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본사. [사진 각 사]](http://www.fetv.co.kr/data/photos/20230730/art_16903757702829_1aeeea.jpg)
[FETV=장기영 기자] 새 보험 국제회계기준(IFRS17) 시행 첫해인 올해 은행계를 시작으로 보험사들이 2분기 실적을 발표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2분기 실적에는 금융당국이 실적 부풀리기를 막기 위해 제시한 ‘계리적 가정 가이드라인’이 반영되지 않아 사실상 성적표로서의 의미가 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IFRS17 체제에서의 진짜 이익과 체력은 오는 10~11월 공개되는 3분기 실적을 통해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KB금융지주가 지난 25일 발표한 ‘2023년 상반기 경영실적’에 따르면 KB손해보험의 올해 2분기(4~6월) 당기순이익은 2714억원으로 전년 동기 3243억원에 비해 529억원(16.3%) 감소했다.
KB손보의 올해 상반기(1~6월) 당기순이익은 5252억원으로 전년 동기 5262억원에 비해 10억원(0.2%) 줄었다.
KB라이프생명의 당기순손익은 지난해 2분기 228억원 손실에서 올해 동기 944억원으로 이익으로 돌아섰다. 올해 1월 출범한 KB라이프생명의 지난해 당기순손익은 옛 푸르덴셜생명과 KB생명 당기순손익의 단순 합산액이다.
KB라이프생명의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2157억원으로 전년 동기 689억원에 비해 1468억원(213.1%) 증가했다.
두 보험사는 금융지주사의 실적 발표 일정에 따라 보험사 중 가장 먼저 IFRS17을 적용한 올해 2분기 실적을 공개했다.
IFRS17은 보험부채를 기존의 원가가 아닌 시가로 평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새 회계기준이다. 보험계약 체결 시 미래에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익의 현재 가치를 의미하는 계약서비스마진(CSM)을 반영해 보험이익을 산출한다.
하지만 이번 실적에는 금융당국이 지난 5월 말 제시한 계리적 가정 가이드라인이 반영되지 않았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IFRS17 시행 후 첫 성적표인 올해 1분기(1~3월) 실적 발표 이후 보험사별로 다른 계리적 가정을 사용해 신뢰도가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오자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특히 IFRS17 적용 전과 비교해 이익이 비정상적으로 늘어나면서 새 회계기준을 악용한 부풀리기 의혹이 확산하자 진화에 나섰다.
![(왼쪽부터) 삼성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 본사. [사진 각 사]](http://www.fetv.co.kr/data/photos/20230730/art_16903757878012_48a904.jpg)
금융당국은 미래 실손의료보험 손해율, 무·저해지보험 해약률 등 주요 계리적 가정에 대해 세부 기준을 제시했다.
실손보험의 경우 각 보험사의 5년 이상 경험통계를 이용해 5차 연도까지의 보험금을 증가율을 추정하고, 이후 15차 연도까지 보험금 증가율을 조정해 최종 보험금 증가율을 수렴하도록 했다. 무·저해지보험 해약률은 표준형보다 낮게 설정하고, 보험료 납입 완료 직전과 직후 해지 유보 또는 증가 효과를 반영해야 한다.
이 밖에 보험계약에 적용되는 이자율이 시장금리보다 현저히 높은 고금리 계약에 대해서는 해약률 산출 시 나머지 일반 계약과 구분해 가정을 적용하도록 했다.
KB손보와 KB라이프생명의 올해 2분기 실적에는 이 같은 가이드라인이 적용되지 않았다.
KB손보 관계자는 “2분기 실적까지는 계리적 가정 가이드라인을 반영하지 않았다”며 “3분기 실적부터 반영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은 6월 말 결산부터 가이드라인 적용을 추진했으나, 시스템 개선 등을 위한 물리적 시간이 필요한 일부 사항에 대해서는 9월 말 결산부터 적용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다음 달 2분기 실적을 발표하는 주요 상장 보험사들도 가이드라인을 적용하지 않은 실적을 공개할 예정이다.
각 업계 1위사인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8월 14일 2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현대해상, DB손해보험 등 다른 대형사들의 실적도 같은 날 나온다.
보험사들의 가이드라인 반영이 지연되면서 IFRS17 체제에서의 진짜 이익과 체력은 3분기(7~9월) 실적을 통해 확인할 수 있을 전망이다. 오는 10월 말 은행계 보험사를 시작으로 11월에는 주요 대형사가 3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3분기 실적 발표 전까지는 각 보험사의 당기순이익과 CSM을 단순 비교하기 어렵다. 보수적인 계리적 가이드라인 적용에 따라 보험사들의 CSM은 기존에 발표한 금액보다 축소될 가능성이 높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가이드라인이 반영되지 않은 2분기 실적까지는 성적표로서의 의미가 없다”며 “IFRS17 시행 이후 정확한 보험사들의 이익 규모는 3분기 이후 확인이 가능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