요양 서비스에 KB헬스케어의 건강관리 서비스를 결합해 서비스 제공 대상과 범위를 확대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실제 KB골든라이프케어는 요양사업 경쟁력 강화 방안의 일환으로 헬스케어 서비스 제공과 보험상품 개발 등을 검토해왔다. 현재 입소자들의 건강 상태를 24시간 모니터링하는 센서 등 디지털 헬스케어 서비스를 적용하기 위한 협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