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박제성 기자] 정유 빅4가 하반기 경영성적 반등(턴어라운드)의 시동을 걸고 있다. 정유사 수익성의 바로미터인 정제마진이 올해 하반기 출발점인 7월부터 뚜렷한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써 하반기에는 정유 4사인 SK에너지, GS칼텍스, 에쓰-오일(S-OIL), HD현대오일뱅크는 상반기보다 만족스러운 성과를 얻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정제마진은 정유업계에 핵심 수익 지표로 여겨질 만큼 실적에 1순위로 통한다. 하반기 들어 정제마진이 회복세 띄는 이유는 미국 정제설비 가동중단과 유럽발 폭염 여파 때문이다. 정제마진은 각 종 비용을 차감한 순수 이익을 말한다.
이달 정제마진값을 보면 한눈에 실감한다. 최근 관련업계에 따르면 7월4째주 국제유가를 통한 정제마진이 8.9달러로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이는 전주(3째주) 대비 6.8달러, 2째주 5.3 달러. 1째주 4.4 달러와 비교해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통상 정제마진은 5달러부터가 손익분기점(손해도 이익도 아닌 본전)이 시작된다. 최근 정제마진이 9달러에 진입, 상승세를 달리고 있다는 점은 정유업계에겐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7월과 전달인 6월과의 정제마진을 비교해보면 더욱 한눈에 회복세를 체감할 수 있다. 6월 정제마진을 보면 1째주(4.4달러), 2째주(4.6달러), 3째주(5.5달러), 4째주(4.4달러), 5째주는 3.8달러를 기록했다. 이같은 수치만 보더라도 3분기 시작점인 7월을 기점으로 하반기에는 영업이익이 턴어라운드 할 것으로 내다보는 주된 이유 중 한 개다. 올 상반기 정유업계의 경영성적은 매출은 나름 만족할 만한 수준이였지만 영업이익은 작년 대비 급락했다.
물론 작년에는 러시아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고(高)유가로 정유업계가 황금기를 누렸다. 지난해 정유 4사의 합산 영업이익은 14조1763억원으로 집계됐다. 그야말로 어닝어프라이즈를 터트린 것이다. 그런데 올해 상반기 유가가 하락 안정화되면서 정제마진도 하락해 영업이익이 동시에 줄어들었다. 1분기 기준 정유4사의 전체 영업이익은 9052억원으로 집계됐다. 기업별로 보면 이렇다.
SK에너지는 2748억원, 에쓰오일은 2906억원으로 전년대비 각각 81.8%, 75.8% 급락했다. 또 GS칼텍스는 1464억원으로 HD현대오일뱅크는 1934억원으로 전년대비 각각 86.2%, 70.9% 급락했다. 2분기는 더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2일 기준 GS칼텍스를 제외하고 나머지 3사는 2분기 성적표를 공개했다. 2분기 기준 정유4사의 합산 영업이익은 5318억원으로 전망치를 내다보고 있다. 이는 1분기와 비교하면 절반가량 영업이익이 줄어든 셈이다.
먼저 공식 발표한 SK에너지는 4112억원의 영업손실의 성적표를 받아 전년대비 적자 전환했다. 에쓰-오일의 영업이익은 364억원, HD현대오일뱅크의 영업이익은 361억원으로 전년대비 각각 97.89%, 20.8% 감소했다. GS칼텍스는 아직 2분기 성적이 공식 발표되진 않았지만 증권업계에선 481억원의 영업이익으로 관측하고 있다. 이는 전년 동기대비 97% 가량 급락할 것으로 전망되는 수치다.
하반기는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 정제마진이 반등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유업계에선 반등 이유를 사우디와 러시아의 감산 지속 효과로 분석하고 있다. 또 유럽발 폭염으로 라인강 수위 하락 그리고 미국발 정제설비 가동중단 여파도 정제마진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는 분석이다.
하이투자증권은 “유럽은 폭염으로 인한 라인강 수위 하락으로 정제품 운송 차질이 발생하고 바지선 운임 또한 대폭 상승하며 비용 부담이 증가한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폭염이 단기 내 종료될 수 있는 이슈가 아닌점을 감안하면 유럽 내 재고 타이트(쪼임)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한화투자증권은 “미국의 6월 예상치 못한 정제설비 가동 중단으로 등유 및 경유 재고가 10년기간 최저 수준에 머무르고 있어 공급 충격에 취약한 상황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