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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 턱밑 추격 하나은행...회장님은 다 계획이 있었다

하나, 상반기 순익 국민은행과 195억원 差...리딩뱅크 달성 눈앞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 '기업영업' 강화 통했다...연체율 관리는 과제

 

[FETV=권지현 기자] 하나은행이 올해 은행권 최대 각축장으로 떠오른 기업대출에서 발군의 실력을 과시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한 KB국민은행을 턱밑까지 추격했다.

 

상반기 최대 순익을 기록해 은행권 2위에 오른 것으로, 두 은행 간 격차는 채 200억원이 되지 않는다. 국민은행이 조금만 주춤했더라면 지난 연말과 올 1분기에 이어 하나은행에 1등 자리를 또 빼앗길 뻔했다는 얘기다.

 

하나은행의 약진에는 '기업금융' 부문이 큰 몫을 한 것으로 보인다. 취임 초부터 기업영업을 강조한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의 지략이 제대로 관통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3월 취임한 함 회장은 하나은행장 출신으로, 은행·그룹 수장 자리를 막론하고 일관되게 '기업금융 강화' 목소리를 내왔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 1조8390억원을 기록,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1년 전(1조3736억원)보다 33.9%(4654억원) 더 거둔 것으로 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은행 중 가장 높은 성장세다. 같은 기간 국민은행은 7.7%(1321억원) 늘어난 1조8585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신한은행(1조6805억원)과 우리은행(1조5550억원)은 각각 0.1%(25억원), 5.3%(830억원) 순익이 줄어들었다.

 

 

주목할 할 점은 국민-하나은행간 순익 격차다. 하나은행이 지난해 상반기보다 4700억원가량 순익이 불어난 덕분에 두 은행간 차이는 195억원으로 대폭 줄어들었다. 작년 6월 두 은행 순익 차이가 3528억원이었음을 감안하면 1년 새 3300억원 이상 좁혀진 격차다. 올 상반기 국민은행이 역대급 순익을 거두며 리딩뱅크 탈환에 성공했지만, 하나은행의 최근 성장세는 국민은행의 왕좌를 다시 위협하기에 충분하다. 

 

그간 국내 은행권은 국민-신한 두 은행이 1등, 하나-우리은행이 3등 자리를 두고 치열하게 경쟁하는 구도였다. 실제 하나은행은 지난 2021년 상반기에는 우리은행에 순익이 260억원 밀리며 4등에 위치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이더니 올해 상반기에는 신한은행을 1500억원 이상 추월, 이제는 국민은행과 리딩뱅크를 다투게 됐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국민은행이 올해 상반기 최대 실적을 거뒀는데, 하나은행이 대항마로 우뚝 섰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며 "올해 1분기까지만 해도 금융권은 하나은행의 약진을 지켜보는 분위기였으나, 이번 실적으로 하나은행은 그 역량을 제대로 입증했다"고 말했다.   

 

하나은행이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룬 데는 지난해 이후 기업금융이 급성장, 이를 통해 벌어들인 이익이 큰 몫을 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하나은행은 지난 1년 새 기업여신이 은행 4곳 중 가장 크게 늘었다. 6월 말 기업대출금은 155조5690억원으로 작년 6월 말 보다 15.2% 증가했다. 같은 기간 신한은행(155조168억원)과 국민은행(167조2760억원)은 각각 8%, 6.7% 늘어 하나은행 증가율을 밑돌았다. 우리은행(160조815억원)은 2.7% 증가하는 데 그쳤다.

 

하나은행의 기업여신 확대는 이자이익에 확보에 큰 기여를 했다. 올 6월 말 이자이익은 3조9732억원으로 4조원에 육박했다. 1년 만에 12.7% 증가한 것으로, 국민은행(8.3%), 신한은행(5.9%), 우리은행(7.9%)을 웃돈다.

 

하나은행의 기업금융 강화는 함영주 회장의 의중을 반영한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지난해 가계대출 영업에 제동이 걸린 시중은행들이 기업영업 확대 전략을 취한 가운데, 함 회장은 금융사 최고경영자(CEO) 중 가장 잦은 빈도로 기업영업 강화 목소리를 내왔다.

 

'영업력'을 무기로 일반 행원에서 행장까지 오른 그는 은행업의 본질과 경쟁력 제고 방안을 잘 이해하는 인물로 손꼽힌다. 작년 3월에는 그룹 회장 취임과 동시에 계열사간 기업금융 협업과 영업 '현장'을 최우선하는 문화를 강조, 이전 회장들보다 영업 조직에 힘을 싣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내비쳤다.

 

다만 기업대출이 늘어난 만큼 리스크 관리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하나은행의 6월 말 기업대출 연체율(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 기준)은 0.28%로 1년 전보다 0.09%포인트(p) 악화됐다. 작년 상반기 0.10%p 개선된 것과 대조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