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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총재가 불확실성 크다던 '중국 경제'...4대은행 하반기 실적 주목

잇단 경기 둔화 전망에 중국법인 실적 악화 우려도 커져
1분기 역대급 순익 달성과 비교...유동성 공급 등은 변수

 

[FETV=권지현 기자] "미국 경제는 생각보다 성장률이 높아질 것이지만, 중국은 불확실성이 크다. 하반기나 내년 성장이 조금 더 불확실할 수 있다."(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지난 14일 대한상공회의소 주최 제주포럼 기조강연 중) 
 

중국 경제가 심상치 않다는 전망이 잇달아 나오면서 국내 대형은행들의 하반기 이후 중국 실적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은행은 올해 1분기 중국 순익이 급증해 모처럼 웃었으나, 연이은 중국 경기 둔화 전망이 이들 은행 호실적 행진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중국 국가통계국은 2분기 주요 경제지표를 발표하면서 중국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1년 전보다 6.3% 성장했다고 밝혔다. 시장예상(7.1~7.3%)을 1.0%포인트(p) 이상 하회하는 성장세다. 분기 기준으로는 1분기보다 0.8% 개선됐는데, 올해 1분기의 경우 직전분기보다 2.2% 증가했음을 감안하면 3개월 만에 1.4%p 고꾸라진 성장세다.

 

국가통계국은 이번 발표를 내놓으면서 "대외 불확실성이 높고 중국 경제의 지속적인 회복과 발전을 위한 기반이 견고하지 않다"고 평가했다. 올해 들어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이 무색할 만큼 중국 경기가 심상치 않다는 판단이 줄을 이었지만, 중국 당국이 현지 경기에 대해 이 같은 평가를 직접적으로 내린 것은 이례적이다. 앞서 지난 5월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올해 국내 실질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6%에서 1.4%로 0.2%p 내리면서 판단의 근거로 "중국 경제가 불확실하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에 국내 대형 은행들이 하반기 중국에서 거둬들일 실적에 관심이 모인다. 현재 4대 은행은 모두 중국 현지 법인을 두고 있는데 이들 법인은 올해 1분기 역대급 순익을 기록, 은행 해외법인 순익 증가에 큰 기여를 했다. 은행 4곳 중국법인의 1분기 당기순이익은 725억원으로 1년 전(164.3억원)보다 341.3% 급증했다.

 

 

은행별로는 국민은행이 178.8억원으로 1년 만에 433.6% 최대폭으로 급성장했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1분기 4대 은행 중 유일하게 중국 현지에서 적자(-53.6억원)를 봤지만 올해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신한은행은 205.9억원으로 전년 동기(126.7억원)보다 62.5% 개선됐다. 같은 기간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은 각각 234.3%, 303.3% 급증한 133.4억원, 206.9억원을 기록했다. 국내 대형은행들이 중국법인을 통해 역대급 순익을 올린 것은 이자이익이 불어난 데다 유가증권관련 이익 등 비이자이익도 좋아져 대손 비용이 줄어든 덕분이었다.

 

하지만 중국 내 소비·투자가 둔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국내 대형은행이 하반기 이후에도 호실적을 거둘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4대 은행 중국법인들은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중소기업과 개인 고객을 대상으로 은행·외국환업무를 하고 있어 소비·투자 위축은 이들 은행 순익에 직격탄으로 작용할 수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6월 소매판매(3.1%)가 시장예상(3.2~3.5%)보다 낮은 증가세를 보이면서 소비 위축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고 진단했다. 투자에 대해선 기업의 수익성 악화, 해외수요 둔화로 인해 기업이 신중한 모습을 보이면서 그간 소폭이나마 플러스 성장세를 보이던 민간투자가 5월부터 감소폭을 확대했다고 했다. 실제 민간투자 증가율(전년동기대비)은 지난 2월 0.8%에서 3월 0.6%, 4월 0.4% 등으로 점차 줄어들더니 5월과 6월에는 각각 –0.1%, -0.2%로 역성장에 이르렀다.

 

미국이 7월 이후 금리 인상을 마무리할 경우 중국이 4분기에 사실상 기준금리인 대출우대금리(LPR)를 소폭 인하할 여지가 있다는 점도 단기적으론 은행에 부담이다. 다만 그 전에라도 중국이 금리 인하에 대한 부담을 줄이기 위해 특정 업종에 선별적으로 유동성을 공급할 수 있다는 점은 중국에 자리한 국내 은행들에게도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지만수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중국 금융통화위원회와 정치협상회의 위원을 지낸 칭화대 리다오퀴 교수가 지난달, 현재 중국 경제는 과냉각 위험에 빠져 있으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 소비보조금 지급, 부동산세 도입 연기 등 과감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는데, 이는 현재 중국 경제가 처한 복합적인 위험과 전문가들의 우려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