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박제성 기자] LG에너지솔루션이 유럽 배터리 핵심 지역으로 폴란드를 찜한 가운데 과감한 투자로 폴란드 정부로부터 보물단지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도 폴란드에 거는 애착이 남다르다. 권 부회장은 유럽 배터리 시장 공략을 위해서는 반드시 폴란드를 잡아야 한다는 사명감을 갖고 있다.

폴란드는 미국처럼 IRA(인플레이션 감축법)에 따른 AMPC(첨단 제조생산 세액공제)를 적용받진 않지만 배터리 사업을 펼치기에 우수한 환경을 갖췄다. 바로 유럽 전역을 관통하는 지리적 요충지기 때문이다. 권 부회장은 폴란드가 AMPC 제도를 시행하고 있지 않음에도 이곳을 타깃으로 주력하는 이유는 지정학적 위치가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폴란드 바로츠와프는 유럽 전역을 관통하는 지리적 요충지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일찌감치 LG에너지솔루션은 폴란드에 과감하는 투자를 전개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역경제 일자리 창출 뿐 아니라 캐시카우(수익창출)까지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있다. 폴란드 중에서도 남서부에 위치한 브로츠와프 지역에 집중하고 있다. 이곳 인구는 63만여명인데 이 중 1%(6300여명)가 LG에너지솔루션 임직원이 근무를 하고 있다. 즉 이 지역 인구 100명 중 1명이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인 셈이다.

앞서 LG에너지솔루션은 2016년부터 브로츠와프에 유럽 최대규모인 30만평 부지에 생산공장을 지은 뒤 양산하고 있다. 지난해말 70GWh(기기와트/시간당)에서 올해 90Gwh로 생산량을 늘릴 방침이다. 이는 전기차 120~140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양이다. 2025년까지 100GWh 이상 생산을 확대할 예정이다.

사업규모가 커지다보니 권 부회장은 브로츠와프를 애착을 가질 수 밖에 없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처럼 AMPC 효과를 받고 있진 않지만 브로츠와프에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작년 브르츠와프 생산법인은 한화로 10조76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히 올해 1분기에만 3조9000억원의 매출을 했다”고 말했다. 이는 엄청난 어닝서프라이즈(초대박) 성과다.

폴란드 시가총액 1위를 자랑하는 정유 및 석유화학기업 PKN Orlen(어렌)의 작년 매출인 2775억 PLN(폴란드 즈워티, 약 80조원)의 8분의 1수준이다. 실제 올해 1월 폴란드 최고명문 사립대학인 코즈민스키 대학과 유명 경제신문 제츠포스폴리타가 선정한 ‘폴란드 경제 10대 기여 기업’ 자동차 산업 부분에서 글로벌 유수의 완성차 업체를 제치고 1위로 선정된 바 있다. 

올해 2월 LG에너지솔루션은 배터리 업체로는 유일하게 폴란드 자동차산업협회에 가입했다. 이곳에는 BMW(독일), 포드(미국), 혼다(일본), 현대차, 벤츠(독일)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즐비하다. 권 부회장은 유럽시장을 사수하기 위한 핵심거점으로 폴란드를 지목한 근거가 있다. IHS에 따르면 2023년 유럽 전기차 시장은 전세계 전기차 시장 비중 대비 22.8%로 전망된다. 이는 중국에 이에 2번째로 큰 시장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현재 아우디, 볼보, BMW, 포르쉐, 다임러, 르노, 폭스바겐, 푸조 등 유럽의 주요 전기차 업체들을 VIP 고객사로 확보한 상태다. 이를 발판으로 유럽 시장 선두자리를 확고히 해 나갈 예정이다. 이뿐 아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2월 미국 포드, 튀르키계의 코치그룹과 손잡고 튀르키예에 45GWh 전기 상용차 배터리 생산을 위한 합작공장 건설도 발표한 바 있다. 향후 유럽 내 영향력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