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김진태 기자] 현대엔지니어링이 불과 10년 만에 국내 건설사 가운데 다섯 손가락 안에 뽑히는 기염을 토했다. 50위권 밖에서 무려 50위권이나 앞당긴 셈이다. 업계에선 건축·주택사업이 1등 공신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대엔지니어링은 올해 2023년 건설업체 시공능력평가에서 4위에 오르는 쾌거를 이뤘다. 지난해 현대엔지니어링의 순위가 7위였던 것을 고려하면 1년 새 3계단 껑충 뛴 셈이다.
시공능력평가는 발주자가 적정한 건설업체를 선정할 수 있도록 건설공사실적·경영상태·기술능력·신인도를 종합 평가하는 제도로 매년 7월 말 국토교통부가 발표한다. 이 제도는 공사 발주 시 입찰자격 제한, 시공사 선정, 신용평가, 보증심사 등에 활용된다.
현대엔지니어링이 1년 만에 5위안 진입을 이룰 수 있었던 것은 건축·주택사업에서의 성적이 오른 탓으로 분석된다. 이 기간 현대엔지니어링의 공사실적평가액은 2조1658억원에서 2조5761억원으로 4000억원 넘게 증가했다. 비율로 보면 18.5% 늘어난 수치다.
실제로 현대엔지니어링의 건축사업 기성액(건설업체가 일정 기간의 공사실적을 자체적으로 평가한 금액)은 해당 기간 3조9536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2조9091억원) 대비 1조원 가량 늘었다. 순위 역시 9위에서 7위로 상승했다. 이를 기반으로 토건(토목+건축) 기성액 순위도 9위(3조2609억원)에서 8위(4조2750억원)으로 한 계단 상승했다. 샤힌 프로젝트가 평가에 반영된 점도 힘을 보탰다.
당초 플랜트에 기반을 둔 현대엔지니어링이 건축과 주택사업에서 탄력을 받으며 시공능력평가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셈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은 2013년까지만 해도 전체 매출의 90% 이상이 플랜트 부문에서 나왔다. 하지만 2014년 현대차그룹 건설 계열사인 현대엠코를 흡수하면서 지금의 현대엔지니어링을 갖추는 계기가 됐다.
현대엠코를 품에 안으면서 건설과 주택 사업에서도 활발한 활약을 하며 2013년 당시 시공능력평가에서 54위에 머물렀던 현대엔지니어링은 2014년 10위에 올랐다. 이후 2015년 9위, 2016년 7위, 2018년 6위로 꾸준히 상승했다. 2015년부터 2022년까지는 6~7위에서 머물렀다. 이어 올해 처음으로 4위에 이름을 올렸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현대엔지니어링이 5위권 안에 진입한 것은 창사 이래 처음”이라며 “지금의 성과를 유지할 수 있다면 톱3에 진입할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